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코인노래방’입니다. 일명 ‘코노’ 라고 불리기도 하죠. 동전을 넣고 노래를 부를 수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코인노래방의 시작은 오락실 안에 있던 간이 노래방이었습니다. 몇 년간 이 곳의 인기가 꾸준히 이어지자 코인노래방이라는 독립적인 공간으로 재탄생하게 된 겁니다. 

처음에 코인노래방이 등장했을 때는 솔직히 ‘반짝’하고 말 줄 알았습니다. 청소년들이 즐길 만 한 문화 공간이 마땅히 없다는 이유 때문에 코인노래방의 인기가 이처럼 높아졌고,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문화 공간이 얼마든지 등장한다면 코인노래방의 인기 역시 사그라들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작년(2017년) 한 때 큰 인기를 끌었던 ‘인형뽑기’ 가게들이 요즘들어 하나 둘 폐업을 하는 것처럼 말이죠.

하지만 의외로 ‘코인노래방’은 장수하고 있고, 번화가와 역세권을 중심으로 더 많이 생겨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래서, 갑자기 궁금해졌습니다. 왜 코인노래방은 잘 되는지, 그리고 코인노래방 케이스에서 배울 수 있는 점은 무엇인지 말이죠.

# 시간, 비용, 공간의 최소 기준이 낮아지다

과거에는 노래방을 간다는 건, 큰 단위의 이벤트 중 하나였습니다. 왜냐하면 ‘최소한’의 조건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노래방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최소 기본 시간이 존재하고, 최소 요금이 있으며, 이 요금을 내면서 이용받고 싶어하는 최소한의 공간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고객과 가게 주인이 서로 ‘최소’를 요구하면서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었던 구조였습니다.

하지만, 코인 노래방은 이런 ‘최소’ 기준이 매우 낮아졌습니다. 기본 시간이라는 개념 자체가 코인노래방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노래를 부르러 들어갔다가, 노래가 끝나면 언제든지 나오면 되는 구조입니다. 5분만 이용해도 괜찮고, 30분을 이용해도 괜찮습니다. 시간의 자율성이 고객에게 전적으로 부여되며 ‘부담’ 갖지 않고 이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서비스 이용 요금도 마찬가지입니다. 노래방 가게 주인분께 얼마에요, 라고 물어볼 필요도 없이 투입하는 동전 개수에 따라, 지폐에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가 정해져 있습니다. 300원만 투입해 노래 1곡을 부르고 나올 수도 있고, 1000원을 투입해 노래 4곡을 부르고 나올 수도 있습니다 (*코인노래방마다 서비스 가격은 다르지만, 제가 가봤던 곳은 이랬습니다) 즉, 요금 측면에서도 최소 기준이 낮아지면서 고객 입장에서의 서비스 이용 허들은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시간과 비용의 최소 기준이 낮아지다보니, 공간 측면에서 협소함도 고객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코인 노래방을 이용하는 분들 중에 공간이 좁다, 그래서 이용 못하겠다, 라고 말하는 분들은 아직까지 보지 못했습니다. 이 정도 가격에, 언제든지 들어갔다 나올 수 있는 공간에 대한 최소의 기준도 낮아지게 된 겁니다.

# 불편함은 언제나 새로움을 낳는다

우리가 이용하고 있는 서비스 또는 오프라인 공간을 보면, 항상 불편함이 새로운 업태를 만들지 않았나 싶습니다. 생과일주스는 왜 비싸야 돼, 라는 질문에 쥬시와 같이 저렴한 가격에 생과일 주스를 판매하는 가게들이 큰 인기를 끌었고 핫도그를 퓨전 방식으로 먹을 수는 없을까, 질문에 명량핫도그와 같은 가게가 생겨났습니다. 저는 코인노래방 역시 기존의 노래방이 갖는 ‘불편함’ 때문에 등장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기존 노래방에서는 ‘혼자’ 이용하기가 애매했습니다. 위에서 말했던 것과 같이 혼자서 부담해야 하는 최소의 기준이 굉장히 높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혼자, 또는 2인 정도가 쉽게 노래를 부를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라는 생각에 오락실 안에서부터 코인 노래방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그 인기가 꾸준히 이어져 이제는 ‘코인노래방’ 단독 공간까지 생겨나고 있습니다.

또, 기존 노래방에서는 전체 서비스 시간이 먼저 부여되고 그 시간 안에서 노래를 불러야 했습니다. 그래서 시간 단축을 위해 ‘간주점프’ ‘점수 제거’ ‘1절만’ 기능은 필수였습니다. 어떻게든 1곡을 부를 때 시간을 단축시켜야 전체 시간 내에서 더 많은 노래를 부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계속 서비스 시간을 보면서,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또한 10분 정도 남짓 남았을 때는 사장님께서 서비스 시간을 더 넣어주시는지, 아닌지 초조한 마음으로 기다리게 됩니다. 하지만 코인 노래방은 전체 서비스 시간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노래 곡 수가 우선 먼저 정해지고 이에 따라 서비스 시간이 정해지는 구조입니다. 즉, 이전의 대형 노래방과 서비스 패턴이 완전히 바뀐 겁니다.

기존 노래방 : 확정적인 서비스 시간 -> 가변적인 노래 곡 수 
코인 노래방 : 확정적인 노래 곡 수 -> 가변적인 서비스 시간

이렇게, 서비스 이용 구조가 전, 후로 바뀌게 되면서 고객 입장에서 엄청난 혜택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더 이상 눈치 볼 필요 없이, 노래 처음부터 끝까지 ‘완창’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불편함이 계속 불편함으로 남고 있는 서비스 또는 오프라인 공간은 위험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언제나 이 빈틈을 노리고 등장하는 새로운 사업자는 있게 마련이고, 이들이 시장에서 인정받는 동시 기존의 사업자들은 휘청거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코인노래방이 된 것입니다.

# 사회적, 경제적 트렌드도 한 몫

1인 가구가 증가하고, 혼자 문화생활을 즐기는 일명 ‘혼족’ 이 사회적으로 늘어난 것도 코인노래방의 인기 요인 중 하나 입니다. 코인노래방은 ‘혼자서도 뻘쭘함 없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1인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퇴근 이후, 집에 들어가기 전 잠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공간으로도 활용되고 있고 집에서 쉬다가 심심하면 나가서 시간을 때울 수 있는 공간이 되기도 합니다.

또, 작년 한 해 경제 트렌드의 중요한 현상이었던 ‘작은 사치’가 이 곳에도 적용됩니다. 1,000원 정도에 노래 4곡을 부르면서 좋아하는 노래도 부르고 스트레스를 풀 수 있다는 점에 거리낌 없이 선뜻 지갑을 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정도 금액이 비싸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오히려, 가성비 좋은 취미로 생각하고 매일 또는 매주 1번씩 방문하면서 단골 손님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마치며

코인노래방은 ‘최소의 기준’을 낮추면서 기존 대형노래방을 휘청거리게할 만큼 성장했습니다. 앞으로도 모든 서비스에서 최소의 기준은 낮아질 예정입니다. 몇 개월, 1년 단위로 반드시 회원권을 끊고서만 이용할 수 있었던 헬스도 TLX PASS라는 스타트업의 서비스 덕분에 1회권 개념으로 전환되어 부담없이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 배낭 여행객이 자주 이용하는 게스트 하우스는 방 1개를 여러 명이 대신 나눠 쓰면서 저렴한 비용에 숙박을 할 수 있고, 새로운 친구를 만들 수 있는 기회로 발전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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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에 대한 최소의 기준을 낮춘 TLX PASS 서비스

앞으로, 더 많은 서비스에서 ‘최소의 기준’이 낮아진 서비스를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요? 예를 들면, 몇 달 단위로 끊어야 하는 요리 학원의 수강 프로그램도 앞으로는 1회권 수강으로 나뉘어지면서 ‘딱 1가지 요리만 제대로 배워가는 요리 프로그램’이 만들어 질 수 있을 것 같고, 혼자가기 뻘쭘하고 기본 요금도 비싼 편인 볼링장도 ‘코인 볼링장’ 같은 것이 생겨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화를 그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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