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 ‘IGTV’는 어떻게 유튜브를 따라잡으려 할까?

인스타그램이 새로운 동영상 서비스를 출시했습니다. 바로 ‘IGTV’. Instagram TV를 줄인 말입니다. 인스타그램 CEO 케빈 시스트롬은 지난 6월 “여러분이 좋아하는 인스타그램 크리에이터들이 올리는 세로 동영상을 더욱 오래 더욱 즐겁게 감상할 수 있는 앱”으로 소개하며 IGTV 출시를 알렸습니다.

▲ 2018년 6월 20일, 인스타그램 CEO 케빈 시스트롬이 IGTV 출시를 언급하고 있다.

IGTV의 가장 큰 특징은 영상 길이입니다. 기존 인스타그램에서 업로드 가능한 동영상 길이는 최대 1분이었는데요. 일반 계정은 최대 10분, 팔로워 수가 1만이 넘거나 공식 계정 마크가 있는 경우는 최대 1시간 길이의 동영상까지 업로드가 가능해지게 되었습니다. 인스타그램에서 드디어 ‘장시간’ 영상 시청이 가능해진 셈입니다.

또 다른 특징은 세로 영상입니다. 글로벌 영상 플랫폼 ‘유튜브’의 콘텐츠가 가로 영상이 주라면, IGTV는 세로 영상으로 승부수를 띄웠습니다.PC와 모바일 모두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튜브가 가로 영상에 주목했다면, IGTV는 모바일만을 겨냥해 세로 영상을 내세웠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인스타그램 피드를 보다가 휴대폰을 가로로 눕히지 않고도 즉시 영상을 시청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IGTV 출시를 두고 많은 분들이 유튜브에 대항하기 위한 서비스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맞습니다. 이미지 콘텐츠는 여전히 인기가 높고 주효하지만 영상 콘텐츠의 쏠림이 유튜브로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스타그램은 ‘스토리’ 기능를 시작으로 영상 콘텐츠에 꾸준한 관심을 보여왔고 이번 IGTV 출시를 통해 영상 플랫폼으로의 확장을 선언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주목해본 건 IGTV가 내세운 전략이었습니다. 이미 ‘영상’ 하면 유튜브를 자연스럽게 떠올리는 세대에게 어떻게 새로운 영상 서비스를 어필할 수 있을지 궁금했습니다. 인스타그램을 평소보다 자주 들어가보고 IGTV 앱도 별도로 사용하면서 사용자의 사용성을 살펴보았는데요. 이 과정에서 느낀 점을 기록해보고자 합니다.

# 인스타 셀럽이 단번에 자신만의 영상 채널을 갖다

신규 콘텐츠 서비스, 특히 UGC(User-Generated Contents) 서비스의 경우는 콘텐츠를 만드는 창작자(크리에이터)가 중요합니다. 서비스 성격을 잘 어필할 수 있는 고퀄리티 콘텐츠 창작자가 서비스로 들어와 자발적으로 계정을 만들고 콘텐츠를 만들어 나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창작자가 점차 팔로워를 늘리게 되면 서비스를 대표하는 채널이 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스타 창작자로 이름을 알리게  되면 서비스 이름도 같이 알려지게 됩니다. 게다가 창작자가 서비스를 통해 막대한 ‘수익’까지 거두는 점이 알려지면 이 창작자를 ‘롤모델’ 삼아 더 많은 신규 창작자가 서비스로 유입됩니다.

그래서 콘텐츠를 잘 만드는 창작자가 빠르게 신규로 유입되고 하루라도 높은 팔로워를 지닌 창작자를 배출하는 것이 신규 UGC 서비스에서는 중요합니다. 이 흐름이 정체되어 있거나 빠르지 않을 경우 서비스는 위기를 겪게 됩니다. 정체된 창작자는 정체된 콘텐츠를 의미하며 ‘볼 거리’가 없는 서비스에 사용자는 들어오지 않습니다. 그렇게 되면 창작자가 열심히 할 이유가 없어집니다.

하지만 IGTV는 영리하게도 기존 인스타그램 계정에 IGTV를 붙였습니다. IGTV 채널을 개설한 계정 프로필 홈에 들어가면 프로필 소개 밑에  IGTV 아이콘이 새로 생겼고 이를 누르면 영상이 보여집니다.

▲IGTV에 영상을 업로드하면 프로필 화면 아래에 IGTV 아이콘이 생긴다. 이 아이콘을 클릭하면 해당 계정의 사용자가 올린 영상을 볼 수 있다.

이를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면 IGTV는 분명 신규 서비스지만 새로 창작자를 모을 필요도, 창작자가 팔로워를 늘리기 위해 노력할 필요도 없습니다. 기존 인스타그램 창작자는 그대로 IGTV 창작자가 되었고 기존의 팔로워는 그대로 IGTV 팔로워가 되었습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200만 명의 팔로워를 갖춘 인스타그램 계정은 이번 기회로 200만 명의 구독자를 갖춘 영상 채널을 단번에 갖게 된 것과 같습니다. 그리고 이는 구독자 200만 명의 유튜브 채널이 하루 아침에 생긴 것과 같은 의미이기도 합니다.

채널의 팔로워를 모으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인적, 물적 리소스가 필요합니다. 실제로 유튜브를 살펴보면 수백만명이 팔로잉 하는 채널이 되기까지 수 년이 걸립니다. 이 점을 잘 알고 있는 인스타그램은 별도로 서비스를 출시 해서 새롭게 사용자를 모으는 것이 아니라 기존 인스타그램 계정에 영상 채널을 하나 더 붙이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빠른 시간에 유튜브에 대항하는 영상 서비스가 되기 위한 전략으로 보여집니다.

인스타그램 유저들도 환영입니다. 기존 팔로워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장시간 영상 콘텐츠를 업로드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유튜브 채널을 새롭게 만들어야 할까 고민했던 브랜드 계정도 이제는 인스타그램만 운영해도 충분해지게 되었습니다. 기존에 잘 작동되고 있던 ‘팔로잉’ 시스템 덕분에 기존 계정에 신규 서비스를 붙여도 바로 영향력 있는 서비스로 발돋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유튜브보다 훨씬 개인적인 영상 플랫폼.. Vlog의 본격적인 시작

인스타그램은 개인 단위의 계정이 많습니다. 친구 계정 뿐만 아니라 ‘인스타 셀럽’으로 불리는 마이크로 인플루엔서 분들이 많습니다. 많은 인스타 셀럽이 자신의 일상을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있고 그 일상을 보기 위해 많은 눈팅족이 팔로잉 합니다. 뿐만 아니라 인스타그램에는 연예인의 개인 채널도 많죠. 공식 마크가 붙어 있는 계정이 인증된 연예인 채널입니다.

이는 유튜브 채널과 다소 성격이 다릅니다. 유튜브도 물론 개인 창작자가 있지만 인스타그램처럼 넓은 범위의 개인 계정이 있지는 않습니다. 영상 콘텐츠 제작 허들 탓이기도 하지만 유튜브가 개인적인 공간이라는 느낌보다는 공식적인 채널 느낌이 더 강하게 풍기는 탓도 있습니다. 연예인의 유튜브 채널도 같습니다. 유튜브 채널은 대부분 기획사가 운영하고 있으며 연예인의 사적인 콘텐츠는 올라오지 않습니다. 그런 콘텐츠는 모두 인스타그램에 올라오고 있죠.

IGTV에 올라오는 영상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 많습니다. 장 보는 모습, 요리 하는 모습, 여행 하는 모습, 운동하는 모습, 고양이와 함께 있는 모습 등이 가볍게 올라옵니다. 유튜브에서 즐겨 보는 영상과는 또 다른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유튜브를 중심으로 점차 확산되던 Vlog (브이로그, 비디오와 블로그의 합성어로 자신의 일상을 동영상으로 촬영한 영상 콘텐츠를 말한다) 영상이 인스타그램에서 본격적으로 시작 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습니다. 개인이 유튜브 채널을 만들어 채널을 관리하며 브이로그를 올리는 것보다 인스타그램의 내 계정에서 바로 브이로그를 올리는 것이 훨씬 수월하기 때문입니다.

연예인의 브이로그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유튜브와 달리 인스타그램에는 연예인의 개인 계정이 많은 탓입니다. 단적인 예로 배우 박서준씨가 유튜브에는 개인 채널이 없지만 인스타그램에서는 614만명의 팔로워를 가진 계정이 있습니다. 가수 G 드래곤도 유튜브에는 채널이 없지만 인스타그램에는 1,606만명의 팔로워를 가진 계정이 있습니다. 이들이 자신의 일상을 영상으로 찍어 올린  브이로그는 팔로워를 통해 순식간에 퍼질 수 있습니다. 이처럼 스타(연예인)의 브이로그를 볼 수 있는 조건이 인스타그램에서 갖춰졌고 늘 팬들과의 소통을 원하는 스타는 IGTV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 하우투 영상은 유튜브, 트렌드 영상은 인스타그램

인스타그램을 통해 많은 정보를 습득합니다. 맛집 검색을 포털이 아닌 인스타그램에서 하는 것이 더이상 놀라운 일이 아니죠. 포털 검색창에 ‘홍대 맛집’으로 검색하지 않고 인스타그램에서 ‘#홍대맛집’ 으로 검색합니다. 핫플레이스도 마찬가지 입니다. ‘#OO동핫플레이스’로 인스타그램에서 가장 먼저 검색합니다.

트렌디 정보가 빠르게 쌓이는 곳으로 인스타그램을 따라 잡을 서비스가 없습니다. 트렌디에 민감한 젊은 세대가 많이 사용하는 서비스이기도 하고 트렌드의 가장 앞단에서 취향(Taste)을 만드는 스타와 마이크로 인플루엔서가 모두 인스타그램에 모여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인스타그램에서 만들어질 수 있는 영상은 유튜브와 다소 다를 수 있습니다. 유튜브가 놓치고 있는 ‘트렌드 영상이 쌓이는 공간’을 인스타그램이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뮤직 페스티벌 중 하나로 유명한 UMF(Ultra Music Festival) 관련 개인 영상이 유튜브에는 많이 없지만 인스타그램에는 많이 쌓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UMF 당일날 인스타 셀럽이 페스티벌을 즐기는 사진이 인스타그램 피드를 도배합니다. 이제는 사진을 넘어 영상으로 IGTV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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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튜브에서 ‘umfkorea’를 검색한 모습. Vlog 보다는 페스티벌과 관련된 공식 영상, 노래 추천 등의 콘텐츠가 더 많이 나온다. 이에 반해 인스타그램에서 #UMFkorea 로 검색하면 일반인 참가자의 사진과 영상이 다수 나온다.

뜨는 아이템, 뜨는 카페, 뜨는 핫플레이스, 뜨는 디저트, 뜨는 전시 등의 정보를 유튜브 보다 인스타그램에서 한발 빠르게 접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정보가 이제 영상으로 만들어진다면 유튜브와 분명 큰 차이점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 세로 영상… 이미지와 영상 전환을 쉽게

IGTV가 내세우는 또 다른 장점은 세로 영상입니다. 인스타그램 피드를 보다가 IGTV에 들어가서 자연스럽게 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유튜브를 볼 때는 불편했던 점은 ‘가로 영상’ 이었습니다. 세로로 살펴보다 영상을 볼 때는 가로로 뒤집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인스타그램에서는 그런 과정이 불필요합니다. 보여지는 영상 모두가 세로 영상이 기본으로 보여집니다. 편하게 이미지 콘텐츠(피드)와 영상 콘텐츠(IGTV)를 넘나 들 수 있습니다. 만약 세로 영상이 아니었다면 피드와 IGTV를 넘나드는 과정이 많이 불편했을 것 같은데요. 이 점을 미리 인지하고 세로 영상 전용으로 준비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세로 영상에 욕심을 내는 건 유튜브도 마찬가지 입니다. 최근 들어 유튜브에서도 세로 영상을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는데요. 세로 영상으로 제작된 영상에 대해서 세로 보기를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다만 유튜브의 경우 PC 서비스도 있다보니 세로 영상에만 올인하기는 힘든 상황입니다. PC에서는 세로 영상보다 가로 영상이 최적화된 포맷이기 때문입니다.

▲ 유튜브에서도 세로 영상을 지원하고 있다. 위 영상을 유튜브에서 보면 세로 전체 화면 보기를 지원한다.

# 점차 포화되는 유튜브.. 뉴비들은 새로운 서비스가 필요하다

모든 UGC 서비스가 결국 스타 창작자를 원하지만 그 과정에서 겪는 단점도 있습니다. 고착화된 팔로워 순위는 새로운 뉴비가 팔로워 상위로 올라가기 힘들어진다는 점입니다. 주목 받지 못할 바에는 가능성 있는 새로운 서비스에서 ‘퍼스트 무버’로 시작하는 것이 더 낫다는 판단을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지금의 유튜브가 그렇습니다. 각 카테고리별로 수 만에서 수십 만 팔로워를 가진 ‘스타 창작자’들이 자리 잡으면서 새로운 뉴비(newbie, 한 분야에서 활동하거나 접한지 얼마 되지 않는 사람)가 이들을 따라잡거나 앞서는 일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인스타그램이 새롭게 내놓은 영상 서비스는 ‘뉴비 창작자’에게 새로운 기회입니다. 발빠른 뉴비 창작자는 IGTV 서비스에서 상위 창작자가 되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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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GTV를 통해 남성 패션 영상을 업로드하고 있다. (출처 : 아우라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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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GTV를 통해 여성 패션 영상을 업로드하고 있다. (출처 : kaone815)

또한 기존에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던 채널도 인스타그램 IGTV를 개설하고 있습니다. 국내 최대 여행 커뮤니티이자 여행 영상 콘텐츠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여행에 미치다’도 IGTV 채널을 시작했습니다. 세로 여행 영상을 특별히 제작해 IGTV 내 컨텐츠 선점을 발빠르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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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로 여행 영상으로 IGTV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여행에 미치다’ 계정 (출처 : travelholic_insta)

아마 인스타그램은 내부적으로 수 년전부터 영상 플랫폼 준비를 했을 것입니다. 유튜브가 받는 주목도에 위기 의식도 분명 있을 겁니다. 영상 서비스를 준비했다면 출시 타이밍이 중요했을텐데요. 유튜브 창작자 풀이 포화되는 시점, 이미지와 영상 전환에 거리낌 없는 사용성이 목격되는 시점을 노리지 않았을까 싶고 지금이 최적기라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 마치며

인스타그램이 유튜브보다 비록 영상 서비스에 늦게 뛰어들었지만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튜브보다 더 ‘개인’에 초점이 잡혀 있는 유저 덕분에 Vlog 영상이 유튜브에서 보다 더 확산 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게다가 연예인부터 마이크로 셀럽까지, 그들이 만드는 개인적인 일상 영상을 앞으로 인스타그램에서 많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한 어느 SNS 보다 인스타그램이 가장 빠르게 수급했던 트렌드 정보가 사진에서 영상으로 바뀌는 대변환도 예상됩니다. 저 역시 인스타그램에서 일부 셀럽을 팔로잉하면서 트렌드 정보를 얻고 있는데요. 이 분들이 등록하는 영상 역시 자연스럽게 보게 됐습니다. 어디를 갔는지, 무엇을 샀는지, 요즘 어떤 것이 뜨는 지에 대한 정보를 그분들의 IGTV를 통해 보고 있습니다. 게다가 IGTV 내에서 태그로 검색이 되기 때문에 유튜브에서 영상을 검색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맛집 #여행 등의 태그를 검색하면 그에 맞는 트렌드 영상을 바로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인스타그램 입장에서 힘든 싸움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유튜브와 분명 인스타그램은 다른 성격을 갖고 있고 이를 잘 활용한다면 유튜브가 침투하지 못한 영역의 영상 콘텐츠를 생산하는 곳이 될 수 있습니다. 유튜브에 들어가 습관적으로 피드를 내리고, 인기 탭에 가서 영상을 둘러보는 것처럼 인스타그램 상단에 있는 IGTV를 눌러서 영상을 탐색하는 모습이 저 스스로부터도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IGTV가 글로벌 영상 플랫폼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정말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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