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국민메신저는 누가 뭐라 해도 카카오톡이다. 글로벌 메신저들이 판을 치고 있는 이 세상에 대한민국 만큼은 대한민국 기업이 만든 메신저를 사용하고 있다는 은근한 자부심이 있다. 카카오톡이 있는한 대한민국에서 메신저 사업은 힘들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하지만 최근 메신저앱 트렌드의 변화가 심상치 않다. 먼 미래 얘기같던 보이스챗 메신저가 하나둘씩 현실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 메신저 서비스를 가지고 있는 글로벌 IT기업들은 모두 텍스트챗 시장에서 보이스챗 시장으로 넘어가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 듯하다. 그렇다면 카카오톡은 과연 어떨까? (완전) 주관적인 나의 입장에서, 이대로라면 카카오톡이 보이스챗 시대에서도 견고할 수 있을지 분석해보았다.

1) 이제 메신저는 Voice기반

얼마 전, 미국의 유명한 IT매체 테크크런치에서 이런 기사가 올라왔었다 “Voice is chat’s next battleground”

이 기사를 요약하면 이렇다.

  1. 가장 효율적인 입력 시스템은 목소리이다. 40단어를 타이핑 할 수 있는 시간에 우리는 150단어를 말할 수 있다.
  2. 두 손이 자유롭지 못할 때, 집이나 차 또는 어딘가를 가고 있을 때도 메시지 전송이 충분히 가능한 메신저 세상이 열릴 것이다
  3. 페이스북이 음성 및 자연어 인터페이스 스타트업을 2015년에 인수했으나 기술적인 문제로 아직 페이스북 메신저에 도입하지 못한 상황 => 기술이 있어서 서비스에 도입하기까지는 긴 호흡이 필요한 상황
  4. 왓츠앱은 애플 Siri를 통해 음성으로 메시지를 전송할 수 있는 기능 제공 (iOS 10)
  5. 구글 역시 음성으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Allo 앱 출시
  6. 선으로부터 자유로운 블루투스 이어폰 대중화 및 애플의 에어팟같은 하드웨어로 인해 음성 메시지앱이 더 번창할 것
  7. 스크린이 없는 하드웨어 또는 스마트폰에서도 메신저를 할 수 있게 되는 상황이 다가올 것
▲두 손을 사용할 수 없을 때 / 집, 차, 어딘가를 가능 중에서는 목소리를 사용한다
▲두 손을 사용할 수 없을 때 / 집, 차, 어딘가를 가능 중에서는 목소리를 사용한다

이 기사를 읽다보면 왜 카카오톡은 잘 대비하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우선 정확하게 말하면 메시지앱의 Next Generation은 “음성”이다. 지금까지의 메신지 입력툴이 텍스트 기반이었다면 5년 이내에는 확실히 음성 기반으로 입력툴이 변하게 될 것이다. 그럼 여기서 궁금한 점 하나! 메신저앱에서 음성 기반 입력툴으르 갖추려면 어떤 기술들이 필요할까? 우선은 1) 음성인식 기술이 있어야 한다. 내가 어떤 말을 하는지 정확하게 인식해야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밝혀진 바로는 카카오는 음성인식 기술이 언론에 오픈하는 수준까지는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글이 수 년 동안 이 분야를 파서 연구를 해도 음성 인식률이 썩 좋지 않은 상황에서 카카오가 개발 및 연구를 한다고 하더라도 성과를 볼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든다. 두 번째로는 2) 음성합성 기술이 있어야 한다. 누군가가 내게 메신저를 보냈을 때 이 텍스트를 나에게 소리내서 읽어 줄줄 알아야 한다. 이 기술은 카카오도 보유하고 있으며 언론에 공개하기도 했다. 그리고 올해 4월, 포털 다음은 JTBC와의 협업을 통해 ‘손석희 아나운서 음성 합성기’를 만들어서 서비스에 반영했다. 1년 간 약 300시간의 영상에서 여러 과정을 거쳐 확보된 최종 10시간 분량의 음성 데이터를 통해 손석희 앵커의 음색과 말투를 학습한 것이다. 하지만 한국인 화자를 대표할 수 있는 일반적 남녀노소 의 음성 합성기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현 상태에서는, 카카오는 자체 기술만으로 보이스챗 메신저앱을 만들 수 없다.

2) 애플 시리 / 구글 어시스턴트 API를 사용하면 되는데?

▲ 왓츠앱은 시리를 통해 목소리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 왓츠앱은 시리를 통해 목소리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애플은 Siri라는 지능형 개인 비서 기능 소프트웨어를 가지고 있다. 구글은 올해 I/O를 통해 구글 어시스턴트라는 AI 대화 시스템을 선보였다. 모두 음성으로 물어보고 음성으로 대답하는 방식이다. 위 테크크런치 기사처럼 왓츠앱은 애플 시리를 활용해서 음성 메시지로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잠깐, 그렇다면 왜 페이스북은 애플 시리나 구글 어시스턴트 API를 활용하지 않고 어떻게든 자체 기술로 페이스북 메신저앱에 음성 입력툴을 만들려고 할까? 결국에 애플이나 구글의 보이스챗 API를 차용해서 쓰면 이 기술에 기대어 가야만 하는 ‘을’의 신세가 되는 것이다. 애플이나 구글의 API 정책 또는 OS변화가 메신저 서비스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차후 애플이나 구글이 “우린 유료로 돈 받고 보이스챗 API 사용권 줄래!” 라고 하면 어쩔 수 없이 로열티를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 오게되는 것이다.많은 스마트폰 회사들이 구글의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하며 로열티를 지불하고 있는 것과 같은 모양새다. 더 극단적으로 보면 애플이나 구글이 보이스챗 API를 공개 하지 않겠다고 공개 의사를 번복하면 (애플은 iMessage / 구글은 Allo 앱 활성화를 위해 충분히 그럴 수 있다) 카카오톡은 결국 보이스챗 기능을 사용할 수 없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로는 ‘한글 데이터’ 주권 문제가 대두될 수 있다. 애플이나 구글의 보이스챗 API를 쓰게 될 경우, 애플이나 구글에 한글 음성 데이터들이 전달되게 될 것이고 결국 한글 언어에 대한 음성데이터가 해외로 반출되는 결과를 초래하여 데이터 주권을 뺏기고 말 것이다.

3) 경쟁사 네이버는 어떤데?

 

▲네이버 대화형 AI 시스템 AMICA 비전 영상


지난 번 아티클에서도 네이버와 카카오를 비교했었는데, 이번에도 네이버와 비교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우리나라에 포털 IT 서비스 대표 기업이 3군데 밖에 없음을 한탄하며…) 결론부터 말하면 네이버의 압승이다. 네이버는 한국어 기준으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음성인식, 음성합성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번 DEVIEW 2016을 보면 음성인식에 기반한 1) 대화형 AI ‘아미카’를 선보였고 2) 파파고라는 번역앱에 음성인식 접목하여 실제 서비스로 선보였다. 이 번역앱에서는 한글로 말하면 영어로 대답해주거나 영어로 말하면 한글로 대답해준다. 네이버는 음성합성 기술도 가지고 있다. 4명의 일반 화자를 대상으로 한영중일 4개 국어의 음성합성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미 네이버 뉴스 읽기 / 어학사전 / 문화재 해설 기능 등 실제 서비스에서 활용 되고 있다. 이 말은 즉, 네이버는 즉시 보이스챗 기능을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모두가 알다시피, 네이버는 LINE이라는 글로벌 메신저를 가지고 있다. 라인에 음성인식+음성합성 기술을 가미하면 바로 보이스챗 메신저가 되는 것이다. 애플의 시리, 구글의 어시스턴트 API 없이도 네이버는 자체 기술만으로 보이스챗 기능이 가능한 것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잘 나가지만 국내에서는 죽을 쓰고(?) 있는 LINE 메신저가 국내에서 다시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LINE은 글로벌 메신저 이므로 각 국의 언어를 잘 듣고 잘 말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 점에서 LINE 역시 보이스챗 시대에는 위험할 수 있다

4) 음성 메신저는 향후 필수

머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AI 개인 비서를 가지게 될 것이다. 형태는 스마트폰일 수도 있고 아마존이나 SK텔레콤이 내놓은 ‘에코’ ‘NUGU’처럼 스피커 형태의 하드웨어 일 수도 있다. 어쨌든 음성으로 명령하고 음성으로 답을 받는 시대가 자연스러워질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AI 대화형 기술이 더 상용화 될 수 있도록, 발전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음성 DB이다. 많이 질문하고 많이 대답할 수록 머신 러닝 기술을 통해 AI는 더 똑똑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보이스챗 시장을 잡은 사업자가 AI 시장에도 강할 수 밖에 없다. DB가 많아야 기술을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톡이 자체 기술 없이 타사 API로 보이스챗을 만들 경우 이런 음성 DB를 얻지 못하게 된다. 이 말은 AI와는 영원히 빠이빠이 해야 한다는 뜻이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카카오톡이 계속 잘 나갔으면 좋겠다. 글로벌 메신저들이 전 세계 메신저 시장을 독식하고 있는 와중에 한국만이 카카오톡이라는 메신저가 독점적 1위 사업자로 사랑받고 있다. 카카오톡은 메신저 시장의 다양성을 위해서라도 존재의 가치가 있고 매우 의미 있는 서비스라고 생각한다. 카카오톡은 여기서 정체되지 말고 더 나가야 한다.

물론, 외부에 공개는 안 했지만 카카오도 보이스챗 시대를 위해 많은 것들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사실 그러지 않고서 앞으로의 보이스챗 시대를 버티기는 굉장히 힘들 것이다. 모든 메신저앱들이 텍스트 시대가 마감되고 보이스 시대가 올 것을 대비하고 있다. 카카오톡도 분명 보이스 시대에 대비해야 할 것이며 그렇지 않다면 국민 메신저 타이틀을 다른 메신저에 건네 줘야 하는 치욕적인 상황이 도래할 수도 있다.

*이 포스팅은 순수한 의도로, 주관적 관점에서 작성한 포스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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