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읽어본 에세이였다. 에세이를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는 쉽게 읽힌다는 것이다. 에세이를 읽을 때는 자기계발 도서와 같이 내가 이 책에서 뭔가 유익한 포인트를 꼭 뽑아내고 말겠다는 의무적인 행태에서 벗어날 수 있다. 책으로부터 뭔가를 얻어내겠다는 것으로부터의 해방감이 아닐까 싶다. 에세이는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그대로 듣기만 해도, 공감하기만 해도 충분한 장르라고 생각한다.

‘그저 나이기만 하면 돼’라는 책을 읽으면서 오랫동안 궁금했던 항공 승무원에 대한 직업적 호기심을 많이 해소할 수 있었다. 일반적인 우리가 보기에 항공 승무원은 매우 특별한 직업이다. 우선 하늘을 일터로 삼는 다는 점과 전 지구상 극히 제한된 인원만이 업으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궁금한 것들이 많았다. 항공사 승무원들은 어떤 과정을 거쳐서 채용이 되는지, 채용이 되고 나서는 어떤 훈련과 준비과정을 겪는지, 그리고 그들의 첫 비행은 어떤 느낌이고 승무원으로 일하면서 겪는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궁금했다. 밖으로 보여지는 것보다 비하인드 스토리가 궁금했다.

또 이 책이 관심을 끌었던 이유는 저자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과 같은 국적기 항공사의 승무원이 아니라 미국 항공사의 승무원으로 채용되어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조금 더 거창하게 얘기하자면 아시아인에게 박할 수 밖에 없는 미국에서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스토리이다. 저자가 미국인과 결혼을 하고 나서 어떤 감정들을 타국에서 느꼈고 항공사 승무원이기 되기 위해 어떤 과정들을 겪었는지, 그 과정에서 배운 소중한 경험들은 무엇인지를 이 한 권을 통해서 알 수 있게 되었다.

외국 회사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 외국에서 거주해보고 싶다는 생각. 여전히 많이 한다. 더 넓은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고 제한적인 커리어가 아닌 어디서나 통용될 수 있는 커리어를 갖추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특히 IT업에 있어서 세계 곳곳에서 기회가 참 많다. 최근 떠오르고 있는 중국만 해도 그렇다. 물론 이런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평소에 일관화되게 트레이닝이 되어야 한다. 언어이든, 생각의 연습이든, 아이디어의 확장이든.

저자를 보면서 부럽다는 생각과 함께 얼마나 힘들었을까라는 생각도 함께 들었다. 호주에서 1년 정도 머물러 본 경험이 있기에 타국에서 먹고 사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잘 알기 때문이다. 사회적/문화적/언어적 어려움을 헤쳐나가며 누구도 쉽사리 갖지 못할 ‘스토리’를 갖게 된 저자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