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의 진행 상황을 대략 6개월에서 1년 단위로 기록하고 있다. 5개월의 기록, 1년의 기록, 2년의 기록을 블로그에 썼고 그리고 이제 2년 6개월의 기록을 쓸 차례다. 지난 6개월 동안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 인스타그램 오픈
지난 6개월 내 이벤트 중 가장 큰 이벤트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오픈한 것. 블로그를 통해 텍스트 콘텐츠를 다루다보니 인스타그램이 생각노트에 잘 어울릴까, 약 2년 정도 고민했던 것 같다. 사실 블로그를 시작한 2016년에도 인스타그램은 대세 중 대세였다. 간혹 왜 인스타그램 채널은 운영 안하는지 묻는 분도 여럿 있었습니다.
솔직한 답은 인스타그램 계정에 어떤 콘텐츠를 올릴지 그동안 확실한 방향을 갖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렇게 사진을 잘 찍는 스타일도 아니고, 예뻐 보이게 나올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다. 그렇게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채널이 어느정도 자리를 잡게되면서 인스타그램 채널도 도전해보게 되었다.
인스타그램에는 주로 ‘일상의 발견’을 올리고 있다. 지나가다 신기한 모습에 카메라 렌즈부터 들이미는 순간이 메인 콘텐츠다.기획이 빛나는 순간도 담는다. 생각이나 아이디어를 떠오르게 한 순간도 업로드한다. 한 편의 글로 만들기는 어렵지만 그렇다고 묻히기에는 아까운 콘텐츠를 주로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있다. 또는 글을 쓰다가 맥락이 맞지 않아 아깝게 쓰지 못한 B컷(비하인드 컷)도 모두 이곳에 올리는 중이다.
▲ 생각노트 인스타그램 콘텐츠. 일상에서 발견하는 무언가에 대해 올리고 있다.
인스타그램은 운영하는 SNS 중 가장 캐주얼하게 콘텐츠를 올리는 공간이기도 하다. 좋아하는 노래를 발견하면 뮤직앱을 스샷해서 올리기도 하고, 운동을 하고 나면 운동 기록을 남기기도 한다. 트위터와 더불어 – 트위터는 주로 생각을 텍스트로 올린다- 개인적인 일상을 올리고 있다.
팔로워는 어떨까. 지난 6월에 오픈해 이제 5개월 정도가 흘렀다. 팔로워는 곧 1,000명을 넘어설 듯 싶다. 운영하는 채널 중 가장 빠르게 팔로워가 늘어났다. 인스타그램이 대세는 대세인가 보다, 생각 했다.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면서 느꼈던 점은 그 어떤 채널보다도 ‘적극적인 피드백’이 있다는 점이다. ‘하트’와 ‘댓글’이 많이 오고간다. 살짝 올드해진 용어이긴 하지만 ‘소통’ 하는 느낌이 분명 이곳에 있다. 생각노트 이름의 계정이다보니 나도 팔로워 분들의 프로필에 가서 댓글을 다는 경우도 있다. 페이스북에서도 사실 그러고 싶지만 페이스북에서는 ‘페이지 계정’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좋아요를 하거나 댓글을 남기고 싶어도 꾹- 참는다. 하지만 인스타그램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다.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일어나는 공간이라서 좋다.
처음에는 스토리와 IGTV 기능을 활용해서 다양한 포맷의 콘텐츠를 만들어보려 했지만 일단은 홀딩 상태다. 텍스트에서 이미지로 넘어오는 것에도 큰 고통(!)을 겪였는데 이미지에서 동영상으로 넘어가는 데에는 훨씬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지 않나 싶다.
인스타그램은 앞으로도 보다 더 ‘일상의 발견’ 컨셉으로 가고자 한다. 블로그의 텍스트 콘텐츠가 기획 콘텐츠라면, 인스타그램은 일상의 날 것 중에서도 인사이트를 느꼈던 부분을 공유하는 것.
‘일상’을 주요 키워드로 여러 시리즈도 시도 해보고 있다. ‘일상 속 기발한 물건’ ‘여행에서 만난 기발한 물건’ ‘일상 속 고객을 위한 한 끗 디테일’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다만, 아직 시리즈 느낌이 날 정도로 콘텐츠가 많지 않기에 차근히 올리다보면 시간이 완성 시켜주지 않을까 싶다.
# 블로그, 뉴스레터 리뉴얼
2018년 6월, 블로그 리뉴얼을 단행했고 2018년 10월 뉴스레터 리뉴얼을 단행했다. 올해 큰 목표였던 블로그, 뉴스레터 리뉴얼을 클리어했다. 블로그는 1) 빠른 속도에 2) 깔끔한 디자인을 갖추며 3) 영상 콘텐츠를 잘 담을 수 있는 곳이 되길 원했다. 이 중에서도 빠른 속도가 제일 중요했다. 기존 블로그는 내가 들어와도 속이 답답할 정도로 느렸다. 블로그에 놀러온 독자분들은 오죽했을까. 아마 다들 착하셔서 말씀을 못해주셨던 것 같다. 🙂
이런 고민으로 속도가 제일 빨라질 수 있는 가벼운 테마를 선택했고 구글 광고도 떼어내는(!) 초강수를 뒀다. 덕분에 로딩 속도는 30초에서 6초대로, 페이지 다운로드 크기는 33MB에서 2MB로 줄였다. 그리고 얼마 전 한번 더 업데이트를 해서 로딩 속도를 4초대로, 페이지 다운로드 크기를 1.78MB로 줄였다.
워드프레스로 블로그를 운영하면 천국과 지옥을 왔다갔다 한다. 서버가 다운되기도 하고 데이터 또는 데이터베이스에 문제가 생겨서 글이 모두 안보일 때도 있다. 접속이 안될 때도 간혹 있고. 지난 주에는 블로그가 모두 날아가서(!) 3일동안 복구 작업을 했다. 이런 일을 매년 겪고 있는데 그럴 때마다 가슴이 철렁한다.
https://twitter.com/insidestory_kr/status/1059954861696077825
▲ 지난주 생각노트 블로그에 문제가 생겼을 때, 트위터를 통해 안내했던 공지글. 매년 겪는 연례행사 같다.
그럼에도 워드프레스가 재미있는 이유는 블로그의 개선 포인트를 찾고 이를 직접 해결해가는 성취감이 있다는 것이다. 로딩 속도를 30초에서 4초대 줄이고, 페이지 크기를 33MB에서 1.78MB로 줄이면서 나름 큰 성취감을 느꼈다. 더 좋은 서비스를 사용자에게 제공했다는 뿌듯함도 있다. 이는 포털에서 제공하는 블로그에서는 결코 누릴 수 없는 즐거움이라 생각한다.
다행히도 새롭게 바뀐 블로그에 대한 반응은 좋았다. 블로그 테마가 무엇인지 물어보는 메일을 여러통 받았고 리뉴얼 뒤 훨씬 좋아졌다는 메일도 받았다. 무엇보다 속도가 빨라져서 콘텐츠를 둘러보는 것이 더 수월해졌다는 이야기가 제일 뿌듯했다. 아마 한 동안은 지금의 블로그 테마를 그대로 유지하지 않을까 싶다.
그 다음으로 진행한 뉴스레터 리뉴얼의 목표는 ‘뉴스레터 다운 뉴스레터’ 였다. 사실 그 동안은 블로그의 새 글을 보내드리는 정도에 그쳤다. 그것도 디자인 요소는 전혀 없는 HTML 태그로 만든 법한 뉴스레터였다. 뉴스레터다운 디자인에 알찬 내용을 담고 싶었다. 그래서 BIBT(Be Insoired By Thinknote)라는 새로운 뉴스레터 브랜드로 5개 섹션을 담는 리뉴얼을 진행했다. 뉴스레터 플러그인과 테마는 모두 유료로 구입!
뉴스레터를 리뉴얼한 이후 주당 백 단위로 구독자가 늘어나고 있다. 기존에는 주당 4-50명 증가가 평균이었다. 새롭게 바뀐 뉴스레터가 기존 구독자분들에게는 새로운 가치를, 신규 구독자에게는 매력적인 지적 콘텐츠가 되었으면 한다.
다만 한가지 문제는 뉴스레터 양이 대폭 많아지면서 운영 최적화가 아직 되지 않았다는 점. 리뉴얼을 하기 전에 뉴스레터 내용을 빠르게 수정해서 적용할 수 있도록 템플릿화를 했지만 아직 최적화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기존에 예상했던 뉴스레터 작성 시간(2-3시간)보다 훨씬 더 걸리고 있다. 어떤 것이든 꾸준히 하려면 프로세스 최적화와 효율화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뉴스레터를 예상 시간 안에 제작할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다시 점검해야 할 필요가 있을 듯 싶다.
뉴스레터 구독자는 얼마나 늘었을까. 2018년 5월, 블로그 2년의 기록 포스트를 적을 때 확인했던 뉴스레터 구독자는 5,400명이었다. 6개월 새 2,000분 가까이 늘어났다. 올해 목표가 7,000명이었는데 감사하게도 11월에 조기 달성했다. 그래서 늘린 목표는 8,000명. 현재가 7,300분이니 700분 정도만 더 구독해주신다면 8,000명 달성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 지난 계획, 되돌아보기
지난 <블로그, 2년의 기록>에서 밝힌 목표는 다음과 같았다.
- 다양한 화법으로 입체적인 블로그 만들기
- 더 많은 공유 정신 발휘
- 다른 개인 블로그의 ‘발견 가능성’을 높이는 일
일단 1번. 다양한 화법을 갖고자 도전했다. 대표적인 글이 ‘스틸 북스’를 다녀온 후기.
그런데 새로운 화법으로 글을 쓰려다 보니 원래 화법에 대한 정체성이 흔들리게 되었다. 내가 가진 화법의 색깔이 사라진 느낌이랄까. 그래서 일단 1번 방향은 홀딩 하기로 했다. 사실은 분석글 뿐만 아니라 에세이, 소설 등도 써보고 싶은데 너무 성급하게 화법 다양화를 시도한 것이 아닐까 싶었다. 천천히 가려고 한다. 일단은 기존 화법이라도 명확한 색을 지닐 수 있도록.
2번 역시 목표했던 것보다는 많은 것을 공유하지 못했다. 자료는 준비하고 있다. 첫 번째 자료는 ‘책 리스트’가 될 듯 싶다. 읽고 싶거나 읽었거나 읽을 예정인 책 130권의 리스트에 대해 조만간 공개하고자 한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노션(Notion)이라는 앱의 페이지 공유 링크를 통해 공개한 뒤 지속적으로 계속 업데이트를 해나가려 한다. 만약 기회가 된다면 블로그 구독자와 함께 만드는 ‘책 리스트’도 만들어보고 싶은 꿈이 있다.
3번은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싶은 맘에 세팅했던 목표다. 이 블로그가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블로그는 아니지만 그래도 조금이나마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알려지지 않은 개인 블로그를 더 많은 분께 소개하는 일을 하고 싶었다. 아마 3번은 뉴스레터를 통해서 하나의 섹션으로 구성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또는 큐레이션으로 엮는 과정에서 다른 블로그의 글도 엮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예전부터 그랬지만 개인 블로그가 앞으로도 더 많아졌으면 한다. 특히 워드프레스로 운영하는 개인 블로거에게는 동병상련을 느낀다. 모두들 힘내시면 좋겠다.
# 앞으로의 계획
한 가지 반성하는 부분은 작년만큼 큰 인기를 받은 콘텐츠가 없다는 것이다. 작년에는 페이스북 공유수 1,000-3,000을 기록한 글이 여럿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1,000을 넘은 포스트가 단 1건 있었다. 500을 넘은 콘텐츠도 단 1건.
물론 많은분께 공유가 되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최우선 목표는 아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이 나를 위한 것이 가장 우선이다. 나의 일상을 기록하고, 내가 공부하기 위해 스터디를 하는 공간. 그런데 공유수 ‘맛’을 보고나면 이 기준이 흔들린다. 점점 욕심이 난다고 해야 하나.
그렇다보니 막 쓰고 싶은 글은 점점 ‘셀프 필터링’으로 거르게 된다. 지켜보는 분이 많아서 더 그런 것일수도 있다. 그렇다보니 글이 쉽게 써지지 않을 때도 많고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한 ‘아이템’을 고르는 쪽으로 스스로 합의하는 과정을 거친다. 나를 위한 것이어야 하고, 내가 즐거워야 하는 건데 그렇지 못하고 있다. 무언가를 비판하는 글은 더 피하게 되고.
그래서 앞으로 6개월의 큰 계획은 ‘내가 쓰고 싶은 글’ 쓰기다. 다른 사람의 시선은 신경쓰지 않은 채 내가 쓰고 싶으면 그냥 쓰는 것이 새로운 목표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익명성에 기대 하고 싶은 말을 했던 그 때로 다시 돌아가려고 한다.
5 comments
항상 잘보고 있습니다 🙂
‘셀프 필터링’ 부분 참 와닿네요..
안녕하세요! ‘셀프 필터링’을 하다보니 날 것의 콘텐츠가 아닌 무거운, 인위적인 콘텐츠가 나오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그래서 최대한 ‘막’쓰는 연습을 다시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ㅎㅎ
항상 좋은 글 잘 보고 있습니다.
사이트 속도도 한결 좋아졌네요 🙂
저도 애드센스 광고를 제거하고 싶지만….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광고를 최소한으로 배치하는 것으로 타협을 보았습니다.ㅎㅎ
저는 Disqus 댓글이 구글에 검색이 안 되어서 2개월 정도 워드프레스 기본 댓글로 바꾸었습니다.
오늘 보니 이전에 사용했던 Disqus 플러그인이 업데이트되어서 (테스트 삼아서) 워드프레스 기본 댓글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Disqus 댓글 시스템을 억지로 추가했습니다.ㅎㅎ
모바일에서는 반응형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지만 PC에서는 제대로 작동하는 것 같습니다.
이제 제 블로그에서 Disqus로도 댓글을 달 수 있습니다.ㅎㅎ
전 애드센스 광고를 PC 기준으로 1~2개 정도만 표시되고 있습니다. (모바일에서는 자동광고 기능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PC에서 자동광고 기능을 해제했는데, 수익이 약 30% 정도 하락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