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대단하다. 이렇게까지 몰입해서 봤던 문학 소설이 최근에 있었던가. 정유정 작가의 작품은 <종의 기원>이 처음이었다. <종의 기원>은 출간 되자마자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이전 작품 <7년의 밤>의 힘이 컸다. (아직 ‘7년의 밤’은 읽어 보지도 못했다는…) <7년의 밤>을 읽은 많은 독자들이 <종의 기원>을 고민도 하지 않고 구매했다. 그리고 평은 좋았다. 계속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 인스타그램을 통해 내가 팔로우하고 있던 인스타 셀럽께서 <종의 기원>을 한 번 읽기 시작했더니 멈출 수가 없다는 극단적인(?) 평을 내놓았다. 그리고 마침 주말, 뭔가 재미있는 문학 소설이 없을까? 하다가 <종의 기원>이 문득 생각 났고 읽어보게 되었다. 그리고 난 빠져들었고 3일 만에 완독하게 되었다.

얼마나 악해질 수 있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이다. 사람은 어떤 동물일까? 다른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또 어떻게 욕망을 컨트롤하는가? 등등이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침착하게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유진을 보면서 어떻게 저렇게 냉혈한이 있을 수 있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당황해야 하고, 크게 슬퍼해야 하고, 어찌 할 줄 몰라야 하는 데, 이 26살 소년은 침착하다. 마치 아무 감정도 없는 것 처럼. 그리고 설마 이렇게 까지 하겠어 하는 부분에서 유진은 모두 그렇게 했다. 유진을 보면서 ‘악마’가 떠올라졌다.

인물간의 긴장감

난 생각지도 못했다. 엄마와 아들간의 긴장감이라는 것을. <종의 기원>에서는 어머니와 아들의 긴장과 갈등이 연달아 최고조에 달해있다. 이들은 서로가 서로를 눈치보고 상대방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상대방의 행동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를 계속 살펴본다. 관찰하고 판단하고 의심한다. 그러면서 모자 관계가 이렇게 될 수 있나 싶었다. 어머니가 아들을 의심하고, 아들은 어머니와 어머니의 동생인 이모를 의심하는 상황. 익숙하지 않은 상황이기에 계속 호기심이 일렀고 그들의 대사 한 마디 한 마디가 궁금해졌었다.

유진도, 엄마도 모두 이해된다

난 솔직히 유진도, 엄마도 모두 이해가 된다. 유진같이 평생을 의심을 받으며 살아오고 내 삶이 속박 당한 채 지내져온다면 진짜 미쳐버릴 것 같은 느낌일 것이다. 그리고 두통과 이명과 각종 후유증을 가져오는 약을 계속 먹어야 한다면, 그 것 또한 고통 아니겠는가. 유진은 본인이 좋아하는 수영을 할 수 있다는 즐거움에 그 모든 것을 참은 것이다. 또한 날 보는 눈빛이 ‘잠재적 범죄자’를 보는 듯한 눈빛이라면 어느 누가 분노하지 않겠는가. 이런 측면에서 나는 유진이 이해가 된다. 또한 엄마도 이해가 된다. 물론 엄마의 육아법이 맞는 건지는 확신할 수 없다. 분명 엄마의 눈에서만 보이는 현상으로 인해 오해할 수 있다. 그리고 ‘의사’라는 역량 있는 판단자 직업을 가지고 있는 동생의 힘이 컸다. 내가 보는 현상과 판단자의 의견이 합쳐져 아들을 그렇게 생각하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잘 키워야 한다는 부담감, 내 아이라는 책임감이 엄마를 그렇게까지 몰고 가지는 않았나 싶다. 내가 없는 사이에 아이가 혹시 나쁜 짓을 하지 않을지, 그렇게 되면 아이의 인생도, 나의 인생도 모두 무너져 버릴 것 같다는 생각에 아이를 그렇게 속박하고 간섭하고 모든 것을 자신앞에서는 솔직하게 말하기를 원했던 것 같다.

오랜만에 정말 흥미진진한 스토리의 소설을 읽었다. 소설이 다루는 공간은 극히 제한적이고 인물관계도 극히 소수적이다. 그럼에도 이야기는 굉장히 풍부하다. 그리고 어느 하나 이야기가 느려지거나 뒤쳐지지 않는다. 인물의 성격과 상황의 맥락을 탄탄하게 만드는 데 모두 일조하고 있다.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캐릭터들이 소설에 있었고 상상치 못했던 이야기들이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들었다. <종의 기원> 강력하게 추천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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