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한국 광고들이 셀럽을 모델로 세워 TV광고를 온에어하고 있습니다. 어느 순간, 셀럽이 광고에 나오지 않으면 ‘광고’로 인정받지 못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 광고에서 셀럽 모델의 출연은 미국, 유럽과 비교했을 때 매우 높은 편입니다. 단편적으로 2014년 5월 광고만 보더라도 국내에 온에어된 광고 중 셀럽이 출연한 광고가 51.6%에 이르렀습니다.(출처:모델의 중복출연과 광고효과) 2009년(70%)에 비하면 많이 낮아졌지만 모델의 출연 비율이 25% 내외인 미국, 유럽과 비교했을 때는 여전히 많은 편입니다. (출처:광고정보센터 매거진 / 책 <1등 기업의 광고 2등 기업의 광고>)

광고는 셀럽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제품을 위한 것입니다. PR광고의 경우 브랜드를 위한 것이 되겠죠. 제품과 브랜드를 잘 알려야 하는데 지금 우리가 TV에서 만날 수 있는 광고들은 ‘셀럽 홍보물’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인기 연예인의 경우 여러 브랜드 또는 제품을 광고하게 됩니다. 그럴 경우 물량을 가장 많이 때린(?) 브랜드만이 그 연예인빨을 맛볼 수 있고, 나머지 광고들은 모두 묻혀버리게 됩니다. 예를 들면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흥행으로 인해 배우 송중기씨는 수 십편의 광고에 출연했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광고는 하이트, KT 광고 정도입니다. 다른 광고주들도 배우 송중기씨에게 수 억에서 수십 억을 모델료로 지불하고 광고를 만들었지만, 소비자에게 인식되지 못하고 버려지는 광고가 되어 버렸습니다. 매체비를 가장 많이 집행한 상위 1-2개 기업 정도에게만 모델 특수가 돌아가게 되는 겁니다.

실제로 모델의 중복출연이 광고효과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자료가 있습니다. 2014년 7월에 한국광고종합연구소 경원식 소장의 <모델의 중복출연과 광고효과> 리포트를 보면 수치적으로 증명이 됩니다. 연구에 따르면, 건축학개론으로 인해 큰 인기를 끌게 된 ’수지’의 경우는 비타500 광고 캠페인을 제외한 다른 광고들은 빛을 발하지 못했습니다. 피겨 스케이팅 선수 김연아의 경우 맥심 모카골드를 제외하고는 평균 수준의 성적이었습니다. 이처럼 모델 중복 현상이 심한 우리나라에서는 잘된 광고를 제외한 나머지 광고들은 평균이거나 평균 이하의 성적을 받게 됩니다.

스크린샷 2017-03-05 오전 8.48.11▲ 모델의 광고 중복 출연 결과, 광고비를 많이 집행한 상위1-2개 광고만이 광고효과를 누렸다.

게다가 광고에 출연한 셀럽의 인기는 언젠가 떨어지게 되어 있습니다. 이 말인즉슨, 광고가 일회성 및 휘발성을 띄게 된다는 것입니다. 수 개월, 수 년이 지나면 ‘의미’가 없는 광고가 되버리고 맙니다. 광고는 기업과 브랜드의 역사에 있어 상징적인 역할을 합니다. 그 당시 기업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는지, 브랜드 철학이 무엇인지 등을 함축적으로 담은 선전 결과물입니다. 그런 결과물이 단순히 인기 많은 셀럽으로 포장되고 몇 개월이 지난 뒤 생명력이 다한 뒤 사라져버리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 별그대 이후 국내 광고 30편을 찍었지만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배우 김수현 모델 광고

“연예인 몸값 = 광고 출연료” 라는 대표적인 공식이 있습니다. 이 말을 들으면 매우 화가 납니다. 왜 수 십년의 역사를 지닌 광고 필드가 연예인 몸값 정도를 가늠하는 척도로 변질 되었는지, 왜 많은 광고주들이 셀럽 없이는 광고를 못만드는지, 연예인을 홍보하기 위해 광고를 하는지 아님 제품이나 브랜드를 홍보하기 위해 광고를 하는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마케팅 필드에 있다보면 누구나 현대카드의 케이스를 분석하게 됩니다. 현대카드의 문화 마케팅과 더불어 TV광고들은 하나 같이 이슈가 되었고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현대카드 TV광고를 모두 들여다보면 알 수 있는 한 가지 사실은 “셀럽을 사용한 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오직 현대카드의 변화 방향성, 카드 상품 등에 대해서 매번 다른 크리에이티브로 이슈를 만들었습니다. 또 최근의 네이버 TV 광고를 보면 셀럽의 등장 없는 하얀 화면에 오직 제품만의 특성을 녹여 심플하게 전달했습니다. 이런 광고들은 몇 십년이 지나도 ‘의미’가 있는 광고물입니다. 광고에 생명이 연장되는 셈이죠.

광고도 하나의 콘텐츠입니다. 콘텐츠를 잘 만들 수 있는 방법에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 광고계를 보면 “이 콘텐츠를 어떻게 띄울래?” 라고 했을 때 단순히 “지금 가장 핫한 연예인을 쓰면 시선을 끌 수 있죠!”라는 식의 단순한 대응이 많은 것 같습니다. 물론 모델을 쓰는 것도 커뮤니케이션 전략 중 한 가지 일수 있습니다. 모델을 적절하게 섭외하여 효과를 본 사례도 많습니다. 하지만 모델을 쓰는 것을 광고 제작의 당연한 옵션으로 생각하고 광고의 이슈라이징을 위해 별 다른 고민 없이 모델을 쓰는 방법으로만 생각하면 곤란합니다. 광고를 보고 나서, 제품이나 브랜드가 남는 광고가 아니라 모델이 남는 광고는 결국 ‘모델 홍보 광고’라고 볼 수 밖에 없습니다.

자, 이번 주에 보셨던 광고들을 기억해보시죠.
특정 제품이나 브랜드가 남나요?
아님, 광고에 출연한 모델이 기억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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