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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선택에 대한 주관적인 기준이 없어 이 영화, 저 영화 다 보곤 한다. 이번에 택한 영화는 출근길, 디지털 사이지를 통해 봤던 예고편이 매우 인상 깊어서 선택하게 되었다. 하지만 네이버에서 ‘해빙’을 검색해봤더니 평점이 이럴수가! 싶었다. 6점대라니… 킬링 타임용으로는 괜찮겠지 하면서 봤는데.. 의외로 재미있었다. 간단한 영화 줄거리는 이렇다.

한강이 녹고 머리 없는 여자 시체가 떠 오르자,
살인의 악몽이 다시 살아난다

한 때 미제연쇄살인사건으로 유명했던 지역에 들어선 경기도의 한 신도시.
 병원 도산 후 이혼, 선배 병원에 취직한 내과의사 승훈(조진웅)은
 치매아버지 정노인(신구)을 모시고 정육식당을 운영하는 성근(김대명)의 건물 원룸에 세를 든다.
 
 어느 날, 정노인이 수면내시경 중 가수면 상태에서 흘린
 살인 고백 같은 말을 들은 승훈은 부자에 대한 의심을 품게 된다.
 
 한동안 조용했던 이 도시에 다시 살인사건이 시작되고 승훈은 공포에 휩싸인다.
 그러던 중, 승훈을 만나러 왔던 전처가 실종되었다며 경찰이 찾아오는데…

출처 : 네이버 영화

우선 이 영화에서 인상 깊었던 것은 의심과 두려움이 얼마나 자기 자신을 위험하게 몰고 갈 수 있는지였다. 주인공은 자신이 저지르지 않은 살인이지만, 살인 용의자라고 생각하는 사람하는 사람을 의심하고 두려워하고 쫓다가 결국은 그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함정에 빠져버리고 만다. 의심하면서 진실을 파헤치려고 했던 행동들 모두가 오히려 더 ‘이상한’ 행동으로 보여지곤 만다. 이는 주인공이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성향 때문이기도 하다. ‘혹시’ 뭔가가 더 있지 않을까, 저 사람의 의도가 나쁜 의도는 아닐까 계속 의심하는 행동이 추리 소설 주인공과 흡사하기 때문이다.

이 영화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은 조진웅의 내면연기이다. 참 다양한 감정을 잘 표현한다는 생각을 영화를 보는 내내 했었다. 두려움, 의심, 자괴감 등을 자유자재로 표현했고 아들과 함께 있을 때의 행복한 아빠의 모습도 연기했다. 영화의 스토리라인은 다소 빈약하지만 한 배우의 다양한 감정 변화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난 이 영화에 큰 점수를 주고 싶고, 조진웅이 맡은 캐릭터에 나도 모르게 감정이입을 하면서 영화를 봤다.

김대명이 맡은 캐릭터도 인상깊었다. 살인을 멈출 수 없는 아버지, 그런 아버지를 말리거나 신고를 하지 못하고 살인을 뒷수습 하는 아들의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매번 내면 갈등을 할 지가 보였다. 습관처럼 행해지는 아버지의 살인 습관을 어떻게도 말리지 못하는 스스로가 굉장히 많이 원망스러울것이다. 그 장면은 영화 마지막 조진웅 아내 차에 찍힌 블랙박스를 통해서 잘 드러난다. 아버지가 살인을 했음을 깨닫고 나서 김대명을 한참을 허리를 숙여 땅을 바라본다. 살인을 저지른 아버지에 대한 증오와 함께 아버지를 보호해야겠다는 아들로서의 책임감이 서로 충돌 했을 것이다. 그러나 결국, 아버지를 보호하는 쪽으로 선택한다. 분명 옳지 못한 행동임을 알지만 그렇다고 아버지를 버릴 수 는 없는 아들의 입장도 있는 것이다.

요즘은 영화의 스토리 흐름과 풍부함 보다도 다양한 인간의 감정을 다룬 영화들이 좋다. 캐릭터의 풍부한 감정 표현이 있는 영화들을 더 선호하면서 빠져들게 되는 것 같다. 어쩌면 예전에는 이해할 수 없었던 감정들을 점점 나이가 들며(?) 이해하고 있는 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