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페이스북을 보다보면 쉽게 발견되는 콘텐츠가 있습니다. 바로 ‘여행 기록 영상’ 콘텐츠입니다. 각자가 여행지에서 찍은 영상들을 편집하여 한 편의 기록 영상으로 만드는 거죠. 하지만 대단한 건 쓸고퀄(쓸데없이 고퀄리티) 영상이라는 점과 20대들 사이에서 서로 경쟁이 붙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요즘 20대 사이에서는 제대로된 나만의 ‘여행 기록 영상’ 하나쯤 만드는 게 버킷리스트에 들어가 있을 정도라고 합니다. ^^;;

▲ 여행 크리에이터가 직접 촬영/편집해서 올린 ‘여행 기록 영상’

이렇게 20대들이 열광하고 있는 ‘여행 기록 영상’은 페이스북 페이지 ‘여행에 미치다’에서 가장 먼저 선보였던 콘텐츠입니다. ‘여행에 미치다’ 페이스북 페이지는 무려 팔로워수가 150만명에 육박합니다. 국내 여행 분야 페이스북 페이지 팔로워 1위를 넘어 국내 최대 여행 커뮤니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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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로워수 150만명에 이르는 국내 최대 여행 커뮤니티, 여행에 미치다

‘여행에 미치다’ 페이지는 2014년 3월, 여행을 좋아하던 조준기님이 여행 정보와 후기를 공유하기 위해 만든 페이스북 페이지입니다. 하지만 3년 만에 기업, 각국 관광청, 여행사의 제휴 문의가 쏟아지고 있는 여행 전문 미디어로 변신했습니다. 여행 크리에이터들과 함께 ‘여행 토크 콘서트’를 개최하기도 하고 여행 가방, 여행 지도 등 여행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여행 커머스로도 확장했습니다. 이에 반해 본래 여행업에 있던 여행사들의 페이스북 상황은 주춤한 상황입니다. 팔로워수는 10만, 20만대에 머무른 채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고 있죠. (모두투어 8만명, 여행박사 26만명, 하나투어 23만명, 노랑풍선 13만명) 어떻게 ‘여행에 미치다’ 페이지는 본래의 여행업 페이스북을 따라 잡고 국내 최대 여행 커뮤니티가 될 수 있었을까요?

1. 여행 ‘정보’가 아닌 여행 ‘느낌’에 초점을 잡다

사실 이전에도 많은 여행 커뮤니티가 있었습니다. 주로 네이버 카페의 여행 카페들이 그 역할을 했습니다. 코레일에서 운영하는 ‘내일로’를 여행 하는 사람이라면 꼭 가입하는 ‘바이트레인’ 카페나 유럽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카페 ‘유랑’ 등이 대표적이죠. 하지만 독특한 점은 여행에 대한 니즈가 있을 때만 해당 커뮤니티를 방문한다는 것입니다. 내일로 여행을 할 때만 ‘바이트레인’ 카페에 들어가게되고 유럽 여행을 할 때만 ‘유랑’을 들어가는 보는거죠. 사실상 여행 니즈가 없을 때는 해당 카페를 들어갈 일이 없다고 보면 됩니다. 그렇게 된 큰 이유는 ‘정보성’에 있습니다. 정보를 얻기 위해 해당 카페를 방문하는 일이 크기 때문에 정보에 대한 니즈가 없으면 카페를 방문할 이유가 없는거죠. 그러다보니 가입자 수는 계속 늘어나지만 (한번 가입하면 탈퇴하지 않는 습관 때문이죠.) DAU, MAU는 늘 일정합니다. 커뮤니티 성장의 한계에 봉착하게 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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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적인 여행 커뮤니티인 네이버 카페 (위-바이트레인 / 아래-유랑)

‘여행에 미치다’는 그래서 여행 정보가 아닌 여행 느낌에 초점을 잡았습니다. 꼭 정보가 필요할 때만 방문해서 보는 곳이 아니라 여행 느낌을 일상에서 느끼고 싶을 때 받아보고 싶은 페이지로 만든거죠. 단순히 콘텐츠만 보고서도 “이 여행지는 어딜까?” 라는 호기심에 ‘더 보기’를 눌러보게 되고 여행 영상을 보면서 “여행 가고 싶다!”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되죠. 그리고 팔로잉을 클릭하게 됩니다.

이에 반해 여행업 페이스북 페이지들은 어땠을까요? 여행사들은 자신들의 여행 상품을 알리기에만 급급했습니다. 여행 상품의 가격, 여행 노선, O박 O일 얼마~, 땡처리 등의 문구로 포스팅이 도배가 되었죠. 하지만 이런 정보가 필요한 사람이 페이스북 페이지를 팔로우 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정보가 필요한 사람은 1) 카페를 우선 찾거나 2) 여행사 공식 홈페이지로 들어가게 됩니다. 페이스북 페이지를 구독할 이유가 전혀 없는 거죠. 일단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을 모으면 무슨 일도 가능하다는 일명 ‘광장 논리’를 여행사들은 왜 몰랐는지 참 안타깝습니다.

2. 시그니처 콘텐츠, ‘여행 영상 후기’를 바이럴 하다

기존에도 여행 후기에 대한 텍스트, 이미지 형태의 콘텐츠는 페이스북에도 많이 돌아다녔습니다. 초반에는 ‘서울여행’ ‘내맘순’ 등과 같은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이미지와 텍스트를 혼합한 카드형 리스티클 콘텐츠를 만들었습니다. 이후, 카드형 콘텐츠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어느 누구의 ‘시그니처’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카드형 콘텐츠는 흔해지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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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표적인 여행 관련, 카드형 콘텐츠

‘여행에 미치다’는 재빠르게 ‘영상 후기’에 주목했습니다. 여행이라면 글보다 사진, 사진 보다 영상이 훨씬 더 직관적으로 여행의 느낌을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글과 사진의 경우 기존의 포털사이트 검색이 뒷바쳐줄 수 있지만 ‘영상 여행 후기’는 2014년 당시 흔한 콘텐츠는 아니었습니다.

‘여행에 미치다’는 제보를 통해 여행 영상 후기를 하나씩 포스팅하기 시작했습니다. 반응은 파격적이었습니다. 영상을 시청한 사람들은 같이 여행 가고 싶은 사람을 태그를 통해 소환하기 시작했습니다. 여행을 다녀온 사람에게는 추억을,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기대감을 친구들과 나눌 수 있게 한거죠. 그리고 주목할 만한 댓글들! “우리 이번 여행 갈 때 이렇게 영상 찍자!”는 댓글들이었습니다. 이 댓글이 바로 새로운 문화의 시작이었습니다. 한 번 다녀온 여행을 평생 나만의 방법으로 생생하게 기억하고 싶은 20대들의 니즈를 제대로 건드렸습니다. 그렇게 20대 사이에서 여행을 영상으로 기록하고 멋지게 편집하게 문화는 빠르게 퍼져나갔습니다. 

▲ 20대들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여행을 기록한 영상들. 더 많은 영상을 ‘여행에 미치다’ 페이스북을 통해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여행에 미치다’에 소개된 여행 기록 영상들이 좋은 반응을 얻고 SNS에서 바이럴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여행 주인공들이 주목받게 되었습니다. 일명 ‘여행 크리에이터’로 인정받게 되었죠. 여행에 미치다를 통해 세계 일주 일기를 포스팅했던 안시내씨는 현재 두 권의 여행책을 출간하고 페이스북에 약 5만 명의 팬을 보유하고 있는 여행 작가로 변신했습니다. 여행에 미치다 페이지를 통해 여행을 취미로 삼던 누군가에게는 직업이 만들어지게 된 겁니다.

3. 여행 크리에이터들의 ‘참여형 콘텐츠’로 페이지를 운영하다

대부분의 페이스북 페이지는 운영진이 메이킹한 콘텐츠로 인해 운영되는게 일반적입니다. 콘텐츠의 일관성과 통일성을 가져갈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콘텐츠의 식상화와 ‘포맷’의 다양화가 불가능하다는 단점도 있죠. 단점이 극복되지 못할 경우 죽어버리는 페이지가 되곤 합니다.

하지만 ‘여행에 미치다’ 페이스북 페이지는 본인들의 역할을 ‘콘텐츠 플랫폼’으로 재정의했습니다. 콘텐츠 플랫폼이라 하면 공동의 공간에서 콘텐츠 생산자와 소비자에 의해 생산과 소비가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나야 합니다. 알아서 돌아가게 만들어져야 된다는 거죠. 단순히 페이스북 페이지는 땅만 빌려줄 뿐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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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에 미치다는 비공개 그룹(그룹원 18만명)을 통해 여행에 미치다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릴 콘텐츠를 제보받는다.

현재 ‘여행에 미치다’ 페이스북 페이지의 70% 가량이 일반 콘텐츠 생산자들의 콘텐츠입니다. 그룹과 제보 채널을 통해 일반 여행자들의 콘텐츠들을 ‘모집’받죠. 이 후, 선별의 과정을 통해 포스팅을 해주게 됩니다. 콘텐츠 생산자들은 자신의 여행 기록을 많은 사람들에게 홍보하고 싶어합니다. 바이럴이 되면 여행 주인공에 초점이 잡혀져 새로운 ‘기회’가 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진을 잘 찍었다면 또 다른 사진 창작의 기회가, 영상을 잘 찍었다면 또 다른 영상 제작의 기회가 올 수 있는 거죠. 개인이 유명해질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콘텐츠 소비자들도 만족합니다. 대박! 이라면서 영상을 공유하고 친구들을 태그하죠. 콘텐츠 생산자, 소비자 모두가 서로의 니즈를 충족시키며 땅(페이스북 페이지)은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사람이 몰려든 ‘땅’을 본 많은 여행 관련 업계는 이 땅을 주목하게 됩니다. “지금 저 땅에 여행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엄청 몰려있대!” 라는 소문이 나는거죠. 그렇게 되면 여행 광고 간판이 광장에 만들어지게 되고 여행 물품을 팔려고 하는 상인들도 등장하게 됩니다.

▲ 광장에 사람들이 모여들면 못하는게 없습니다. (사진출처 : 구글어스)

4. 성공적인 네이티브 애드, 좋은 제휴 레퍼런스를 만들다

예상대로 ‘여행에 미치다’에는 제휴 문의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자동차 회사와의 제휴로 <독일 로드 트립> 이라는 영상 콘텐츠가 만들어졌습니다. 여행과 자동차를 엮어서 네이티브 광고를 한 셈이죠. 각국 관광청에서도 러브콜을 보내고 있습니다. ‘여행에 미치다’에 올라온 영상을 보고 그 국가나 도시로 여행 계획을 세우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이에 최근 일본 관광청과 손잡고 <두 여자의 일본 여행기> 콘텐츠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사실 이런 콘텐츠들은 광고주들에게 좋은 레퍼런스가 됩니다. “우리 회사 상품도 이렇게 광고 할 수 있겠네?”를 알려줄 수 있는 거죠. 아직까지는 본래의 순수한 여행 콘텐츠와 제휴가 잘 버무려지고 있습니다. 광고인 줄도 모르고 봤다는 사람도 많았죠. 어떻게 보면 그러면 “성공” 한겁니다. 네이티브 애드의 목적이 바로 자연스러움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앞으로 “광고성” 향이 짙게 나게 되면 팔로워들은 금방 돌아서게 될 것입니다. 적정 수준을 꼭 지켜야겠죠.

▲ 폭스바겐과의 제휴로 폭스바겐 차량과 폭스바겐 관련 로케이션 촬영

이 밖에도 ‘여행에 미치다’ 페이스북 페이지의 성공 요인에는 ‘여행 카테고리’의 매력도도 빠질 수 없습니다. 사실 여행은 먹는 것과 함께 보편적인 대다수가 좋아하는 관심사입니다. 즉 호불호가 없는 관심사입니다. 우리 주변에서 여행 싫어하는 사람을 보기 드문 것과도 같은 거죠. 대다수의 사람이 관심을 가지는 관심사 카테고리를 딱! 집어 공략한 것도 승부수였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미지와 영상 콘텐츠가 SNS에서 활성화되고 있는 시대적 흐름에 따라 이미지와 영상으로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카테고리를 집은 것도 엄청난(?) 혜안이었다는 생각입니다.

하루에도 수 많은 페이스북 페이지가 만들어졌다가 없어지곤 합니다. 성장의 한계에 봉착한 페이지들도 많죠. 그런 점에서 여행에 미치다의 사례는 좋은 레퍼런스라는 생각이 듭니다.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국내 최대 여행 커뮤니티로 성장하면서 ‘광장 산업’이 얼마나 매력적인지를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줍니다. 커뮤니티에서 더 나아가, 미디어 역할까지 수행하고자 하는 여행에 미치다 페이스북 페이지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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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당 글은 여행에 미치다 페이스북 페이지로부터 어떠한 부탁도 받지 않은 순수한 리뷰글입니다.

^1] [SNS 풍향계] <여행에 미치다>가 150만 여행객에게 사랑받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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