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드라마가 재미있다는 얘기는 드라마가 온에어하고 있을 당시 지인에게서 들었다

한 편 한 편이 오션스 일레븐 같아

라고 표현했던 지인. 나도 워낙 이런 종류의 영화를 좋아한다. 뭔가를 치밀하고 준비해서 짜릿하고 스릴 넘치는 범죄를 저지르는 범죄스릴러물. OCN ’38사기동대’가 딱 그런 영화이다. 요점은 “사기를 쳐서 고액 체납자들의 체납 세금을 징수한다”다. 뭘 어떻게 사기를 치면 돈 쪽으로는 수가 훤한 사람들이 사기를 당할까? 싶었는데, 드라마를 보니까 당하더라. 그리고 당할 때 (다소 변태같지만) 쾌감과 짜릿함이 느껴졌다. “샘통이다!”가 절로 나온다

1) 서인국의 발견

가만히 생각해보면, 38사기동대 이전에 서인국이 나왔던 드라마는 다 봤던 것 같다. 서인국이 연기자로 대비했던 tvN ‘응답하라 1997’ 부터 ‘고교처세왕’. 특히나 고교처세왕을 보면서 서인국이 참 연기를 잘한다는 생각을 했다. 능구렁이 같지만 진지할 때는 쾌나 진지한, 코믹한 상황에서도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러움이 묻어나는 연기자였다. 큰 배우가 될 수도 있겠다. 라고 생각했는데 38사기동대에서 정점을 찍었다. 서인국의 연기를 보면서 어색하다고 느낄 때가 단 한번도 없었다. 그는 사기꾼 양정도에 푹 빠져 있었고 본인이 서인국인지 양정도인지 헷갈릴 정도로 몰입해서 연기를 한다는 사실을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까지 되기에 얼마나 피나는 노력을 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연습생 출신으로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육성된 가수가 아닌 오디션 가수로서의 도전, 거기서 멈추지 않고 이제는 배우 커리어까지. 그가 얼마나 도전과 변신에 열정적으로 임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이 드라마는 단연코 서인국이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양정도 역에 서인국 말고 누가 더 잘 어울릴까? 라고 생각했을 때 한참을 생각했어야 했다

2) 훌륭한 시나리오

일단 작가 선생님이 천재임은 확실하다. 우선 누구나 합리적으로 “저 사람이 사기를 당할만 했구나!”라고 생각하게큼 하려면 꽤나 그 과정이 치밀하거나 반전이 있거나 해야 한다. 38사기동대에 나오는 사기 에피소드들이 어느 하나라도 뻔하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저렇게 뒤통수를 쳤구나. 대박, 이런거였구나를 계속 외치면서 드라마를 보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이 말은 시나리오 자체가 워낙 탄탄해서 몰입을 안할 수가 없으며 각 등장인물의 캐릭터들이 균형감있게 잘 어우러져 드라마의 전개가 지겨울 틈이 없었다는 얘기이다. 나중에 드라마가 끝나고 찾아보니 38사기동대 ‘한정훈’ 드라마 작가님께서는 과거 OCN ‘나쁜 녀석들’ 드라마를 집필했었다. ‘나쁜 녀석들’을 보면서도 (강예원 연기만 빼고) 모든 것이 완벽했었다. 특히나 박해진이 연기했던 캐릭터는 너무나도 강렬해서 아직까지도 잊혀지지 않는다. 이처럼 한정훈 드라마 작가님께서는 보기 드물지만 이해가 안되는 것은 아닌 캐릭터를 발굴하는 능력이 뛰어난 것 같다. 사실 38사기동대에 나오는 캐릭터들도 보면 절대로 흔한 캐릭터들이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낯선 세계에서 온 사람같은 느낌은 아니다. 캐릭터들이 대중성 안에서 독특함을 가지고 있는 것이 이 드라마의 큰 장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3) 현실과 다르지 않은 이야기

이 드라마를 보면서 화날 때가 한 두번이 아니었다. 고위 권력층, 대기업들의 횡포와 정경유착, 납세의 의무를 지키지 않은 것을 당당하게 생각하는 비상식적인 행동들을 보면서 진짜 저런 사람이 현실에 있을 수 있을까? 싶었다. 그러나 최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보면서 이런 이야기가 현실과 완전 동떨어진 얘기는 아님을 알게 되었다. 드라마 중에서 서원시 시장은 대기업 회장의 경제적 스폰을 받는다. 이 대가로 대기업 회장은 서원시의 ‘비선 실세’ 역할을 한다. 시장을 존경하는 척, 존중하는 척 하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부하로 보고 서원시를 자신이 만들어나간다고 생각한다. 어떤가? 최순실이라는 민간인이 대한민국을 자신이 주물럭 거린다고 생각했던 것과 다르지 않은 이야기이다. 드라마는 드라마로 끝났으면 하는 바람이 처참히 무너진 현실의 리얼한 모습을 보면서 한 숨이 나오는 건 나뿐만이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