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자전거 ‘Mobike’를 타면서 느낀 점 01

이전부터 중국을 간다면 꼭 해보고 싶었던 것이‘공유 자전거’를 타보는 것이었습니다. 중국에서 공유 자전거 서비스가 이미 일상이 되었다는 건 오래전부터 들린 뉴스입니다. 이제 중국인에게 ofo(이하 오포)나 mobike(이하 모바이크) 없는 생활은 상상할 수 없는 ‘일상’이 되었습니다.

공유 자전거 1위 오포는 베이징대 교내에서 자전거 2,000대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650만대의 자전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오포의 성공 이후 ‘모바이크(mobike)’가 주황색 자전거를 내세우며 후발주자로 나섰고 오포와 모바이크는 각각 중국 IT 업계의 라이벌인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지원을 받아 1, 2위 구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끌어 모은 이용자만 오포와 모바이크 각각 2억명과 5,000만명에 달할 정도인데요. 서울시의 공유 자전거 서비스인 ‘따릉이’가 자전거 2만대, 이용자 20만명을 유치한 것과 비교하면 입이 벌어지는 숫자입니다.

실제로 이 ‘대세감’을 중국 현지에서 경험하고 싶었습니다. 어떤 편리함이 있길래 빠른 시간안에 중국인의 일상을 파고들었는지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북경에 도착하자마자 모바이크 자전거에 올라탔습니다. 그리고 한 번 타 본 모바이크 자전거에서 내려오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8일간 북경에 머물며 계속 함께 했던 공유 자전거, ‘모바이크’. 처음 탔던 순간부터 8일간 이용하면서 들었던 생각과 느낀 점, 그리고 원활한 서비스를 위해 돋보인 운영의 디테일을 01, 02편으로 기록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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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경에 있는 8일동안 총 26.8km를 모바이크로 이동했다.

# 모바이크 가입부터

에어비앤비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짐을 푼 뒤 바로 나갔습니다. 다소 늦은 시간에 도착했기에 장을 보는 것이 급했습니다. 숙소에 물조차 없었기 때문입니다. 저녁 끼니도 해결해야 했고요.

길가는 듣던대로 공유 자전거 천국이었습니다. 오포를 상징하는 노란색, 모바이크를 상징하는 주황색 자전거가 거리 곳곳에 뿌려져 있었습니다. 가끔 파란색의 Unibike도 보였습니다. (알아보니 유니 바이크는 작년 12월 파산했다고 합니다) 어딜 가나 공유 자전거들은 눈에 띄었습니다. 그리고 자동차 도로 옆에 있는 자전거 도로에는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공유 자전거를 타며 이동하고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자전거 월드’가 눈 앞에 펼쳐진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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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가 어디에서나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공유 자전거 서비스

보급된 자전거 수가 제일 많다는 오포에 처음으로 도전해보기로 했습니다. 혹시나 불안했던 마음에 한국에서 미리 가입을 해갔는데요. 막상 이용 하려니 보증금이 무려 3만원이 넘었습니다. 여행 때만 잠시 이용할 건데 3만원이나 되는 금액을 보증금으로 걸어야 할지 고민됐습니다. 보증금을 나중에 무리 없이 잘 받을 수 있을지 찾아보니 환불이 까다로운 경우도 간혹 있는 듯 했습니다. 오포에서 모바이크로 맘은 금새 바꼈고 다운 받았던 모바이크 앱을 실행했습니다.

모바이크 가입 과정은 간단합니다. 메일을 입력하고 번호 인증만 받으면 완료입니다. 대략 1분 정도 걸렸던 것 같습니다. 문제는 ‘번호 인증’ 인데요. 모바이크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국가의 전화 번호로만 인증이 가능합니다. 한국 번호로 로밍을 해 가는 경우는 가입이 가능합니다. 모바이크가 수원에서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우리 나라 번호로도 가입이 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데이터 비용을  크게 아낄 수 있는 걸로 알려진 ‘현지 데이터 유심’을 사용할 경우에는 번호 인증을 받지 못해 모바이크 사용이 불가능합니다. 현지 데이터 유심 대부분이 별도로 현지 번호를 제공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저도 이 사실을 모르고 갔었는데요. 제가 이용하려던 데이터 유심은 태국 통신사의 글로벌 유심이었습니다. 중국은 구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을 차단하고 있어 이 서비스들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VPN을 사용해야 했는데요. 태국 통신사의 글로벌 유심을 사용할 경우에는 VPN 필요 없이 평소처럼 SNS를 사용할 수 있어 이 유심을 선택했습니다.

운 좋게도 이 유심은 태국 번호를 임시로 부여해주고 있었습니다. 덕분에 태국 번호로 인증을 받아 가입에 성공했고 태국 바트로 충전한 뒤 모바이크를 탈 수 있었습니다. 만약 일반적인 현지 데이터 유심이었다면 번호 인증을 받지 못해 저 역시 모바이크를 탈 수 없었을 겁니다. 혹시나 모바이크를 중국에서 사용하길 원하시는 분이라면 한국에 계실 때 한국 번호로 인증하여 모바이크 가입을 완료한 뒤 가시는 방법을 추천드립니다.

모바이크는 오프와 달리 보증금이 없습니다. 최소 금액만 충전 한 뒤 바로 사용이 가능한데요. 태국 바트 기준으로 50바트, 그러니까 한화 1,600원 정도를 충전하면 바로 사용 할 수 있습니다. 금액을 확인한 뒤, 1회 이용 요금 정도 금액이 최소 충전 금액이구나 했는데 큰 착오(!)였습니다. 1,600원이면 1회 (30분) 기준으로 무려 10회 가까이 탈 수 있는 금액이었습니다. 중국 위안화 기준으로 1회에 1위안이니까 한화로 환산하면 무려 165원에 30분간 자전거를 이용 할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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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전하는 모습. 모바이크와 오포와 달리 보증금이 없으며 사용 금액만 충전해서 사용하면 된다.

# 모바이크 첫 탑승기, 이렇게 편할 수 없다

모바이크 앱을 열면 하단에 가장 크게 보이는 버튼이 ‘잠금해제’ 입니다. 이 버튼을 누르면 카메라가 활성화 되면서 QR 코드를 읽을 준비를 합니다. 자전거에는 총 2군데 QR이 붙어 있습니다. 핸들에 한 곳, 뒷바퀴와 안장 사이 입니다. QR을 카메라에 비추자 빠르게 인식한 뒤 ‘잠금 해제중’으로 상태가 바뀝니다. 이후 1-2초도 걸리지 않아 뒷바퀴의 자물쇠가 풀립니다. 이 모든 과정이 단 10초도 걸리지 않습니다. 너무 편하고 정말 빨라서 놀랄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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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앱 하단의 ‘잠금 해제’를 클릭하면 QR코드 인식기로 화면이 전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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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핸들에 있는 QR이나 뒷바퀴와 안장 사이에 있는 QR을 찍으면 바로 대여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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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R 코드를 찍자마자 잠금 해제중 메시지가 나오고 1-2초 이내에 자물쇠가 해제된다. 바로 이동 가능!

그렇게 될 수 있는 최대의 무기는 ‘QR’과 ‘충전’ 덕분입니다. QR에는 많은 정보가 담겨있습니다. 자전거를 인식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서 사용자와 자전거를 매칭하는 역할 역시 QR이 합니다. 사용자는 간단하게 QR을 찍기만 하면 사용자 앞에 있는 자전거와 내 모바이크 앱이 자동으로 연동되고 시간 계산부터 위치 추적까지 이 QR로 연결됩니다.

오포보다 모바이크가 ‘빌리는 순간’에 더 강점을 보이는 이유는 오포는 앱상에 노출되는 비밀번호를 자전거에 입력해야하는 과정이 더 필요한 반면 모바이크는 그런 과정이 없습니다. 이 작은 차이가 번거로움의 체감도를 확 달라지게 합니다. 그래서 현지에서 오포보다 모바이크를 선호한다는 사용자도 꽤 된다고 합니다.

두번째는 ‘충전’입니다. QR만 갖다 대면 바로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건 미리 금액을 충전해뒀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그나마 가장 활성화 되어있다는 공유 자전거 서비스인 ‘따릉이’ 와 다릅니다. 따릉이는 사용할 때마다 결제를 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걸리는 시간은 최소 5분 이상입니다. 바쁜 출퇴근길, 생존(!)을 위해 달려야 하는데 회차마다 결제를 해야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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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납을 하게 되면 충전된 금액에서 자동으로 차감이 된다.

반납은 어떨까요? 반납은 5초도 채 걸리지 않을 정도로 간편합니다. 자전거를 안전한 곳에 주차 한 뒤 잠금 레버만 밑으로 내려주면 ‘끝’ 입니다. 그럼 삐빅- 거리는 소리와 함께 앱에서는 지불이 완료되었다는 메시지와 함께 최종 금액이 보여집니다. 정류소에 주차할 필요도 없습니다. 길가 아무 곳에 세워두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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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금 레버만 내리면 반납이 완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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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적지에 도착해서 안전한 곳에 세워두면 반납이 완료된다. 지정된 장소에 반납할 필요가 없다.

처음으로 모바이크의 대여와 반납을 해보면서 공유 자전거 서비스의 성공은 대여와 반납을 얼마나 빨리, 간편하게 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자전거의 스펙과 컨디션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본질적으로 ‘빌리는 순간’과 ‘반납하는 순간’을 사용자 입장에서 최소화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 공유 자전거 서비스가 잘 될 수 밖에 없는 사회적 환경

서비스의 편리함도 성공의 이유일 수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서비스의 성공을 말할 수 없습니다. 공유 자전거가 잘 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이 분명 갖춰져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8일동안 경험해본 결과 중국은 공유 자전거 서비스가 대세가 될 수 밖에 없는 사회적 환경이 충분히 갖춰져 있었습니다.

첫째. 자전거 정류소가 별도로 없습니다. 우리나라 따릉이를 이용해보면 따릉이 정류소가 별도로 있습니다. 이곳에서만 자전거의 대여와 반납이 가능합니다. 그에 반해 오포나 모바이크는 별도의 정류소가 없습니다. 길가 어디에서나 대여와 반납이 가능합니다. 목적지로의 이동을 위해 자전거 정류소를 찾아 헤매야 하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일’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반납도 꼭 지정된 장소에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목적지 바로 앞에 안전하게 주차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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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가 곳곳에 세워져 있는 모바이크 자전거.

이렇게 될 수 있는 이유는 사회 전체적으로 자전거의 ‘아무곳’ 주차를 용인해주기 때문입니다. 공유 자전거 서비스가 있기 전부터 중국인에게 자전거는 중요한 이동수단이었습니다. 또한 정부 입장에서도 환경 오염이 적은 자전거 이용을 적극적으로 장려했고요. 그 결과 안전에 심각하게 저해되지 않는 장소가 아니면 어디에든 자전거를 주차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 덕분에 길가 전체가 자전거 주차구역이 될 수 있던 셈입니다.

공유 자전거 서비스에서 ‘발견의 가능성’은 매우 중요합니다. 자전거를 막상 이용해서 이동하려 하는데 정해진 정류장으로 이동해야만 자전거를 탈 수 있다면 강력한 허들이 하나 있는 셈입니다. 게다가 반납도 목적지 앞이 아니라 지정된 정류소에 반납해야 한다면 그곳에 반납한 뒤 또 걸어서 이동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공유 자전거 서비스가 공통적으로 지향하는 라스트 마일(last mile : 지하철역이나 버스 정류소에서 집 앞까지 이동하는 경로) 교통 수단으로 자리 잡을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어쩌다 길가의 자전거를 보면 저건 주차가 아니라 버려져 있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그 ‘버려짐’ 덕분에 어디에서든 쉽게 자전거를 발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꼭 깔끔하게, 지정된 곳에서 관리 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집 앞에서, 출발지 주변에서 쉽게 발견해서 탈 수 있도록 어느정도는 방치되는 것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든 길가가 주차 구역이 되지 않는 이상 라스트 마일 교통 수단으로 자리 잡을 수 없습니다.

둘째. 북경에 하루만 있다보면 느껴지는 또 다른 것은 ‘자전거 도로’입니다. 모든 도로에는 ‘자전거 도로’가 갖춰져 있습니다. 도로 양 옆 사이드는 무조건 자전거 도로입니다. 심지어 ‘자전거 신호등’도 있습니다. 이 말은 즉, 자전거를 중요한 교통 수단 중 하나로 본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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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신호등과 함께 있는 ‘자전거 신호등’. 자동차 도로 옆 붉은 색의 도로가 자전거 도로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중국인에게 자전거는 자동차, 스쿠터, 지하철, 버스와 ‘동등한 레벨’의 교통 수단입니다. 단순히 취미(라이딩) 정도로 취급되는 것이 아닙니다. 자전거의 위상이 매우 높은 셈입니다. 그래서인지 모든 운전자가 자전거 라이더를 동등한 ‘드라이버’로 대우합니다. 자전거 신호등이 초록불일 때는 자동차는 자연스럽게 멈춥니다. 모든 자전거가 지나가고 나서야 눈치를 봐가며 슬금 이동합니다. 가끔 초록불을 무시하고 가는 자동차를 향해 벨을 마구 누르는 라이더도 있습니다. 자전거 신호등이 초록불인데 왜 무시하고 가냐는 거죠. 이를 향해 미안하다는 제스처를 보이고 간 자동차 운전자도 봤습니다.

우리 나라라면 이 같은 일이 가능할지 생각해봤습니다. 자전거가 교통 수단으로서의 위상이 낮은 우리 나라에서 자전거가 자동차와 같은 도로를 달리고 신호를 무시하는 자동차를 향해 경적을 울릴 수 있는지 말이죠. 우리나라에서 자전거를 타고 도로에 나가면 늘 자전거는 ‘을’입니다. 자동차 구역에 왜 자전거를 끌고 나왔냐고 핀잔을 주는 운전자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자전거 운전자도 자연스럽게 위축됩니다. 자전거 도로는 끊겨 있기 일쑤고 자전거 신호등이 별도로 있지도 않습니다. 자동차 도로가 없어 어쩌다 도로라도 달리면 자동차의 경적을 감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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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 메인 도로의 자전거 도로에는 신호등에 맞춰 문을 개방해주는 분이 따로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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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전거 도로에서 이동하고 있는 사람들

하지만 중국에서는 자전거 라이더로서 당당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자전거가 자동차를 가로 막는 일도 흔하게 일어납니다. 물론 다수가 자전거를 타면서 ‘단체의 힘’을 과시할 수 있는 것도 이유이기도 합니다. 나 혼자 자전거를 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덜 뻘쭘한거죠. 자전거가 교통 수단으로서 존중받고 대우 받으며 자전거 운전자가 당당하게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공유 자전거 서비스의 성공에 중요한 환경 요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셋째. 최근 따릉이와 관련하여 논란이 됐던 건 ‘헬맷 의무 착용’ 입니다. 자전거 운전자의 헬맷 착용이 법으로 의무화가 되면서 따릉이를 이용할 때도 헬맷을 착용하게 되었습니다. 정류소에서 무상으로 대여해주기로 했지만 반납률은 무려 5% 이내라고 합니다. 다른 사람이 착용한 헬맷을 사용해야 한다는 위생적인 문제도 있습니다.

중국에서 자전거를 탈 때는 헬맷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대다수의 라이더가 헬멧을 착용하지 않습니다. 헬맷이 불필요한 덕분에 어디에서든지 쉽게 자전거를 탈 수 있습니다. 헬맷 착용이 의무라면 헬맷을 챙겨야 하는 불편함으로 자전거를 이용하지 않는 사용자도 분명 생겨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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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헬맷 없이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들

물론 국내 법의 취지를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혹시나 모를 사고에 헬맷은 중요한 안전 장치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헬맷을 의무적으로 착용토록 하면서 공유 자전거 서비스를 확대하겠다는 것은 다소 어불성설이 아닐까 싶습니다. 헬맷 착용이 의무화 된다면 자전거를 타려다가도 헬맷을 챙겨야 하는 귀찮음에 포기하고 말 것입니다. 공유 자전거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확대되기도 전에 걱정되고 우려되는 점을 선제적으로 방어하는 것은 지나친 규제일 수 있습니다.

자전거 사고에 대한 우려가 분명 있지만 중국에서 자전거를 이용하면서 생명에 위협을 느낄 정도로 사고의 위험을 느끼거나 목격한 적은 없었습니다. 이는 어쩌면 자전거 도로가 잘 갖춰져 있고 자전거 신호등까지 있는 인프라 때문일 수 있습니다. 그런 인프라를 갖추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전거 라이더의 안전에 위협이 되는 요소를 인프라 구축으로 제거하지 않은 채 사용자에게 헬맷으로 안전을 갖추라고 말하는 것은 시민 중심적, 고객 중심적 마인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넷째. 상상을 초월하는 교통 체증입니다. 하루는 퇴근 시간 무렵 아무것도 잘 모른 채 버스에 탑승했습니다. 그리고 난 뒤 20분간 단 한번도 움직이지 않는 엄청난 교통 체증을 경험했습니다. 아, 이래서 퇴근길에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많은거구나. 싶었습니다.

북경의 교통 체증, 특히 출퇴근 시간의 교통 체증은 매우 심각합니다. 메인 도로 대부분이 정체 되고 정체되는 시간이 3-4시간이 기본입니다. 밤 10시 정도가 지나야 조금씩 속도를 낼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저렇게 버스 안에 갇혀 있다보니 이대로는 숙소까지 몇 시간이나 걸려 도착하겠구나 하는 엄청난 불안감이 생겼습니다. 뭔가 다른 대안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다음 정류장에서 내린 뒤 자전거를 찾아 헤맸습니다. 하지만 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었을겁니다. 길 가에 자전거가 있을리 없었습니다.

그 때부터 뜻밖의 포켓몬 게임이 시작됐습니다. 모바이크 앱을 켠 뒤 자전거가 있는 좌표를 향해 달렸습니다. 옆을 보니 저처럼 공유 자전거 앱을 켠 뒤 자전거를 찾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렇게 발견한 모바이크 자전거에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하지만 잠금을 해제하려는 순간, ‘고장난 자전거입니다’ 라는 메시지가 떴습니다. 그 다음 발견한 자전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리곤 깨달았습니다. ‘이 시간 길가에 있는 자전거는 모두 고장 나서 버림 받은 자전거구나!’

심각한 교통 체증에 길가에서 보이던 수 많은 자전거가 다 팔리고 없었습니다. 귀가를 위한 생존 게임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부지런히 모두가 발품을 팔았고 그 결과 길가에는 고장난 자전거를 제외하고는 어느 자전거도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북경의 심한 교통 체증으로 시민들은 대안을 찾게 되었고 공유 자전거가 그 대체제가 되었던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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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경의 심각한 교통 체증에는 자전거가 최적의 대체 교통 수단이다.

지금까지 모바이크를 처음으로 이용해본 소감과 자전거 서비스가 활성화 될 수 있었던 사회 환경적 이유를 살펴봤습니다. 이를 보고 우리나라에서 자전거 서비스가 활성화 될 수 있을지 했을 때 저는 의문입니다. 서비스 자체의 편리함과 가격 경쟁력도 분명 중요하지만 자전거 라이더가 자전거를 안전하고 잘 타고 다닐 수 있는 환경과 인프라가 먼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것이 먼저 갖춰져야 자전거 서비스에 대해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02편에서는 모바이크를 타면서 발견한 사소한 디테일에 대해 기록해 볼 예정입니다. 모바이크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기발했던 포인트와 자전거 서비스를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운영의 디테일 사례에 대해 적어볼 예정입니다. 02편에서 계속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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