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보기 전, 이 영화에 대해 들었던 몇 가지 내용이 있다. 우선은 굉장히 슬프다는 것이었다.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눈물을 흘려본적이 거의 없는 나이기에 이 영화가 나의 슬픈 감성을 자극할 수 있을지에 대한 오기가 발생했다. 두 번째는 현 시국에서 이 재난 영화를 보면 4.16 세월호 참사가 자연스럽게 떠올려진다는 것이다. 희생자들 뿐만 아니라 안일하게 대처하는 정부의 모습까지 그대로 이 영화를 보면 떠올려진다 했다. 슬픔과 분노, 2가지 감정에 휩싸이게 되는 그런 영화라고 했다.

영화는 136분이라는 긴 시간동안 지루할 틈 없이 사건을 전개해 나간다. 원전 사고 이 전의 평화로웠던 마을 모습과 각 인물들간의 관계를 설명하는데 영화 초반에 많은 시간이 할애되었다. 보통의 재난영화와 같은 스토리이다. 이와 같은 일상의 모습과 인물 간 스토리가 있어야 재난 이후의 모습이 극명하게 대비되어 보일 수 있고 재난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겪게 되는 인물 간의 변화에 대해 관객들은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떤 재난이 올지 알고 알고 영화를 보다보니 언제 사건이 터질지 계속 숨 죽이면서 지켜봤던 것 같다. 이는 노르웨이 재난 영화 ‘더 웨이브’를 볼 때도 그랬었다. 그런 긴장감 때문인지 다소 지루할 수 있는 영화 초반 부분이 지루하지 않게 느껴졌다

이 영화는 모두가 알다시피, 원전 사고를 다룬 영화이다. 지진으로 인해 원자력발전소에 이상이 오게 되고 이로 인해 원전이 폭발하게 되면서 발생하는 재난 영화이다. 지금까지 많은 재난 영화를 봤지만 원전을 다룬 재난 영화는 못봤었다. 그런면에서 굉장히 신선했고 우리의 삶과 가까이 근접해있는 원자력발전소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었다는 생각도 들었다. 피폭이 저렇게 무서울 수 있는지, 폐연료의 보관이 저렇게 중요할 수 있는지 처음 알게 되었다. 인구 밀도 대비 가장 많은 원자력 발전소를 가진 우리는 원자력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생활에 꼭 필요한 전기를 생산해주는 이로운 것임과 동시에 우리의 삶을 한 번에 해칠 수 있는 해로운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영화를 보면서, 울었다. 약간 작의적인 부분도 있었지만 주인공의 진심이 통해지는 영화 후반부에서 터졌다. 나 뿐만 아니라 많은 관람객들이 훌쩍거리면서 영화를 봤다. 영화 후반부에는 영화의 사운드보다도 주변 관람객들의 훌쩍이는 소리에 더 집중이 될 정도다. 원전을 다룬 재난 영화라는 점에서 소재의 신선함이 있었고 어색하지 않은 CG 역시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다만 영화 스토리의 경우 일반적인 재난영화와 크게 다를 바 없었으며, 정부의 안일한 대처의 모습은 영화 ‘터널’에서 이미 봤기에 답답함이 더 끌어올려지지는 못했다. 그리고 슬픈 건, 이렇게 재난영화에서 다뤄지는 정부의 모습을 보며 정부에 대해 신뢰하는 마음이 점차 사라진다는 점이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정부가 뭐 하는 일이 다 그렇지” 라고 생각하며 나가는 관람객들이 많다. 하지만, 어찌됐든 이와 같은 위기상황에서 우리가 기대야 할 곳은 정부 뿐이다. 그런 일이 결코 있으면 안되겠지만 원전 사고와 같은 큰 재난이 오게 된다면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주체도 정부다. 하지만 실제로 그런 상황이 왔을 때 우리는 정부에 힘을 실어줄 수 있을까? “예전에 하는 거보니 정부 못 믿겠더라!”라고 비난만 한다고 재난 현장을 수습할 수 없다.

물론 정부의 잘못도 크다. 세월호 참사와 같은 정부의 대응은 답답하기 그지 없다. 그리고 이런 대응이 또 반복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하지만 역사를 우리가 배우는 이유는 같은 일이 닥쳤을 때 헤쳐나갈 수 있는 혜안점을 역사에서 찾을 수 있는 것처럼 분명 ‘나아지는 부분’은 있을 것이다. 하루 빨리 재난 영화에서 정부가 신속하게 사고 현장을 수습하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런 날이 올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