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포스트에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전 요즘 ‘유튜브 레드’로 많은 것을 듣고 있습니다. (참고 : 점점 ‘유튜브 레드’로 무언가를 듣게 되는 이유) 유튜브 레드에 가입하면 무료로 제공되는 유뷰브 뮤직 앱을 통해 커버곡 영상이나 공연 직캠에 들어가 있는 라이브 음악을 듣고 있습니다. 또, 유튜브 크리에이터분들의 콘텐츠를 영상이 아닌 오디오로 들으면서 마치 ‘팟캐스트’를 듣는 것과 같은 형태로 콘텐츠를 소비하기도 합니다.

그 중, 제가 최근들어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는 유튜브 채널은 바로 DooPiano입니다. DooPiano는 유튜브에서 활동하고 있는 ‘K-POP 커버 피아노 아티스트’입니다. K-POP 노래를 피아노로 연주하고, 이를 유튜브 채널에 올리고 있는 유튜브 크리에이터죠. 한 가지 특이한 점은, 피아노 연주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올리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미지와 오디오 파형을 이용한 섬네일 이미지가 영상이 재생되는 동안 보여지며 실질적으로는 오디오로 콘텐츠를 소비합니다. 영상 플랫폼 속에 있지만, 영상을 볼 필요 없는 ‘오디오’ 채널인 셈입니다.

▲ DooPiano의 K-POP 커버 피아노 연주 콘텐츠. 감각적인 이미와 오디오 파형은 DooPiano만의 시그니처이다. (출처: DooPiano 유튜브 채널)

DooPiano 유튜브 채널은 2016년 11월에 오픈했습니다. 2년도 채 되지 않아 팔로워 50만명을 모았죠. 전체 동영상의 재생수는 무려 6천만회에 육박합니다. DooPiano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윤두영님은 이 채널을 기반으로 ‘두피아노의 케이팝 콜렉션‘ 이라는 K-POP 악보집을 출간하기도 했고 최근에는 ‘K-POP 악보 서비스 사이트‘를 오픈하여 유튜브 콘텐츠와 커머스를 연결하는 실험도 하고 있습니다. 이 채널의 빅팬big fan이 되는 과정에서 느꼈던 인사이트를 포스트에 기록해보고자 합니다.

# 일반적인 피아노 연주가 아닌 ‘K-POP 피아노 연주’

DooPiano 채널을 살펴보면 모든 콘텐츠가 K-POP과 관련이 있습니다. 즉, K-POP 노래가 아니면 이 채널에는 콘텐츠로 올라오지 않습니다. 저는 이 컨셉이 매우 좋다고 생각합니다. 우선은 여러 카테고리의 음악을 커버로 피아노를 연주하는 크리에이터들보다 타겟이 명확해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일반적인 피아노 연주 채널이라면 타겟은 이렇습니다.

  1. 피아노 연주 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 (영상적인 측면)
  2. 피아노 음악 듣기를 좋아하는 사람 (오디오적인 측면) 이죠.

결국, ‘피아노’를 좋아하는 사람만이 해당 채널의 타겟이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DooPiano은 ‘K-POP’으로 카테고리 범위를 좁혔습니다. 그 결과, 피아노를 좋아하는 사람 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에 있는 K-POP 팬이 찾게 되는 유튜브 채널이 되었습니다. 전 세계 방탄소년단(BTS) 팬들은 방탄소년단 노래를 피아노로 연주한 음악을 듣기 위해 이 채널을 찾습니다. 다른 K-POP 가수의 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또한, 특정 가수의 팬은 비록 아니더라도 한국의 가요를 즐겨 듣거나 관심이 있는 글로벌 팬이라면  그 역시 이 채널을 찾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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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ooPiano 영상에 남겨진 글로벌 팬들의 코멘트 (출처 : DooPiano)

저는 이 채널을 보면서 ‘기획의 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일반적인 피아노 연주 채널이 아닌 ‘K-POP’ 으로 범위를 한정시키고 좁히는 과정 덕분에 기획은 더 날카로워졌고 엣지가 생겼습니다. K-POP 카테고리는 너무 좁은거 아니야, 라고 하실 수도 있지만 이제는 ‘좁힌 기획’이 오히려 기획에 힘을 부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늘 ‘넓게’ 생각하는 것에 의존해왔습니다. 추후 확장 가능성을 위해서, 최대한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기 위해서 넓은 방향으로 생각했습니다. 최대한 많은 사용자를 커버해야 사업을 키울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더 나아간 개념이 ‘플랫폼’ 이기도 합니다. 중개 역할만 할 뿐, 다수의 공급자의 다수의 소비자가 만날 수 있는 공간을 짓는데에 초점을 잡았습니다. 최대한 많은 사람을 포함시켜야, 비즈니스가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넓게’ 생각하는 것을 바꿔야 할 때가 아닐까 싶습니다. 오늘날의 사회는 필요한 발명은 대부분 ‘완료’된 시대입니다. 다수를 만족시켜 줄 수 있는 상품은 대부분 등장했고 우리 생활 주변에 있습니다.  앱 서비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10년여 간의 스마트폰 전성기 덕분에 있어야 할 서비스들은 다 만들어졌습니다. 크리에이터도 예외는 아닙니다. 뷰티, 게임, 리빙 등의 카테고리에서 ‘스타 크리에이터’로 손꼽을 수 있는 분들이 생겼습니다. 그분들의 정보가 각 카테고리에 관심있는 80-90% 이상은 만족시켜주고 있는 시대입니다.

이런 시대에 필요한 것은, 모든 사람을 위한 ‘넓음’ 보다 특정 사용자를 위한 ‘좁음’ 입니다. 다수 중에서 좁은 카테고리를 좁혀 그 사용자를 위한 서비스나 콘텐츠를 만들 수 있습니다. DooPiano가 그런 예입니다. 피아노로 연주할 수 있는 수 많은 곡을 모두 포함한 채널이 아니라 딱, K-POP 카테고리에만 집중했고 그 결과 전 세계 K-POP 팬들을 불러모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 ‘유튜브 레드’의 성장 가능성으로 가장 빛날 수 있는 채널

최근 들어 DooPiano채널의 음악을 주변에서 많이 듣고 있습니다. 즐겨 찾는 서점과 병원에서 이 곳의 음악을 들었고 몇일 전에는 회사 주변에 있는 초등학교 운동장에서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특이했던 점은 중간 광고 없이 피아노 연주곡이 연속 재생되고 있었는데요. 그말은, 이곳 모두 ‘유튜브 레드’를 통해 DooPiano채널의 음악을 재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변화는 조금씩, 그리고 넓은 범위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유튜브 레드는 작년 10월 미국에서 출시된 이후, 현재 5개 국가에서 운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곧 유튜브 레드는 전 세계 모든 국가로 확장될 예정입니다. 얼마전 유튜브 CEO 수잔 보이치키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리코드 코드 컨퍼런스에서 유튜브 레드를 연내 100여개 국가에서 출시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넷 인프라가 잘 갖춰진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유튜브 레드와 유튜브 레드가 무료로 제공하는 유튜브 뮤직을 사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와 같습니다.

이처럼 유튜브를 넘어 ‘유튜브 레드’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 될 예정입니다. 이에 대비해 어떤 유형의 채널이 ‘흥행’할지 미리 알고 준비하는 것이 중요할텐데요. 제 생각에는 DooPiano와 같은 채널이 유튜브 레드 시대의 ‘흥행채널’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첫째,  DooPiano의 콘텐츠는 영상 콘텐츠로도, 오디오 콘텐츠로도 사용자 니즈가 충분한 콘텐츠라는 점입니다. 영상 콘텐츠 관점에서 우선 살펴볼까요? DooPiano채널의 영상에는 각각 감각적인 이미지가 들어가 있습니다. 마치 컴퓨터배경화면으로 삼아두고 싶을 만큼 말이죠. 이런 니즈로 인해 댓글을 살펴보면 다수의 사용자가 DooPiano 영상을 전체 화면(Full 화면)으로 해놓은 뒤 자동 재생을 해놓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그 자체로 디스플레이 효과와 함께 음악도 들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유튜브 레드 가입자라면 광고 없이 영상 시청이 가능하기 때문에 연속 재생을 해놓으면 광고 없이 콘텐츠만 연속적으로 시청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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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ooPiano의 영상 섬네일. 감각적인 디자인이 묻어나있다 (출처 : DooPiano)

오디오 콘텐츠 관점에서의 사용자 니즈는 더 강력합니다. DooPiano의 모든 영상 콘텐츠는 오디오로 들어도 충분한 콘텐츠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영상 콘텐츠에 비해 유튜브 레드와 뮤직에 최적화된 콘텐츠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사용자 입장에서도 피아노 연주곡은 꽤 매력적인 콘텐츠입니다. 일반적인 음악은 가사가 있다보니 집중이 필요한 일을 할 때 듣기에는 적절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ASMR, 백색 소음(화이트 노이즈) 같이 집중할 때 흘려 들을 수 있는 음악 콘텐츠를 다수의 사용자가 찾고 있습니다. 직장인들은 일명 ‘노동요’라고 부르며 일할 때 들을만한 음악을 찾기도 하죠. 피아노 연주곡도 이런 역할을 할 수 있는 최적의 콘텐츠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공부할때 듣기 좋은 피아노 모음 1시간 콘텐츠(위), 잔잔한 가요 피아노모음 1시간 콘텐츠 (아래). 이와 같은 사운드 콘텐츠에 대한 사용자 니즈는 계속 높아지고 있다. (출처 : DooPiano)

둘째, DooPiano는 연속 재생을 하기에 최적의 콘텐츠라는 점입니다. 이 점은 유튜브 레드 시대에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유튜브 레드가 갖는 최고의 장점은 광고가 없다는 점과 백그라운드 재생이 된다는 점입니다. 이 2가지 장점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포인트는 바로 ‘연속 재생’ 입니다. 콘텐츠 사이에 광고가 없기에 연속 재생이 가능하고, 백그라운드 재생이 자동으로 되기에 유튜브 앱을 계속 들어가 선곡 할 필요가 없습니다. 즉, 유튜브 레드의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콘텐츠는 연속 재생에 최적화된 콘텐츠인데 DooPiano의 콘텐츠가 바로 ‘연속 재생’ 포인트에서 가장 돋보이는 유튜브 콘텐츠입니다.

# 콘텐츠와 커머스의 연결, 악보 판매 사이트 오픈

DooPiano 채널은 얼마전 웹사이트를 오픈했습니다. 바로 ‘K-POP 악보 커머스’ 사이트입니다. DooPiano의 경우 K-POP 노래를 듣고 악보 작업을 한 뒤 피아노로 연주한 콘텐츠를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하고 있는데요. 콘텐츠 창작 중간 단계에서 만든 ‘악보’를 사용자 대상으로 판매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현재 DooPiano 채널 운영자가 호주에서 거주하고 있는 관계로 1개 악보 당 호주 달러 2.5불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또한 영어를 지원하면서 한국 사용자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사용자가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습니다.

이에 대한 반응은 뜨겁습니다. DooPiano의 피아노 연주곡을 들어본 사용자들은 자연스럽게 ‘나도 피아노를 이렇게 쳐보고 싶다’ 는 생각을 하게 되고 피아노를 칠 수 있는 환경에 있는 사용자의 경우 악보를 구매한 뒤 연습을 하는 단계까지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또 웹사이트를 둘러보면 각 악보마다 유튜브 콘텐츠를 매칭시켜 놓았는데요. 이 악보를 연주하면 이런 연주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을 직관적으로 알려주는 경험도 좋았습니다. 물론 악보를 판매하는 사이트가 이곳이 처음은 아니지만 실제 악보의 연주곡을 매칭해서 보여준 적은 처음이었는데요. 이처럼 콘텐츠 창작자에서 나아가, 이를 커머스와 연결시킨 점, 그리고 이로인해 확실한 비즈니스 모델까지 갖춘 점에 대해서는 배울점이 있는 케이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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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ooPiano 웹사이트 모습 (출처 : DooPiano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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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 악보마다 유튜브 콘텐츠를 매칭해두었다 (출처 : DooPiano 웹사이트)

# 마치며

지금까지 DooPiano의 빅팬(Big Fan)이 되면서 이 채널에서 느꼈던 점을 적어보았습니다. K-POP 이라는 좁은 카테고리에 주목해 오히려 뚜렷한 사용자층을 모았고 문화적 장벽이 없는 ‘피아노 연주’ 콘텐츠로 글로벌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영상 플랫폼인 유튜브에서 영상이 아닌 ‘오디오’에 오히려 주목한 덕분에 본격적인 유튜브 레드/뮤직 시대에 가장 성장할 수 있는 채널로의 준비를 마쳤습니다. 또한 커머스로의 연결을 통해 확실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한 덕분에 실제로 ‘돈을 벌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는 점도 인상깊었습니다. 또 하나의 장점이 있다면, 피아노 아티스트는 사실 나이와 큰 관련이 없습니다. 오히려 나이가 들수록 경험과 해석이 풍부해져서 더 깊은 창작물이 나옵니다. 이 말인 즉, 나이가 들어서까지도 계속 크리에이터로 남을 수 있는 지속 가능성을 갖췄다는 점과 같은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지속 가능성’을 가장 크게 고민하고 있는 저에게 많은 시사점을 남겨주는 유튜브 크리에이터 채널이었습니다.

  • DooPiano의 모든 연주곡 및 피아노 악보는 한국저작권협회와의 계약을 통해 채널 운영자가 분기별로 저작권료를 납부하고 있습니다.
  • 해당 포스트는 DooPiano 측으로부터 어떠한 부탁도 받지 않은 순수한 목적의 포스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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