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 글에 영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를 보지 않았거나 볼 계획이 있으신 분은 뒤로가기를 눌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_+

영화의 초반부는 매우 흡인력이 강하다. 5분 안에 영화에 집중하게 되었다. 영화 속 상황으로 끌려 들어가 어느덧 주인공의 상황에 공감하고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 설명할 수 없는 긴장감이 흘렀다. 특히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납치사건’ 이라는게 누구에 의해 누가 납치되는지를 영화 처음부터 알고 봤기 때문에 언제쯤 사건이 터질까 조마조마 하며 영화를 봤다. 우선 이 영화에서 가장 돋보이는 건 엄지원과 공효진의 연기다. 두 사람 모두 나름의 캐릭터를 너무 잘 연기했다. 엄지원은 바쁜 워킹맘이자 아이를 찾아헤매는 모성애 강한 엄마를, 공효진은 국제결혼을 와 이런 저런 사연을 겪고 엄지원의 딸을 키우는 이모님 역할을 훌륭하게 해냈다. 그 덕분에 영화 초반부터 강하게 몰입해서 영화를 봤던 것 같다. 다만 영화 중간부터서는 사연에 대한 묘사과 설명이 길어지면서 영화가 다소 지루해진 감이 없지 않다. (실제로 영화 중반부에서 하품을 3-4번 했던 것 같다)

이 영화에서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나오는데 저 캐릭터가 나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은 워킹맘 엄지원. 한국사회에서는 육아와 일을 함께 한다는 것은 거의 전쟁에 가깝다. 어느 것 하나 집중할 수 없으며 어느 것 하나 균형있게 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자신의 딸을 중국인 한매(공효진 분)에게 맡기고 아침 출근길 또는 저녁 퇴근 이후 아이를 보는 걸로 만족해야 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살아야 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나 퇴근 이후에도 집에서 급하게 업무를 처리하느라 엄마 주변으로 온 아이를 반갑게 안아주지 못하고 이모님께 아이를 데려가달라고 말하는 장면에서는 아이도 그리고 엄마도 안쓰러웠다.

이후는 중국인 한매.  한매는 영화 초반부터 아이를 납치하면서 ‘악역’을 맡게 된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한매 나름의 사연이 있었다. 국제결혼을 왔지만 아이를 낳지 못한다고 구박을 받았었다. 이후 아이는 낳았지만 아이가 심하게 아파 대학병원을 가야되자 “아이는 또 낳으면 된다!” 며 경제적인 이유로 아이를 입원시키지 않는다. 결국 한매는 아이를 데리고 가출해 서울 대학병원에 아이를 입원시켰지만 막대한 치료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결국 쫓겨나게 된다. 그리고 아이는 앓다가 엄마 품에서 죽게 된다. 최근 농촌사회에서 국제결혼은 쉽게 볼 수 있게 되었다. 이에 예전과는 달리 선입견을 가지고 대하는 사람도 차츰 없어지고 있다는 얘기는 들었다. 하지만 아직도 도시 사람들은 국제 결혼에 대해서 대다수 부정적으로 생각하며 동남아시아권 사람들에게는 색안경을 끼고 보는게 여전히 있다. 그런 선입견 속에서 아이를 키우고 살아나가는 건 힘들다. 게다가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되지 않는 상태에서는 더욱.

결국 이 영화는 아이에 대한 두 엄마의 모습을 보여준다. 결국은 두 엄마는 모두 강렬한 모성애를 보이지만 상황은 다르다. 엄지원의 경우 주변 환경은 풍족하며 한매가 보기에는 충분히 행복한 가정이지만 그걸 지키기 위해 아이에게 많은 신경을 쓰지 못한다. 영화 도중 “목요일에 아이를 마지막에 보고 토요일에 사라진 걸 알게 되었다는게 말이돼요?” 라는 형사의 말이 정곡을 찌르는 말이다. 이에 반해 공효진은 아이를 키우는 환경은 최악이다. 경제적으로 풍족하지도 않고 의사소통 문제도 있어 아이가 아프다는 것을 119에 제대로 신고조차 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녀의 인생 전부는 결국 ‘아이’이다. 하루 종일 아이를 보면서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그녀의 행복이다. 어떻게 보면 한매의 방식이 엄마와 아이의 정서관계에 있어서는 더 좋으며 올바른 육아법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영화 결론에서 알 수 있듯이 한매의 아이는 죽고 엄지원의 아이는 산다. 한매처럼 아이를 키워야 하지만 결국 가난한 한매는 아이를 죽게 만든 엄마가 되어버렸다. 이에 엄지원의 아이는 엄마한테 충분히 사랑은 받지 못했지만 의사 아빠를 둔 덕에 적절할 때 치료를 받아 살게 된다. 엄마라는 같은 이름에 가치를 우열할 수는 없지만 현실의 단면을 보고 난 후 씁쓸한 마음은 감출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