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시작 한 이유도 ‘글’ 때문이었다. 생각은 하지만 생각의 흔적을 남기지 않고 있다는 생각에 블로그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게 올해 5월 이었다. 블로그를 시작하고 좋았던 점은 나의 생각이 한 공간에 아카이빙 되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나의 생각에 공감하는 사람은 ‘좋아요’를 누르기도 하고 ‘공유’를 하기도 했다. 참 뿌듯하고 고마운 일들이다. 대통령의 글쓰기라는 책을 전자책으로 주저없이 고르게 된 이유는 글쓰기에 대한 욕심 때문이었다. 여전히 부족한 내 글솜씨에 대한 부끄러움도 한 몫 했다. 계속 블로그를 할 예정이며 나의 생각을 정리하는 방식으로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현대의 최고 지성인이라 불리는 대통령의 글쓰기, 대통령의 연설은 어떤지에 대한 호기심도 있었다. 그래서 알라딘에서 주저없이 ‘대통령의 글쓰기’라는 전자책을 구매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존경하는 맘이 새삼 또 생겼다. 두 전직 대통령은 이 시대 최고의 필력가이면서 사상가이자 명 연설가이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대통령의 연설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 나 조차도 그랬다. 딱딱한 말, 뻔한 말이겠지 생각하면서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린 적이 많았다. 하지만 이 연설문을 위해 대통령들은 잠도 줄여가면서 수정에 수정을 거듭했고, 심지에 1년 연설 계획을 세우고 몇 달 전부터 어떤 메시지, 어떤 아젠다를 연설문에 담을 지 고민했다고 생각하니 부끄러워졌다. 그리고 그 밑에 연설비서관실, 더 밑의 각 부서에서 이 연설문을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공을 들였을 지 생각하니 과거 나의 자세에 대한 후회가 밀려왔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대통령들의 연설문을 찾아서 읽어볼 예정이다. 좋은 글을 쓰려면 좋은 글을 읽어보고 어떻게 썼는지 파헤치는 연습이 필요한 것 같다.

요즘 새해 마케팅 계획을 세우면서 느끼는 점은 “과연 마케팅의 본질은 무엇일까?”다. 화려하고 삐까뻔쩍한 무언가를 짜잔~ 하면서 보여주는 것이 마케팅일까? 그게 본질일까? 등의 의문이 계속 든다. 내 생각에는 마케팅은 결국 홍보의 일부이다. 이 마케팅으로 어떤 메시지를 남길지, 어떤 인식을 남길지, 어떤 레퍼런스를 남길지가 중요하다고 점차 느끼고 있다. 이 광고, 이 행사를 한번에 설명할 때 딱 기억에 남을 만한 ‘키워드’가 있는지, ‘메시지’가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실 많은 마케팅 프로모션들을 보면 ‘인지도 제고’ ‘~~로 포지셔닝’과 같은 목적으로 상위 컨펌이 이루어지고 실행이 들어가게 된다. 그러나 이런 목적들은 너무나도 당연한 소리다. 광고를 하고 오프라인 프로모션을 하는데 인지도가 안 높아질 수 없다. 그리고 포지셔닝은 기업이 하는 게 아니라 결국 소비자와 사용자가 결정하는 요인이다. 우리 몫이 아닌 셈이다. 결국은 ‘메시지’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홍보와 마케팅의 기본적인 본질을 말해주고 있다. 메시지와 아젠다가 얼마나 중요한지, 이 글과 연설 이후 어떤 제목으로 기사가 뽑혀 쓰여질 지를 고민해보는 것. 그것이 난 마케팅이라고 생각한다.

글쓰기를 잘하려고 이 책을 선택했지만 마케터라는 나의 업이 어떤 본질과 가치를 추구해야 하는지, 어떻게 홍보와 마케팅을 해야 하는지를 깨닫게 해준 책이었다. 최근들어 나의 생각을 잘 표현하고 많은 사람들과 건설적인 토론으로 합의점을 찾는데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 해왔는데 이 책이 큰 도움이 되었다. 적어도 3번 이상은 (에피소드를 제외하고) 정독을 하며 읽어볼 가치가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