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가쁘게 달려온 4개월이었습니다. 작년 12월부터 PUBLY와 함께 <도쿄의 디테일> 프로젝트를 준비했고, 1월에는 프로젝트를 오픈했으며, 3월 중순에는 리포트 판매가 종료되었고 4월초까지 2번의 독자 티미팅까지 가졌습니다. 그렇게, <도쿄의 디테일>은 모두 끝나게 되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처음 준비하고 원고를 마감하는 과정을 담은 <PUBLY와의 협업에서 느끼고 있는 점 01 / 02 편> 에 대해 많은 분들이 좋은 피드백을 남겨주셨습니다. 어떤 과정으로 PUBLY 리포트가 나오는지 몰랐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알게 되었다는 피드백이 제일 많았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성원에 힘입어 오프라인 티미팅의 준비 과정 및 현장의 모습을 담은 03편을 발행하면서 이 시리즈 역시 마무리 하고자 합니다.

참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이 <도쿄의 디테일> 리포트에 관심을 보여주셨습니다. 지난 <PUBLY와의 협업에서 느끼고 있는 점 02> 포스트 퍼블리싱 이후에 리포트 판매는 종료되었습니다. 지금은 PUBLY 멤버십을 통해서만 보실 수 있는데요. 최종 목표 달성 스코어는 1,226% 이었습니다.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만 해도 상상할 수 없던 무거운 숫자였기에 부담감과 책임감이 가장 먼저 몰려왔습니다. 그리고 3월 27일, 드디어 <도쿄의 디테일> 리포트가 발행되었고 현재 미리 구매해주신 독자분, 그리고 PUBLY 멤버십 사용자분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리포트 발행 이후의 일정은 바로 ‘저자와의 만남’ 이었습니다. 사실 프로젝트를 런칭할 당시, 오프라인 미팅은 제외하고 싶었습니다. 익명으로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고, 내가 오프라인에서 누군가에게 메시지를 줄 수 있는 사람일까 생각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래서 오프라인 상품은 빼고 진행할지 잠시 고민을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리포트를 읽은 독자분들은 어떤 생각을 하실 지, 어떤 피드백을 줄지 궁금해졌고 그래서 PUBLY의 오프라인 상품 중 가장 소수의 인원이 모이는 ‘티미팅’을 2번 진행하는걸로 결정했습니다.

# PUBLY 티미팅은 어떻게 준비될까?

오프라인을 준비할 때 PUBLY와 함께 가장 많이 협업했던 분은 커뮤니티 매니저 정윤님이었습니다. 정윤님은 PUBLY에서 진행되는 오프라인 모임을 기획하고, 프로젝트의 컨셉에 적절한 장소를 물색하며, 참석하시는 독자분들과 사전, 행사 당일, 그리고 사후를 모두 총괄하는 역할입니다. 물론, <도쿄의 디테일>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 최우창 PM님도 함께 했습니다.

우선은 정윤님이 간략하게 구성해주신 오프라인 미팅 진행 안이 공유 되었습니다. 초안의 큰 틀은 정윤님이 구성하셨지만 저자의 뜻에 따라 얼마든지 프로그램 구성은 바꿀 수 있다는 적절한 유연성을 부여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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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티미팅 준비 문서에서 제가 개인적으로 좋았던 부분은 [PUBLY가 주최하는 저자/독자 모임은] 이었습니다. 사실 오프라인을 준비하는 저자로서, 어떤 향의 모임으로 준비해야 하는지 방향을 잡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더욱이 저의 경우는 오프라인에서 다수의 독자를 만난 적이 없었기에 어떤 얘기를 해야 할지, 어떤 결과 톤앤매너로 이야기를 해야 할지 ‘방향’ 잡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문서를 받은 뒤 가장 위 섹션을 보고 어떤 모임을 준비해야 하는지 감을 잡게 되었습니다. 또한 오프라인 준비 미팅을 하기 전에 “미리 고민해 주세요!” 를 통해 저자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도 알려주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문서를 토대로 티미팅을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준비 과정을 통틀어 티미팅을 준비를 하면서 가장 많이 했던 고민은,

“어떻게 하면 티미팅에 참석자하는 독자분들이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갈 수 있을지”

였습니다.

솔직히 말해, 주말의 2시간은 매우 귀한 시간입니다. 티미팅 시간은 비록 2시간이지만, 이 모임을 위해 준비하고 이동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까지 포함하면 거의 하루의 반나절을 이 모임에 투자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렇게 귀한 시간을 투자해서 왔는데 티미팅이 끝난 뒤,

“내가 여기 왜 왔을까?”
“아.. 괜히 왔어. 시간 낭비, 돈 낭비네”
“얻어가는 거라곤 하나도 없다”

생각한다면, 양쪽 모두 얼마나 안타까울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는 저의 경험에 의한 것도 있습니다. 주말에 있는 강연을 시간내서 갔지만 소득이라곤 전혀 없이 허탈하게 돌아올 때에는 정말 화가 날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그런 강연이 의외로 꽤 많았고, 더이상은 이런 오프라인 강연은 오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는 극단적인 다짐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오프라인에서 뵙는 독자분께 조금이라도 무엇을 줄 수 있을지 고민했던 것 같습니다.

이 고민은 윤님, 우창님과 오프라인 준비 미팅을 할 때도 이어졌습니다. 처음에 제가 생각했던 아이디어는 ‘구글 테마 지도’였습니다. 제가 갔던 도쿄 여행지를 구글맵 내 테마 지도로 만들어 이 리스트를 선물해드리는 것이었습니다. 리포트에 담은 곳 뿐만 아니라 제가 추가로 더 가고 싶어서 즐겨찾기 해놓은 장소까지 모아둔 리스트였습니다. 그래서 추후, 도쿄를 가실 기회가 있다면 이 리스트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해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찝찝함’이 계속 남았습니다. 이것이 과연 <도쿄의 디테일> 티미팅에서만 줄 수 있는 걸까 생각했을 때 아닌 것 같은 느낌적 느낌이 들었고 이 선물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일까 했을때는 더 심하게 고개가 갸우뚱거려졌습니다. 그렇게 잠시 침묵이 흘렀고, 이윽고 아이디어가 한가지 나왔습니다. 바로 리포트에는 담지 못했던 도쿄의 추가 디테일, 한국의 디테일, 온라인의 디테일을 편집해서 사례를 공유하고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이었습니다.

그 당시 원고 막바지 작업을 하면서 저작권 이슈 등을 통해 리포트에 차마 담지 못한 도쿄의 디테일이 몇가지 있었습니다. 또한 디테일 사례를 보면 카메라부터 들이대는 제 습관때문에 한국에서 발견한 디테일도 사진첩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IT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보니 온라인 서비스에서 느끼는 디테일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사례들을 모아 <도쿄의 디테일> 오프라인 티미팅에 오시는 독자분께 선물로 드리기로 했고, 그렇게 ‘리미티드 숏 리포트’가 하나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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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뮤니티 매니저 윤님, 우창 PM님과 함께 진행한 오프라인 준비 미팅 모습. 가장 큰 고민은 “어떻게 하면 참석자들이 무언가를 얻어가실 수 있는 티미팅이 될까?” 였다. 그래서 나온 깜작 선물이 바로 ‘추가 디테일 사례를 담은 숏 리포트’

또한, 이렇게 선물을 정하게 되자 <도쿄의 디테일> 티미팅다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제 리포트를 구매하신 대부분은 세심한 디테일 사례를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 작업으로 인해 끝났다고 생각했던 ‘마감’이 또 한번 생기기는 했지만 비싼 돈과 귀한 시간을 내서 와주시는 분을 위해서라면 결코 아까운 투자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독자와의 티미팅, 그 현장의 모습

이런 준비 과정을 거쳐, 총 10분의 독자분들을 2번에 걸쳐 만났습니다. 생각노트 블로그 독자로 꼭 한번 뵙고 싶다고 메일로 말씀주시는 경우 1:1로 뵌 적은 있었으나 이렇게 단체로 뵌 적은 처음이었습니다. 그래서 티미팅 시작 전에는 스스로 살짝의 긴장감을 느꼈습니다.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 질문에는 충분한 답변을 드릴 수 있을지 등을 스스로 생각해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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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미팅 시작 1시간 전에 모여 준비하고 있는 모습.

시간에 맞춰 한분씩 도착을 하셨고, 정시가 되자 티미팅은 시작되었습니다. 커뮤니티 매니저 윤님은 도착하는 독자를 맞이하면서 ‘이름 스티커’를 하나씩 나눠줬습니다. 저도 ‘생각노트’ 라는 스티커를 붙이고 있었고 자연스럽게 도착하는 독자분은 저의 정체(!)를 알게 되셨습니다. 참석자인줄 알았어요. 부터 생각보다 어리셔서 놀랐습니다. 까지 다양한 첫반응이 있었습니다 🙂

오프라인 미팅의 주된 진행은 우창님이 해주셨습니다. 다수의 오프라인 미팅 경험에서 쌓은 화려한 진행 솜씨 덕분에 티미팅은 우창님의 진행하에 수월하게 시작되었습니다. 티미팅의 순서는 이러했는데요.

첫번째, 자기소개 시간을 가졌습니다. 자신의 이름을 이야기하고, 티미팅에 참석한 목적, 그리고 무엇을 얻어가고 싶은지 등을 자유롭게 설명하면서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러면서 자연스럽게 어색한 공기는 사라지게 되었는데요. 자기 소개 마지막에는 티미팅 전에 미리 준비를 부탁드렸던 디테일 사례 1개를 언급했습니다. 역시나 <도쿄의 디테일> 독자답게 재미있는 디테일 사례가 많이 나왔는데요.

  • 투썸플레이스 조각케익을 두르고 있는 포장 비닐에서 돋보인 디테일
  • 현대카드 ‘House of the purple’ 공간에서 경험할 수 있었던 친절의 디테일
  • 청바지의 원조 ‘미국’을 제치고 세계에서 셀비지 데님을 제일 잘 만들게 된 오카야마 이야기
  • 전 세계 톰브라운 매장에 숨겨져 있는 디테일
  • 아이용 장난감을 잘 건조할 수 있도록 ‘그물’을 함께 준 이야기

등 제가 모르고 있던 더 많은 ‘디테일’ 사례를 새롭게 알게 되면서 티미팅 하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둘째는, 저와 PUBLY가 함께 준비한 추가 디테일 사례를 공유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편집한 사례들을 함께 보면서 사례가 가지는 의미, 왜 이 사례가 인상깊었는지 등을 제가 우선 이야기를 하고 이 사례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제가 기억하기에는, 한국에서 발견한 디테일과 온라인에서 발견한 디테일에 대한 사례 반응이 특히 좋았던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도쿄’라는 리포트의 지역적 한계를 벗어나 더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디테일 사례를 볼 수 있었기에 그러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은, Q&A 시간이었습니다. 저에게 궁금한 것을 여쭤보는 경우도 있었고, 또는 다른 독자에게 질문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첫번째 티미팅은 <도쿄의 디테일> 외에도 생각노트 블로그를 어떻게 운영하는지, 어떻게 소재를 선정하고 글을 쓰는지 등에 대한 질문에 제가 설명을 하는 시간으로 대부분 채워졌습니다. 두번째 티미팅 때는 일본에 대해 정말 잘 알고 계시는 독자분들이 있어 그 분들의 해석과 의견을 들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두 티미팅 모두, 정말 알찬 주제들과 생각거리가 가득했고 이에 대한 다양한 관점의 생각이 오고 가는 시간이었습니다. 오히려 제가 돈을 내고 참석해야 하는 모임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는데요.

티미팅에서 오고 갔던 의견과 생각을 살짝 공개해보면,

  • 과연 기업과 브랜드는 어디까지 디테일을 챙겨야 하고, 어디까지 친절해져야 할까?
  • 왜 기업과 브랜드는 디테일까지 챙겨야 할까? 기본적인 목적에만 충실하면 되지 않을까?
  • 친절의 정의가 무엇일까? 꼭 서점이 친절해야 할까? 친절하지 않아도 서점이 아닐까?
  • 디테일은 결국 예측이라는 생각. 더 많은 예측이 더 나은 디테일을 만든다.
  • 제품이 장인정신을 가지는 것도 디테일이다
  • 일본은 왜 변태같은(!) 디테일을 가지고 있을까?
  • 디테일은 어느 순간에 빛나게 될까?
  • 왜 일본은 되고, 한국은 안될까? 그 이유가 무엇일까?
  • 디지털 시대의 디테일은 무엇일까? 디지털 소외 세대에게는 점점 불친절해지고 있는 현실
  • 디테일이 나올 수 있는 과정의 요건은 무엇일까? 치열한 토론, 갈등, 고민이 아닐까?
  • 일본이 전 세계 남성복을 이끌고 있는 이유가 뭘까?
  • 일본은 어떻게 미국패션을 이길 수 있었을까? 디테일이 원동력.
  • 일본의 진짜 모습에 관하여

등이었습니다. 이런 생각거리로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것 자체만으로, 생각의 폭이 더 넓어진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제가 더 많이 배워가는 유익한 시간이었고 2시간이 티미팅 전에는 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직접 해보니 오히려 부족하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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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쿄의 디테일> 티미팅에 참석해주셨던 독자분들. 1차 티미팅 (위)와 2차 티미팅(아래)

# 마치며

이렇게 2번의 티미팅을 끝으로, <도쿄의 디테일> 프로젝트는 모두 끝나게 되었습니다. 작년 말부터 올해 3월까지, 거의 일년의 1/4를 이 리포트에 집중하면서 보냈는데요. 이 과정에서 좋았던 점은 PUBLY 라는 곳과 함께 코워크co-work를 하면서 PUBLY의 시스템과 조직 문화를 조금이나마 가깝게 느껴봤다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저의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스스로 느끼기도 했었고 배우고 싶다고 생각했던 점들도 많았습니다. 그런 포인트를 다뤘던 시리즈가 이번 시리즈이기도 했고요.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PUBLY의 너무 많은 분이 고생해주셨습니다. 프로젝트를 처음 준비할 때부터 마지막 티미팅까지 4개월동안 거의 매일 연락하면서 애증의 관계가 되어버린 우창 PM님, 처음 목차와 달리 2배 이상으로 원고 분량이 늘어나고 저작권 허락을 받아야 하는 이미지가 너무 많아 정말 고생하신 혜강 에디터님, 그리고 많은 노고가 깃든 원고가 독자분들께 잘 닿을 수 있도록 데스크 역할을 해주신 현님. 정말 감사합니다. 그 밖에도 프로젝트와 정말 잘 맞는 포스터 및 포스트 이미지 등을 제작해주신 김영미 디자이너님, 발견의 가능성을 높여주신 그로스 및 제품 팀, 그리고 매번 ‘생각노트’ 글을 공유해주시면서 누구보다도 열심히 홍보를 해주신 박소령 대표님께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끝으로, 이번 <도쿄의 디테일> 티미팅 사진 중 PUBLY분들과 찍은 사진. 커뮤니티 매니저 윤님(좌)와 애정(!) 하는 우창 PM님(우)과 함께 찍은 이 사진의 느낌이 따뜻하고 좋아서 보고 있으면 그냥 흐뭇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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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노트 블로그는 다시 원래대로 돌아와 의미있는 브랜드와 트렌드를 다루는 개인 블로그로 돌아가고자 합니다. 뜻하지 않은 기회에 좋은 분들과 함께 일하고, 그리고 새로운 독자분들을 만나뵙게 되어 정말 좋았습니다. 평생동안 잊지 못할 좋은 추억을 만들어준 PUBLY팀 그리고 독자 여러분, 마지막으로 티미팅에 참석해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다음에 또 좋은 기회로 뵈요-! :)) / 끝.


👨🏻‍💻 <PUBLY와의 협업에서 느끼고 있는 점 01, 02편> 은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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