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많은 정보들 속에서 살아간다. 인터넷이 생기고 모바일이라는 것이 생기면서 언제 어디서나 정보를 생산하고 유통하고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 이에 따라 정보의 양은 급격하게 많아지고 있고 우리는 인간인지라 자연스럽게 놓치는 정보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런 우리에게 “이건 정말 꼭 놓치지 말아야 할 정보니 꼭 보셔야 해요!”라고 말을 해주는 사람들이 있다. 일명 큐레이터 또는 편집자들이다. 이들은 이들 나름의 관점으로 정보를 필터링 해준다. 그리고 그 필터링이 나의 개취(개인 취향)과 딱 맞아 떨어지면 우리는 그 사람의 ‘편집력’을 무한신뢰하고 애정하는 브랜드 또는 스토어가 된다.

일명 ‘제안’의 힘이다. 누군가가 우리에게 “이건 꼭 보세요!”라고 제안을 해준다. 그리고 누군가가 먼저 해당 분야에서 많은 정보들을 습득하고 이해한 결과 “이건 별로고 이건 괜찮다.”라고 자신있게 제안해주는 행위에 고마움을 느낀다. 우리가 모든 분야의 모든 정보를 습득하고 이해해서 결정을 하기까지는 정말 많은 시간과 돈이 들 것이다. 이런 ‘제안’의 힘을 발휘하고 있는 온오프라인 서점 브랜드를 만나보고자 한다.

1. TSUTAYA 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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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츠타야 서점’은 일본 내에서 1,400개가 넘는 매장을 보유 하고 있는 서점 No.1이다. 츠타야는 기획회사 CCC(Culture Convenience Club)의 Founder 마스다 CEO가 오픈한 복합 문화 공간이다. 서적을 구경하고 구매할 수 있으며 음반, DVD를 대여해주는 매장이다. 지금은 흔한 BM이지만 창업 당시에는 3개의 유통업이 한 매장에 있는 경우는 없었다. 츠타야는 ‘츠타야 서점’이라는 독립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서점이 중심으로 주변에는 해당 카테고리에 적합한 물건을 판매하기도 하고 카페, 레코드, DVD 등이 한데 어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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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타야 서점에서 돋보이는 점은 세상의 모든 책을 지양한다는 점이다. CCC에 따르면 ‘세상의 모든 책’은 온라인 서점 아마존이 이미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아마존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점이다. 그럼 츠타야 서점은 아마존이 할 수 없는 어떤 것을 할 수 있을까? 바로 ‘편집’이고 ‘제안’이다. 츠타야 서점의 책들은 그냥 꼽혀있는게 아니다. 수 많은 직원들과 책 전문가들이 꼽은 책들이다. 그래서 이 곳은 도매서점과 같은 느낌이 아니라 편집샵 서점같은 느낌이 강하게 든다. 책 한 권 한 권에 선정된 스토리가 있고 ‘제안’된 이유들이 있다.

5제안된 각 책들은 그 제안을 수락하는 소비자에게 알맞게 매칭된다. 이를 위해 츠타야 서점에서는 모든 책이 오픈되어 있다. 우리나라 서점의 경우 잡지 또는 아트북의 경우는 비닐포장이 되어 있다. 볼 수 없게 되어 있는 것이다. 츠타야 서점은 잡지마저도 모두 비닐 포장이 제거되어 있다. 누군가는 분명 우리가 왜 이 출판물을 이 가판대에 올려두었는지, 이 이유를 발견하고 관심 있는 사람이 있다면 구매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츠타야 서점이 사랑받는 이유는 이런 편집력이다. “언제 가더라도 내가 원하는 책이 한 권은 있겠지!” 라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제안의 힘이 받쳐주고 있기 때문이다.

2. MUJI Books

8무인양품, 무지의 새로운 하위 브랜드가 등장했다. 바로 MUJI Books 이다. 내가 무인양품 북스를 처음 보게 된건 후쿠오카 캐널시티 내 무인양품 점에서였다. 여행을 갈 때마다 꼭 들르는 무인양품에서 처음 본 브랜드였다. (무인양품은 대표적으로 MUJI to go라는 여행용품 브랜드를 가지고 있기도 한다) 찾아보니 2016년 새로 런칭한 무인양품의 하위브랜드였다. 그리고 운이 좋게도 후쿠오카 캐털시티 무인양품점이 무인양품 북스 1호점이었다. 나는 가만히 고민을 했다. “왜 무지는 서점에 뛰어들었을까?” “그리고 무지만의 출판물 해석력은 어떻게 될까?”

6무인양품은 무인양품만의 책 카테고리를 만들었다.  이 곳 에서는 사/시/스/세/소 라는 무인양품의 기본 철학으로 책을 분류했다. [사(さ)(冊: 독서의 역사에서부터 책에 관한 2,000권시(し)(食: 食에 관한 2,000권스(す)(素: 소재에 관한 2,000권세(せ)(生活: 생활에 관한 2,000권) 소(そ)(裝: 의복에 관한 2,000권)] 이 5개의 키워드를 바탕으로 무인양품은 무인양품만의 편집력으로 소비자들에게 책을 권한다. 때로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무인양품 유라쿠초 점의 책 선정 및 진열은 <아사히신문>이 희대의 독서가로 부르는 일본 최고의 독서 고수, 마쓰오카 세이고가 담당해서 내공 넘치는 제안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무인양품의 편집력은 매장 곳곳에서 알 수 있다.

10위에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무인양품 북스 각 매장들은 매일 ‘1개의 문장’을 칠판에 적어둔다. 그리고 그 문장이 나온 책과 페이지수를 밑에 배치해둔다. 무인양품의 제안과 편집력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모두가 “왜 특정 책을 밀어주느냐!” 라는 반론 없이 무인양품의 편집력을 믿고 신뢰한다. 우리나라 서점에서는 왜 이런 걸 본적이 없을까? 라는 생각을 해봤는데 우리나라는 ‘세상의 모든 책’을 추구하는게 아닐 까 싶었다. 우리는 흔히 서점에 가서 “이 책 있어요?” 라는 질문을 하고 그 책이 없다고 하면 “뭐야~ 이 서점 책도 안 갖다 놔?” 라고 툴툴거리면서 나간다. 물론 업이 다르긴 하다. 무인양품 북스의 경우 북스가 메인이 아니다. 이에 반해 국내 서점은 서점이 메인이다. 하지만 무인양품 북스에서는 특정 책을 찾기 위해 서점을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뭔가가 있는지 찾아보기 위해 서점을 들른다. 그래서 “무슨 책 있어요?” 라고 물어보는 것 없이 서점을 둘러보며 찬찬히 책을 둘러본다. 특정 책을 사기 위해 방문한 게 아니라 특정 책을 둘러보기 위해 방문했기 때문이다. 편집력과 제안은 이처럼 방문의 목적이 달라지게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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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뿐만 아니라 무인양품 북스에서는 다른 서점에서 볼 수 있는 ‘특별 코너’들이 있다. 위의 사진처럼 시대별 테마로 묶어 책을 소개하는 섹션이 대표적이다. 이 곳에서는 특정 작가를 테마로 잡아 그 작가의 책들을 모두 나열해주는 편집력도 발휘하고 있다. 우리 나라 서점들 처럼 특정 주제별로 매대를 꾸며두고 출판사로부터 마케팅 비용을 받아 매장과 매대를 꾸미는 것과는 정말 다른 면모이다. 이런 편집력에 싫증을 느끼는 사람들이 소규모 독립 서점을 찾게 되는 것이다. 출판사의 마케팅력 없이 책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의 편집력을 볼 수 있는 공간이 소규모 독립서점이기 때문이다.

3. 리디북스

리디북스는 2009년 서비스를 시작한 우리나라 전자책 1위 서점 이다. 전자책 시장에 대한 전망은 얼마전까지만 해도 흐렸다.

“사람들은 여전히 아날로그적인 인쇄물을 선호한다.”

“책을 읽을 때 보는 것 뿐만 아니라 종이를 넘기는 촉감을 무시할 수 없다.”

등의 전망을 내놓았고 이를 증명하듯이 전자책 시장은 성장할 듯 안할 듯 그렇게 몇 년을 버텼다. 최근들어서는 이런 기조가 조금 바뀌고 있다. 한국 E-Pub 연합이 내놓은 ‘크레마’ e-book 기기와 리디북스가 내놓은 ‘페이퍼’ e-book 기기로 인해 과거에 비해 전자책이 대중화되고 있는 느낌을 실제로 체감하고 있다. (** 그리고 요즘에는 왠만한 베스트셀러는 전자책도 모두 보유하고 있는 것 같다.) 전자책 매니아들이 선호하는 리디북스는 어떤 제안과 편집력을 보여주고 있을까?

11리디북스 홈페이지를 가면 가장 먼저 보여주는 차트이다. “사람들이 지금 많이 읽고 있는 책”. 리디북스는 전자책이기 때문에 전자책 단말기를 통해 현재 읽고 있는 책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전자책이 아날로그책에 비해 가질 수 있는 장점을 최대한 살려 ‘제안’해주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가끔은 살 책이 없더라도 “사람들이 지금 많이 읽고 있는 책은 무엇일까?” 라는 궁금함에 리디북스 홈페이지를 방문하곤 한다. 월간/주간/일간 랭킹이 있다고 하더라도 실시간 차트를 이길 수는 없다. 리디북스는 영악하게도 전자책만이 가질 수 있는 편집점, 그리고 이를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12실시간 랭킹 외에도 6가지의 유니크한 랭킹들이 있다. 이 중에서 내가 가장 ‘신박하다’라고 느꼈던 건 [별이 다섯 개]와 [완독률 최고] 이다. 두 메뉴 모두 전자책의 장점을 극대화한 메뉴이다. 평점을 매길 수 있는 점, 그리고 이 데이터들을 모아서 총점을 매길 수 있는건 전자책이 온라인 기반이기 때문이다. 또한 완독률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점도 전자책이기 가능하다.

1314이처럼 리디북스는 오프라인 서점과 다르게 전자책과 온라인 서점이 결합해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편집력을 보여주고 있다. 심지어 전자책에서 하이라이트 표시 문장을 취합해서 [가장 많이 하이라이트 표시가 된 책은?] 이라는 섹션으로 책을 제안해주고 있기도 한다.


이제는 북스토어 사업자는 소비자들이 특정 책을 구매하기 위해 서점을 방문하도록 기다리면 안된다. 새로운 책은 없는지? 색다른 테마로 엮어진 책들은 없는지? 이번 달 매장은 지난 달과 달라진게 없는지? 등을 소비자들이 궁금해하며 스스로 방문할 수 있는 서점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편집력과 제안의 힘을 키울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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