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에 읽었던 2번째 책, ‘죽여 마땅한 사람들’ 이 책 역시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나와 세계처럼 작년 여름쯤 구매했지만 이제서야 완독을 하게 되었다. 사실 나는 소설을 잘 구매하지 않는다. 소설의 경우 1번 읽고 재독을 안하기때문에 도서관에서 빌려서 구매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자기계발 도서의 경우 다시 재독을 해도 ‘뭔가’를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독서에 ‘편식’은 옳지 않은 법. 정유정 작가의 소설과 같은 책을 찾다가 리디북스에서 취향저격 당해 읽게 된 책이다.

[이야기 줄거리]

히스로 공항 라운지 바에서 우연히 마주친 두 남녀. 사업에 성공한 결혼 3년차의 테드는 빨간 머리에 깡마르고 바닷물처럼 투명하고 초록빛이 도는 푸른 눈동자를 지닌 릴리를 만난다. 마침 비행기가 지연되었기에, 테드는 언제든 반대 방향으로 갈라설 수 있는 공항의 법칙에 입각해 그녀에게 일주일 전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우연히 아내가 바람을 피운다는 것을 눈치 챘고, 마침내 현장을 목격했다고. 그래서 출장 내내 고통스러웠다며 릴리에게 쏟아내듯 속마음을 말했다. “이제 어떻게 할 거예요?”라고 묻는 릴리에게 “아내를 죽이고 싶어요. 그게 내가 정말로 원하는 거죠” 하며 테드는 농담이라는 신호로 윙크를 해보인다. 하지만 “나도 당신과 같은 생각이에요”라고 말하는 릴리의 눈빛은 너무나도 진지한데…….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이 소설을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살인의 명분이었다. 죽여 마땅한 사람들이라는 제목에서 느낄 수 있는 것처럼 등장인물들이 누군가를 죽일 때 나름의 명분을 갖는다. 그리고

“이 사람은 이런 이유때문에 죽어도 마땅해!”

라는 생각으로 살인을 합리화한다. 죽어 마땅한 것과 죽여 마땅한 것은 엄연히 다르다. 죽어 마땅한 것은 나의 능동성이 없다. 아무리 그 사람의 죽음을 바랄만큼 미워도 내가 죽일 수는 없다. 살인이 엄연한 범죄임을 자각하고 있는 것이고 나의 미움이 살인의 정당한 이유가 될 수 없음을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죽여 마땅한 것은 능동적인 나의 살인행위를 말한다.

사회를 살아가다보면 분명 미운 사람이 있다. 친구로서, 동료로서, 부하로서, 상사로서. 그 순간의 분노를 우리는 잘 견디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소설 속 주인공들은 분노를 해결하지 못하고 쌓아놓은 채 살인으로서 분노를 해결한다. 어쩌면 분노의 시대로 가고 있는 현대인들이 나중에는 이렇게 될 수 있지않을까 생각을 해보게 되는 부분이었다.

릴리를 보면서 안쓰럽다는 생각보다도 진정한 사이코패스 캐릭터가 아닐까싶었다. 살인을 저지르고도 명분이 있는 살인이기에 아무렇지 않게 행동하는 모습. 또 살인이 발각되지 않기 위해 사전 사후 치밀하게 계획을 짜는 모습과 경찰 앞에서 태연하게 연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범죄앞에서 이렇게 당당할 수 있나? 나 같으면 벌벌 떨면서 다 티가 났을텐데…같은 생각을 하면서 책장을 넘겼다.

이 소설의 등장인물은 크게 4명이다. 그리고 장소는 크게 3군데 정도로 나뉜다. 이렇게 협소한 장소에서 간소한 캐릭터로 작가는 456페이지라는 장편소설을 이어나간다. 어느 한 순간 지루한 부분이 없었고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경찰의 본격적인 추격이 시작되는 부분부터 재미는 가속화된다. 그리고 챕터별로 각 캐릭터가 화자가 되어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점 역시 흥미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