10년 전만 해도 고등학교를 거치면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기업이 있었습니다. 바로 ‘메가스터디’라는 곳입니다. 메가스터디는 대학 입시 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국내 인터넷 교육 업체입니다. 2000년, 손주은 회장이 자본금 3억원과 직원 5명으로 출발한 이 기업은 설립 4년만에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게 됩니다. 2006년에는 초중등 대표 교육 사이트 ‘엠베스트교육’을 흡수합병하면서 몸집을 키우게 되죠. 그리고 2012년에는 연매출 2,000억을 달성하며 시가총액 2조 5,000억이 넘는 인터넷 교육 1등 업체가 됩니다. 그렇게 메가스터디 신화는 이어지는 듯 했습니다.

그러던 메가스터디는 2012년을 기점으로 점점 하락세를 걷게 되었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그 원인으로 이명박 정부 들어 강력히 추진된 사교육대책을 손꼽았습니다. 수시 모집이 늘어나면서 정시 모집이 줄어들게 되자 인터넷강의가 주 사업이었던 메가스터디가 흔들리게 된거죠. 게다가 EBS 수능 연계율을 높이면서 사교육 시장 전체가 침체기를 겪게됩니다. 하지만 이 것만으로는 현재 메가스터디의 위치(Status)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습니다. 사교육 시장은 결코 줄어들지 않았으며 ST Unitas와 같은 신흥 교육 업체는 매출 4,000억을 달성하며 급격히 성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참고 : ST Unitas는 어떻게 6년만에 교육업계를 평정했나?)

▲ 2011년 매출 피크를 찍은 뒤, 하락세를 겪었던 메가스터디

손주은 회장은 2015년 4월, 중대한 결정을 내립니다. 바로 메가스터디를 메가스터디와 메가스터디교육으로 인적 분할하는 결정이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중, 고등 온오프 교육사업은 메가스터디’교육’이 맡고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는 역할을 메가스터디가 하게 된 겁니다. 이는 결국 투트랙 전략으로,

  • 기존 캐시카우 사업(돈을 잘 벌어다주는 사업)은 => 메가스터디교육이 맡고,
  • 신사업 발굴 => 메가스터디가 맡으면서

기존 사업과 새로운 사업을 모두 챙기겠다는 전략이었죠. 하지만 결과는 실패였습니다.

메가스터디교육의 현재 시가총액은 1,040억입니다. 메가스터디의 현재 시가총액은 1,293억입니다. 합쳐도 2012년의 시가총액 10분의 1도 안됩니다. 여기서 끝이 아니라 지주사격인 메가스터디는 지난해 영업손실 26억 6,700만원을 기록하며 적자 기업으로 전환했습니다. 메가스터디교육 역시 2016년 영업이익은 39억 3,800만원으로 2015년 84억 4,200만원에 비해 53.3%가 감소했죠.

이에 반해 2015년 기준으로 매출 1,633억을 달성하며 입시교육 업체 3위에 불과했던 ST Unitas는 2016년 기준 매출 4,000억을 돌파하며 교육업체 1위 자리에 오르게 됩니다. 또한 얼마 전에는 글로벌 교육 업체 ‘프리스턴 리뷰’를 인수하면서 글로벌 진출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2015년 당시 입시교육 상위업체 실적. 이 당시 에스티유니타스는 3위에 머물렀지만 2년이 지난 지금 교육공룡으로 불리며 교육 업계 1위자리에 올랐다.

어떤 차이가 두 기업을 이렇게 달라지게 했을까요?

수능 공부가 끝나자,
메가스터디를 들어갈 일이 없어졌다

고등학생이었던 당시에는 메가스터디 사이트를 매일 들어갔습니다. 새로운 인강이 올라왔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또는 인강 공부를 하기 위해서였죠. 이 흐름이 끊기게 된 건 대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였습니다. 그 때 이후부터는 메가스터디를 방문할 일이 없었죠. 어쩌면 메가스터디는 이렇게 생각했을 수도 있습니다.

“어차피 수능을 준비하는 고등학생은 매년 새로 생기니까
그 학생들을 타겟으로 인강 상품을 팔면 되겠지!”

그래서 메가스터디는 ‘수능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주 고객 타겟으로 삼았습니다. 전략적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몇 년동안 서비스에 충성을 다했던 고객들을 한 순간에 잃어버린다는 것은 큰 손실입니다. 하지만 메가스터디는 그 충성 고객들을 잡지 않았죠. 사실, 잡을 수 있는 서비스가 없었습니다. 대학교에 입학한 학생들은 (공부를 할 가능성이 적긴 하지만 ^^) 외국어를 공부하거나 진로에 맞는 전문 자격증을 공부할 확률이 큽니다.

▲대학 입학 이후, 메가스터디를 들어갈 일이 없어졌다.

그럼 메가스터디는 이 학생들을 잡을 수 있는 ‘다른 서비스’를 내놓았어야 합니다. 물론 의치학전문대학원 입시 전문 브랜드 ‘메가MD’와 법학전문대학원 입시 전문 브랜드인 “메가로스쿨”을 런칭했지만 대학교에 갓 입학한 대학생들이 공부할 만한 곳은 아닙니다. 그들에게는 이 곳들이 너무 먼~ 미래인 셈이죠. 

그리고 이들은 학원을 본격적으로 다니고, 인강을 본격적으로 경험한 “학원 세대”입니다. 자신의 새로운 학습을 위해 학원이나 인강을 경험하는 것에 대한 거리낌이 전혀 없죠. 학원과 인강을 통한 학습의 니즈도 계속 있었습니다. 하지만 메가스터디가 보유하고 있는 서비스내에서는 갈 만한 곳이 없었습니다. 결국 영어공부를 위해서는 해커스, YBM, 파고다로 가게 되었고, 전문 자격증을 공부하기 위해서는 전문 자격증 온오프라인 교육업체로 빠지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메가스터디는 충성 고객을 더 받쳐줄 수 있는 서비스를 마련하지 못해 몇 년 동안 매해 30만 명이 넘는 회원들을 ‘날려’ 버렸습니다.

▲학원 수업과 인터넷 강의에 적응된 일명 ‘학원 세대’

또한 교육 사업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다각화하지 못하자 큰 리스크를 겪게 됩니다. 바로 ‘입시 정책’입니다. 모두가 다 아시는 것처럼 우리나라 입시 정책은 참 자주, 많이 바뀝니다. 그러다보니 입시정책에 의해 좌지우지 될 수 밖에 없는 산업이 입시 교육업 입니다. 고 노무현 대통령 당시에는 논술이 중요해지게 되자 ‘논술 사교육’ 붐이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사교육 업체들의 영업이익이 피크를 찍을 때입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이후, EBS 연계 비율을 높이는 입시정책을 펴게 되자 사교육 업체들의 영업이익은 죽을 쑤게 됩니다. 이처럼 정부의 입시 정책에 따라 사교육의 매출은 크게 차이가 나게됩니다. 이런 경험을 여러 번 했음에도 메가스터디는 자사의 교육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다각화시키지 않았습니다. 2008년에 메가 MD와 메가로스쿨을 런칭하고 2011년 김영편입학원을 인수한게 전부였죠. ST Unitas가 6년 만에 생애 주기에 맞춰 60여개의 교육 브랜드로 다각화하면서 매출을 급상승시킨 것과 대비되는 모습입니다. 

▲ 사업 다각화 실패로 정부의 입시정책에 따라 기업 매출은 크게 영향을 받게 되었다.

핵심 경쟁력에 벗어난
문어발식 사업 확장을 하다

많은 분들이 모르고 계실 수도 있지만, 메가스터디는 교육 이외의 다양한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매년 급격한 성장을 하면서 메가스터디의 현금 보유량은 두둑해지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메가스터디 경영진은 고민을 하게 됩니다.

“이 돈을 어떻게 써야 돈을 더 벌 수 있을까?”

지금의 ST Unitas 같은 경우는 벌어들이는 매출의 대부분을 새로운 교육 사업의 시작을 위한 밑천으로 쓰고 있습니다. 올해 3월에는 1,000억원 정도의 금액을 투자하며 글로벌 교육업체를 인수하기도 했죠. 이 때 당시, 메가스터디는 경영진은 어떤 결정을 했을까요?

2008년 출판 전문 자회사 ‘메가북스’ 설립
2010년 급식 전문 자회사 ‘메가푸드앤서비스’ 설립
2012년 신기술금융사 ‘메가인베스트먼트’ 설립
2014년 부동산개발사업을 위한 마스턴제3호메가프로젝트금융투자 지분 확보 등

메가스터디는 두둑한 현금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그러나 자세히 보다보면, “메가스터디랑 무슨 상관이 있는 사업이지?” 하실 겁니다. 사실 메가스터디의 핵심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는 ‘교육’과 관련 있는 부분은 출판 분야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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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익 창출을 위해 기존에 가지고 있던 ‘메가스터디타워’에 오피스텔을 신축하는 부동산 사업을 하다

물론 이렇게 다각화된 사업들의 대부분이 메가스터디의 ‘운영’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목적이 있었습니다. 온오프라인 학원에서 활용되는 교재를 출판하기 위해 출판사를 차렸고 오프라인 학원과 기숙 학원의 급식을 위해 급식 회사를 차렸습니다. 또 메가스터디 타워의 개발사업을 위해 부동산 개발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하지만 메가스터디는 모든 것을 ‘인하우스’ 방식으로 하려고 했습니다. 직접 자회사를 차려 운영을 하다보면 본래의 경쟁력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메가스터디가 교육과 관련없는 자회사 설립에 소요된 인적, 물적 리소스를 새로운 교육 사업에 투자했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결과는 많이 달라졌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돈을 벌 수 있는 곳은
오프라인 학원이다

메가스터디는 온라인 기반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손주은 회장은 사교육 시장이 기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확대 될 것이라고 그 누구보다도 먼저 예측했죠. 그리고 더 많은 학생들이 소외되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 좋은 품질의 교육을 받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온라인에 집중했습니다. 온라인 시장은 사실상 콘텐츠 모방이 쉽고 마케팅으로 성패가 크게 갈리는 시장입니다. 어제 출시했던 상품을 다른 업체가 오늘 출시할 수도 있는 시장이죠. 그만큼 진입장벽이 매우 낮은 시장입니다. 이에 반해 오프라인은 우선 경쟁사들이 ‘쉽게’ 볼 수가 없습니다. 홈페이지만 들어가봐도 경쟁사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온라인 시장과는 크게 다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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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가스터디 홈페이지 모습. 홈페이지만 들어가봐도 어떤 선생님이 어떤 콘텐츠로 수업을 하는지 면면히 살펴 볼 수 있다.

메가스터디가 온라인상에서 잘 나가게 되자, 많은 경쟁 업체들이 이 시장에 뛰어들게 되었습니다. 이투스교육, 스카이에듀 등이 공격적으로 메가스터디를 따라 잡기 위해 스타 강사등을 영입하고 프리 패스 상품 등을 출시하면서 메가스터디를 견제했죠. 2014년 메가스터디의 스타 수학 강사 신승범씨가 이투스교육으로 이적하게 된 것도 이런 견제 중 하나였습니다. 결국, 온라인 시장은 레드오션 시장이 되면서 모든 기업이 출혈 경쟁을 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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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스터디를 따라 잡기 위한 후발주자들 (위:이투스교육 아래:스카이에듀)

이 와중에 그나마 수익을 거둘 수 있었던 곳은 ‘오프라인 기반’의 교육 업체들입니다. 토익으로 유명한 해커스 교육그룹의 경우는 온라인 시장보다 오프라인 시장에 집중했습니다. “인강에서는 못 얻는 특별한 비법을 학원 수업에서는 알려 준다” 는 사실이 학생들 사이에 알려지면서 해커스 토익 수강 신청 당일에는 줄을 서서 대기 신청을 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온라인 인강에서는 얻을 수 없는 차별화된 콘텐츠로 많은 수강생들을 오프라인으로 끌어들인거죠. 그 결과 작년 기준으로 매출액 383억, 당기 순이익 54억을 달성하면서 매출액 대비 높은 당기 순이익을 달성했습니다 (출처:한국기업데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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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어학원 기반으로 꾸준한 매출을 만들어내고 있는 해커스교육그룹

또한 교육 업계 신흥 강자 ‘ST Unitas’도 오프라인을 놓치지 않고 있습니다. 강남, 노량진 등에 ‘영단기’ ‘공단기’ ‘경찰단기’ 등의 오프라인 학원을 빠르게 늘렸습니다. 지금은 무려 60여 곳의 오프라인 학원을 운영하고 있죠. 메가스터디가 교육 업계 1등이었을 당시 10군데 내외의 오프라인 학원만을 가지고 있었던 것과는 큰 차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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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도 공격적으로 확장하며 캐시카우를 만들어내고 있는 ST Unitas

메가스터디의 폭풍적인 성장을 함께 경험한 세대로서, 지금의 메가스터디의 모습을 보면 매우 아쉽습니다. 손주은 회장의 소신과 좋은 신념으로 만들어진 회사가 사업 방향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하면서 지금의 메가스터디가 되어버렸습니다. 하지만, 메가스터디는 우리나라 인터넷 교육 시장에 있어서 선구자적 역할을 했으며 좋은 레퍼런스를 만들어 준 점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메가스터디의 시스템 덕분에 지방에 살고 있는 많은 수험생들도 서울권 학생들이 받던 사교육을 받을 수 있는 혜택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메가스터디가 지금까지의 핵심 경쟁력을 바탕으로 사업방향을 다시 재정립하여 보다 많은 사람들이 좋은 품질의 교육 혜택을 누리게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더 많은 브랜드 & 트렌드 포스팅 보기 →

^1] ‘레드오션’ 된 입시산업, 콘텐츠 승부는 옛말?
^2] 손주은은 왜 메가스터디를 팔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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