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서야 봤다. 700만이 본 영화를 이제서야 봤다. 사실 영화 <곡성> 예고 티저를 봤었을 때는 이 영화가 이렇게 흥할까 싶었다. 워낙에 한국 영화에서는 다룬 적 없는 토속 신앙 요소가 강했고 판타지스럽다가도 어느 순간은 좀비영화 같은 느낌 때문이었던 것 같다. 도대체 이 영화의 장르는 뭐지! 라는 질문에 답변을 내기 어려웠던 까닭에 영화 관람을 미룬 것일 수도 있다. 결국 <곡성> 영화가 스크린에서 내려오고 IPTV에서 릴리즈 되면서 영화를 관람하게 되었다.

영화 초반에는 몰입이 힘들었다. 내가 전라도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전라도 사투리가 굉장히 쎄서(?) 알아듣기 힘든 부분이 있었고 여러 사건들이 연달아 터지며서 사건간 연관성에 대해서 이해를 하려다 보니 약간 피곤한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그 부분이 지나고 종구 가족들 얘기로 포커스가 되면서부터는 몰입하면서 볼 수 있게 되었다. 사실 이 영화의 성공은 마이너적이고 매니아적인 영화장르가 대중적이고 상업적으로 바뀔 수 있음을 보여주는 케이스이다. 이런 장르는 작년 ‘검은 사제들’에서 관객들이 미리 만나보았다. 귀신의 존재와 이에 맞서는 종교의 모습. 이 프레임을 관객들이 미리 만나봤기에 이번 <곡성>이 그다지 낯설지 않은 것이다.

우리는 흔히 공포물이라고 했을 때 서양의 공포물이나 일본의 주온, 링 같은 것들을 먼저 떠올리곤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충분히 공포를 느낄만한 요소들이 많다. 지금까지는 그런 요소를 살린 영화가 없었다. 하지만 이번 <곡성>에서는 잘 발견하고 극대화해서 보여준게 아닌가 싶다. 산 속의 집, 굿을 하는 장면, 살을 날리는 장면, 귀신에 씌인 모습 등 우리나라만의 미스터리물을 만든게 아닌 가 싶다. 

이 영화가 후반부로 향하면서 몰입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전형적인 선과징악 요소가 있었기 때문이다. 관객 입장에서는 누가 선이고, 누가 악인지 어느정도 보여지는 부분에서 누구 이겼으면, 누가 졌으면 하는 바람이 감정이입되면서 집중해서 볼 수 있게 된다. 어떻게 보면 참 모든 영화들이 단순하다는 생각이 든다. 거의 모든 영화가 선과 악, 더 나아가 ‘과’와 ‘징’이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양분화가 되어야 관객 입장에서는 영화 스토리가 쉽게 이해되고 결말에 대해 깔끔함을 느낄 수 있다.

이 영화가 계속 관심을 끌게 하는 이유는 ‘캐릭터’에 있다. 지금까지 어느 영상물에서도 접해보지 못한 캐릭터들이 이 영화에 나온다. 마을의 외지인이면서 산 속에서 혼자 살고 있는 어느 일본 남자, 처음에 종구에게 돌을 던지면서 접근하여 사건의 힌트를 제공하며 종구 편 인듯 했지만 마지막 일광의 전화로 인해 정체를 의심받게 된 무명, 종구의 딸이자 귀신을 씌여 의외의 행동을 하는 효진 등이 계속 이 영화를 집중하게 만들고 다음 어떤 행동을 할까? 계속 맘을 졸이면서 보게 만든다.

이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이었을까? 내 생각에는 ‘의심’과 ‘현혹’의 무서움이 아닐 까 싶다. 종구 딸 효진이 귀신에 씌게 된 것은 종구가 의심을 하면서부터이다. 예전에는 전혀 의심하지 않았던 일본 외지인을 동료 경찰의 말과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살인 사건들로 인해 의심하게 된다. 그리고 그 의심으로 일본 외지인의 집을 찾아가게 되고 거기서부터 사건이 시작된다. 의심이 시작되는 순간 판단력이 흐려지게 되고 이에 누가 봐도 틀린 판단이지만 밀어붙이게 된다. 의심을 하면서 나를 잃어버리게 되고 의심이 증오와 분노가 되면서 파괴적인 인간이 되게 된다.

커뮤니티나 블로그 등에서 곡성의 결말을 두고 저마다의 해석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이렇게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도록 2시간 30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을 무리없이 끌고 온 나홍진 감독에게 존경을 보낸다. 아! 그리고 이번 영화에서 ‘효진’역을 맡은 아역 김환희 양의 역할이 컸다. 곡성의 유행어(?) 뭣이 중헌디~도 이 아역에서 나왔을 정도로 정말 인상깊은 연기를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