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그야말로 IT 시대이다. 스마트폰 이후 IT산업은 모든 산업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그야말로 ‘메가산업’으로 거듭났다. IT산업으로 인해 여전히 신체적으로 밖에 할 수 없는 활동을 제외하고 지금까지 인류가 해왔던 모든 행위들이 ‘모바일’로 가능해지게 되었다. 기존의 모든 산업에 IT가 접목되고 있고, 이를 얼마나 성공시키느냐에 따라 기업의 흥망성쇠가 결정되기도 한다. 기존 종이신문으로 명예를 쌓아올린 언론사,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의류를 판매해온 패션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아마존 창립자 제프 베저스가 ‘개인적으로 인수’한 것으로 익히 잘 알려진 워싱턴 포스트(WP). 워싱턴 포스트의 체질변화는 익히 기사화나 포럼 등을 통해 많이 알려져 있다. 이번에 사례를 찾으면서 의외로 알게 된 기업이 ‘올세인츠’라는 패션 기업이다. KBS 스페셜을 통해 ‘직원의 소중함을 아는 기업의 성장’ 이라는 타이틀로 소개되기도 했지만 내가 이 다큐멘터리에서 인상 깊었던 점은 IT와의 접목을 위해 혁신을 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2개의 기업을 살펴보면서 이들은 모바일 체질변화를 위해 어떻게 노력하고 있으며, 어떤 결과를 만들어냈으며, 더 먼 미래에는 어떤 모습으로 되어있을지 조심스럽게 추측해보고자 한다.

이하 내용 중 워싱턴포스트와 관련된 내용은 중앙일보의 [‘모든 길은 모바일로’ WP 체질 바꾼 베저스] / PPSS의 [140년 된 워싱턴 포스트, 미디어&테크놀로지 기업으로 재탄생하다]를 인용, 발췌 /  올세인츠와 관련된 내용은 KBS 스페셜 <최고의 기업의 성공전략, 사람에 집중하라> 편을 인용, 발췌했습니다.

# 워싱턴 포스트

워싱턴 포스트는 2013년 제프 베저스가 인수한 이후 IT&모바일 친화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바뀐 미디어 시대에 적응하지 못했었다. 수익 구조는 여전히 종이 신문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었고 종이 신문 구독률이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수익도 줄어들게 되었다. 제프 베저스는 워싱턴 포스트를 인수한 후 편집권은 오로지 편집국장에게 넘기고 자신은 워싱턴 포스트의 웹사이트와 모바일앱을 개편하는 작업을 했다. 모바일 시대에 맞는 콘텐츠를 제작해야 함을 강조했고 콘텐츠를 담을 수 있는 그릇 역할인 웹사이트와 모바일앱 역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변화는 UV(Unique Visitors)의 가파른 증가를 가져오게 되었고 얼마 전에는 디지털 방문자 수 1위, 뉴욕타임즈를 꺾고 1위에 오르게 되었다. 이 뿐만이 아니라 제프 베저스는 Arc라는 CMS프로그램을 만들어 유료로 판매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이기도 했다. (*CMS : Contents Management System,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하고 편집하고 유통할 수 있는 툴)

워싱턴 포스트는 올해 1월, PV(Page View)에서 뉴욕타임즈를 제쳤다.

워싱턴포스트 디지털 월간 방문자수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제프 베저스는 ‘고객에 대한 집착’이 굉장히 강한 사람으로 유명하다. 이는 워싱턴 포스트에서 웹사이트와 모바일앱을 개편 할 때도 엿볼 수 있었다. 1개의 기사를 다른 헤드라인과 스토리 구성으로 배포했다. 독자마다 만나는 기사는 조금씩 차이가 있었다. 어떤 헤드라인, 어떤 스토리 구성이 디지털 세대들에게 잘 먹히는지(?) 계속 테스트를 해본 것이다. 테스트 결과를 토대로 디지털 세대의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콘텐츠 포맷과 형식, 내용과 구성을 갖춰나가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고객이 좋아하는 아티클에 대해서 심도있게 고민을 해보았다. 모바일이라는 제한된 화면에서 독자들이 선호하는 콘텐츠는 무엇일지? 그런 기대에 전통적 매체인 워싱턴 포스트는 어떻게 만족시켜줘야 되는지 수 많은 고민을 거쳤다. 이에 버즈피드와 같은 콘텐츠를 과감하게 차용했다. (사실 이는 140년 전통을 가진 전통매체 입장에서는 큰 결정이었다) 가벼운 눈요깃거리의 사진 모음과 같은 읽을거리를 만들어 내기 시작했고, 이런 기사는 이제 하루에 1,200여개 이상이 만들어져 워싱턴 포스트의 모든 디지털 매체(SNS 포함)에 올라가고 있다. 또 누구도 고민하지 않았던 ‘기사 로딩 속도’에 대해서도 그는 집착했다. 이는 기사 로딩 속도가 느리다는 한 고객으로부터 CS 메일을 받고 나서 였다. 담당자가 로딩 속도를 2초로 개선하겠다고 하자, 1000분의 1초로 개선하라고 했다는 사례는 제프 베저스가 얼마나 고객에게 집착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워싱턴 포스트 웹사이트

언론사들은 ‘종이 신문’에 얽매여있는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디지털과 모바일로의 변화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 우리나라에는 왜 버즈피드나 허핑턴 포스트같은 것들이 생겨나지 않을까? 그리고 기존 언론사들중에서 디지털로의 변화에 돋보이는 언론사는 왜 없을까? 고민해봤다. 물론 언론사 주장대로 우리나라의 경우는 기이하게도(?) 많은 사람들이 뉴스를 보기 위해서 인터넷 포털서비스를 찾는다는 점, 그래서 어떻게든 디지털로 변화를 해도 네이버, 다음을 이길 수 없다는 점, 인정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사용해본 언론사 모바일앱 중에서 모바일 사용성을 강조한 애플리케이션은 단 1개도 없었다. 과연 그들이 최선을 다해, 고객에 집착하면서 노력을 해보고 나서 이런 변명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네이버와 다음의 파워가 넘사벽이라 생각하여 도전도 해보기 전에 투자를 안하거나 포털탓으로 돌리면서 어쩔 수 없다 만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성해봐야 한다.

올해 2월 중앙일보에서 디지털 미디어 팀을 새로 꾸미고 관련 직무자들을 대거 채용했다. 이석우 전 카카오 대표를 디지털 본부장으로 내정하고 버즈피드의 조직과 흡사한 직무들을 채용했다. 아마 중앙일보가 워싱턴 포스트의 사례를 한국에서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든다.

모집했었던 직군들을 보면 모두가 웹사이트/모바일 앱 부문이다. 특히나 ‘모바일 서비스 콘텐트 운영’ ‘SNS기반 콘텐트 제작 및 운영’ 직군 모집은 제프 베저스의 모바일 혁신과 상당히 닮아있다. 아마 올해 하반기, 또는 내년 상반기쯤에 중앙일보에서 혁신적은 모바일 뉴스 서비스가 나오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해본다. 이렇게 한국 내 언론사들도 움직이기 시작했고 이런 움직임에서 도태되어 있다면 이제는 언론사 운영 자체가 힘들어 질 수 있다. 시대에 새로 적응해야 한다.

# 올세인츠

올세인츠라는 패션 기업에 대해서는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패션 문외한 ㅠㅠ) 영국 런던에 본사를 가지고 있는 영국 컨텐포러리 의류 브랜드이다. 이 브랜드에 내가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디지털 경영’을 실천하고 있는 회사라는 점이다. 올세인츠 CEO 윌리엄 김은 2012년에 글로벌 대표로 취임해 전 세계 16개국 3,000명 직원을 거느리는 글로벌 디지털 패션 기업으로 고속성장시켰다. 어떻게 할 수 있었을까?

올세인츠 매장에서는 태블릿 PC를 통해 고객들이 패션정보를 즉각적으로 소비할 수 있고, 관련된 상품의 매장 재고 현황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직원들은 재고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창고로 뛰어갈 필요 없이 자신의 휴대폰을 꺼내어 바코드만 찍으면 현재 매장에 재고가 얼마 남아있는지도 가능하다. 또한 가까운 매장들의 재고도 함께 확인할 수 있고 재고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얼만큼의 시간이 걸리는지도 예측해서 알려준다. 물류 시스템의 디지털 혁신이다.

뿐만 아니라 점심시간에 잠깐 쇼핑을 하는 직장인들을 위해 구매는 매장에서 하고 상품은 원하는 곳에서 받을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직장인들이 쇼핑을 한 뒤, 큰 쇼핑백을 다시 사무실로 들고가야 하는 불편함을 해소해준 것이다.

올세인츠 매장에 비치된 태블릿으로 상품을 보고 있는 고객 모습
매장에 있는 모든 상품을 볼 수 있고, 사이즈 별로 재고가 얼마 남았는지도 바로 확인가능하다.

제품에 있는 바코드를 올세인츠 직원용 앱으로 찍으면 재고확인이 바로 가능하다.

올세인츠 본사는 더 디지털 스럽다. CEO 방 앞에는 100명의 개발자들이 있다. 이들은 올세인츠의 웹사이트와 모바일앱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어느 지역에서 어떤 상품이 팔리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한다. 그리고 구매에서 결제까지 ’30초’만에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 시스템을 전방위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올세인츠 본사에는 100명 이상의 프로그래머가 있고 실시간으로 웹사이트와 모바일앱을 분석하고 있다

이를 통해 4년이라는 짧은 기간 안에 영국, 유럽, 북미, 아시아, 중동 등 16개국에서 140개의 직영매장을 운영하게 되었고 올세인츠 홈페이지를 통해서 200개 이상의 국가에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시대의 변화를 재빨리 읽었고 이를 본 업과 접목시키자 성과로 나오게 된 것이다.

# 미래에는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기술이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소비 콘텐츠의 포맷이 동영상쪽으로 치우치게 되면서 VR, 360도 카메라, 멀티 트랙 등의 새로운 기술이 나오고 있다. 그리고 이 기술들은 분명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 낼 것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이런 새로운 생태계에 적응하기 위해 모든 업종은 시도와 혁신을 해야 한다. 예를 들면 VR 생태계가 만들어진다면 올세인츠는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VR을 통해 실제 매장을 쇼핑하는 듯한 ‘ VR 쇼핑룸’을 만들 수 있다. 전 세계 사람들은 이 VR 쇼핑룸을 통해 올세인츠의 새로운 상품을 즉각적으로 확인하고 매장에서 보는 듯한 실제감과 현실감을 통해 온라인/모바일 쇼핑이 가지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어떻게 VR과 접목할 수 있을까? ‘VR 뉴스룸’이 나올 수 있지않을까? 예를 들면 ‘브렉시트’ 뉴스와 관련된 모든 동영상, 아티클, 인포그래픽 등과 관련된 자료들이 한번에 모여 있고 이 중에서 내가 원하는 콘텐츠를 둘러보면서 살펴보는 것이다.

물론 그 점은 인지해야 한다. 모든 신기술을 기존 사업에 접목시키려고 했다가는 본질이 흐려지는 실수를 할 수 있다. 내 말은 기존의 판을 뒤흔들 수 있는,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하는 기술이 무엇인지를 잘 분간하고 “이 기술은 본래의 Business Value를 높여줄 수 있겠다!”라고 한다면 충분히 투자하고 대비해야 하는것이다.

시대는 분명 디지털을 향해 달려가고 있고 이러한 시대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100년 전통의 기업일지라도 하루 아침에 사라질 수 있다. 분명 디지털로의 변화는 기존 몇 백년간의 아날로그 시대의 변화도 훨씬 더 큰 변화이며 더 무서운 점은 앞으로 이런 변화의 속도는 더 빨리질 것이라는 점이다. 준비하고 대비하고, 빠르게 실행하고 혁신하는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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