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2017년은 AI의 시대이다. 모든 ICT 사업자들이 AI서비스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라스베가스에서 열리고 있는 2017 국제 가전제품 박람회 (CES)에서도 단연 AI가 최대 화두였다. 화웨이는 아마존의 음성 비스 알렉사 애플리케이션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선보였고 아우디, 도요타 등의 자동차 업계는 AI를 접목한 자율주행기술을 공개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빠르게 AI 하드웨어 제품을 선보인 곳은 바로 SK텔레콤. SK텔레콤은 지난 해 인공지능 음성인식 스피커 ‘NUGU’를 출시했다. 초기 단계의 인공지능 스피커라고 할지라도 몇 차례에 거친 업데이트로 인해 요즘에는 꽤 영리해졌다는 평가다. 날씨, 일정 등을 알려주는 것은 기본이고 배달 음식 주문도 가능하고 스마트홈 제어 기능도 갖췄다. 시장의 반응도 나쁘지 않다. 출시 이틀만에 2,000대를 판매했으며 지난 달 28일 기준으로 약 3만대 판매를 앞두며 인기를 지속하고 있다. 국내판 ‘아마존 에코’의 시작을 SK텔레콤이 연 셈이다.

이에 맞서는 국내 사업자로 네이버가 있다. 네이버 역시 AI 스피커를 올해 상반기 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SF영화 ‘아이언맨’에 나오는 인공지능 비서 ‘자비스(Jarvis)’의 앞글자를 딴 ‘J TF’를 최근 신설했다. 프로젝트의 인력만 총 100여명이 넘어서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라인 메신저 기술 + 네이버의 AI기술, 음성인식/합성 기술, 검색 DB + 음원 스트리밍 기술(*얼마 전 서비스 폐지를 선언한 비트 박수만 대표가 해당 프로젝트에 합류했다)을 아우르는 AI 스피커를 한창 개발중으로 알려졌다. AI스피커의 이름은 아직 미정으로 알려졌지만 지난 2016년 네이버 개발자 컨퍼런스 ‘DEVIEW’를 통해 밝힌 바에 따르면 인공지능 기반의 대화시스템인 ‘AMICA’를 그대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올해 상반기, 국내 AI 스피커 시장에서 만나게 될 SK텔레콤과 네이버. 맞짱(?)을 뜨게 되면 누가 이기게 될까? 각자가 우위를 점할 수 있는 포인트를 짚어보고자 한다.

NUGU가 이길 수 있는 부분

▲ SK텔레콤이 2016년 9월 1일 출시한 인공지능 음성인식 디바이스 ‘NUGU’

1) 제휴를 통한 서비스 확장

NUGU는 아마존의 AI스피커 ‘에코’를 따라가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검색 회사가 아니기에 DB 확보 차원에서 가질 수 밖에 없는 한계를 ‘제휴’를 통해 해결해가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아마존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O2O 서비스(ex.도미노피자, 우버 등)들 뿐만 아니라 위모(wemo)와 필립스(Philips) 등 가전 제품사와 지속해서 제휴를 맺어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자동차 업계와의 제휴를 통해 커넥티드 카 시대도 준비하고 있다. 제휴를 통해 자체 DB는 없더라도 DB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 자체를 생태계에 인입하는 형태이다.

SK텔레콤도 국내 1위 통신사업자라는 메리트를 가지고 다양한 업체들과 지속적으로 제휴를 원활하게 해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카카오에 인수된 멜론과의 제휴를 통해 노래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했고, 도미노피자와 BBQ와의 제휴를 통해 치킨/피자 배달 기능을 추가했다. 또한 위키피디아와의 제휴를 통해 치명적인 단점으로 꼽혔었던 질의에 대한 답변 DB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2) SK텔레콤 가입자와 인프라 활용

국내 SK텔레콤 가입자는 16년 2분기 말 기준으로 2,915만 명이다. (알뜰폰 포함) 거의 3,000만 명 가까이가 SK텔레콤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NUGU가 SK텔레콤 가입자에게 특별한 베네핏을 준다면 어떨까? 형태는 다양할 수 있다. a) SK텔레콤의 통신상품과 NUGU를 결합시킬 수도 있다. SK텔레콤 가입자 대상으로 NUGU 할인 프로모션을 할 수도 있다. b) SK텔레콤 가입자용 특별 기능이 NUGU에 들어갈 수도 있다. 예를 들면 SKT 가입자들이라면 NUGU를 통해 전화와 문자를 주고받을 수 있다. 애플의 Mac과 아이폰이 연결되어 Mac으로 전화를 걸거나 문자를 보낼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c) 멤버십 할인 혜택을 통해 결제 시 혜택을 줄 수 있다. 예를 들면 치킨/배달 주문시 이미 NUGU에 등록된 멤버십을 통해 자동할인을 받고 결제를 하는 식이다.

또 다른 장점으로는 소비자와 접점을 가질 수 있는 오프라인 매장이 있다는 것이다. 이 곳을 통해 NUGU를 홍보하고 직접 경험해볼 수 있도록 하여 구매로 연결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결제 부분에서도 자유스럽다. 우리나라의 경우 휴대폰 소액결제를 통해 최대 50만원까지는 결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SKT고객이 NUGU를 쓴다면 자연스럽게 SKT 소액결제를 통해 결제할 수 있다.

AMICA가 이길 수 있는 부분

▲ 네이버 AI-AMICA 비전 영상

1) 막대한 검색 DB 활용

네이버는 국내 최대 한글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검색 포털 사이트다. 이 말은 즉, “한국어로 된 음성요청에 대해 한국어로 가장 잘 답해줄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네이버 지식iN과 AI스피커의 결합을 생각해볼 수 있다. 네이버 지식iN에는 2017년 1월 7일 오후 1시 기점으로 2억 5천건 가량의 답변이 등록이 되어있다. 2002년 서비스 오픈 이후 생활 전반에 걸친 질문들과 답변들이 등록되었다. 교육부터 시작해서 게임, 건강, 여행, 쇼핑 등등. 이 모든 답변들이 “네이버 AMICA가 답할 수 있는 답변”으로 보면 되는 것이다. 가벼운 질문부터 전문적인 질문까지 질문을 AMICA에게 던질 수 있고 AMICA는 네이버 지식iN에 등록된 답변을 통해 음성으로 답을 사용자에게 전달할 것이다. 

뿐만 아니다. 최근 네이버는 ‘정답형 검색’ 으로 검색 결과 노출을 세팅하고 있다. 예를 들면 ‘홍대 맛집’을 검색하면 이전에는 블로그들을 탐색하면서 사용자가 리스트업을 해야 했다면 이제는 자동으로 완성된 식당 리스트로 보다 쉽게 원하는 검색어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 역시도 마찬가지고 AMICA의 답변으로 활용될 수 있다. “홍대 맛집 추천해줘!” 라고 물어보면 검색 결과 기반으로 답해줄 수 있다.

2) 날씨, 메일, 캘린더, 주소록 등의 기존 서비스 활용

네이버는 생활 전반에 어우르는 다양한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가 흔히 쓰고 있는 메일, 캘린더부터 시작해서 메모, 블로그, 주소록, 클라우드, 항공권, 호텔, 라인 메신저 등등. 이 모든 서비스들이 네이버 AI스피커와 결합된다고 보면 된다. AI 스피커를 통해 누군가에게 메일을 보낼 수도 있고 네이버 클라우드에 있는 파일을 라인 메신저로 친구에게 보낼 수도 있게 될 것이다. 네이버 뉴스를 통해 간략 뉴스 브리핑을 들을 수도 있고 네이버 뮤직을 통해 원하는 음악도 요청해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웹툰 업데이트 알림을 줄 수도 있고 네이버 항공권을 통해 여행 항공권 가격도 물어볼 수 있다. 네이버 페이를 통해 모든 결제를 대체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밖에도 가능한 시나리오는 수 백가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제휴가 아니라 기존 서비스만 잘 묶어도 일상생활에서 충분히 가치있는 스피커가 될 수 있다는게 NUGU와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SK텔레콤의 NUGU가 제휴를 통해 AI스피커의 기능을 추가해나간다면 네이버는 기존의 네이버 서비스들을 잘 묶어 가치있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AI스피커 기능을 구축해나갈것으로 보여진다. 주관적인 내 판단으로는 네이버의 AMICA가 우위를 점하지 않을까 싶다. SK텔레콤의 전략은 네이버도 할 수 있지만 네이버의 전략을 SK텔레콤이 따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계속 네이버에서 검색 할 것이고 이 말은 검색 DB는 계속 네이버에 쌓인다는 말이다. 인공지능이라 함은 결국 머신러닝을 통해 계속 학습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사용자의 질문과 그들이 최적이라고 찾았던 ‘답’이 필요하다. 결국 공부하기 위한 훌륭하고 방대한 학습자료들이 네이버에게만 제공될 것이기 때문이다.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네이버가 제휴를 통해 SK텔레콤의 NUGU와 같은 기능을 제공한다면 일반 사용자들은 NUGU를 살 필요가 없는 것이다. 내가 사용하는 네이버 서비스들까지 추가적으로 더 잘 이용할 수 있는 네이버 AI스피커를 살 것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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