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유재석이 TV에 나와 ‘위비가 좋아~ 위비톡 깔고~를 흥얼거릴 때가 있었다. 바로 우리은행이 16년 1월 출시했던 위비톡 TV CF였다. 은행에서 출시했던 첫 메신저앱이었다. 10개월이 지난 지금, 거의 폭망이다. 가입하는 사람들은 단순히 이벤트성으로 가입한 사람이 대부분이고 그 이후에는 앱을 삭제하거나 사용하지 않는 유령회원으로 변했다. 150만명이 설치하고 하루 평균 2만명이 쓴다고 하지만 이 정도 규모면 유령앱이라고 봐도 무방히다. 그리고 분명 대부분의 가입자는 우리은행 직원들, 그 직원들의 지인과 친인척들이 대부분일듯 하다. 위비톡, 무엇이 문제였을까?

▲우리은행에서 출시한 ‘위비톡’ 주요 기능

출시자체가 문제

조금 독하게 말하면 출시자체가 문제이다. 만약 위비톡을 준비하는 사람들 중 모바일 기업 전문가가 있었다면 위비톡의 미래를 충분히 예견했어야 했다. 어쩌면 상위의 지시에 의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할지라도 말렸어야 했다. 아님 메신저앱을 출시해보자라고 말했던 임원을 해고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모바일/IT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이렇게 떨어지는 사람이 모바일 뱅킹/핀테크를 얘기하고 있으니 말이다. 충분한 역량이 있는 대형 IT회사들도 ‘메신저앱’은 이제 안 된다라고 솔직하게 말한다. 메신저앱의 경우 선점효과가 굉장히 중요한 서비스이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기능으로 나와도 카카오톡을 이길 수 없다. 왜 우리은행은 위비톡이라는 메신저앱, 그것도 메시지 폭발기능/귓속말 기능/메시지 회수 기능 등이 있어 재미요소가 충분하고 인스턴트 메시지 전달에 최적화되어 있다고 자랑해왔다.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사람의 결정이 틀림없으며 쓸데없는 곳에 헛돈을 썼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은행은 위비톡 마케팅을 위해 최소 50억 이상의 마케팅 비용을 쓴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위비톡 마케팅을 위해 최소 50억 이상의 마케팅 비용을 쓴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비금융확장이 필요하다지만

분명 이런 기획에서 나왔을 것이다. 간편 결제 시장과 중소 금리 대출시장(P2P)이 커지고 있고 핀테크 기술 규제가 풀린 와중에 우리도 뭔가를 내놔야 하지 않을까? 초저금리 시대에 전통적인 이자수익만으로는 수익화가 힘드니 비금융부문을 강화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플랫폼’을 만들고 우선은 사람이 모여드는 광장을 만들어야 하는데 뭐가 좋을까? 은행에서 직접 개인간 커뮤니케이션 툴을 만들고 그 안에서 송금/대출/N빵 등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도록 하면 어떨까? 심각한 착오다. 사람들은 여전히 모든것을 카카오톡으로 공유한다. 송금한 이후에도 ‘카카오톡으로 전송하기’를 터치해서 메시지를 보내거나 해당 화면을 그대로 스샷해서 카카오톡에서 이미지로 보낸다. 이미 습관화된 메시지 전달 패턴을 깨기는 쉽지가 않다. 무리한 도전에 과도한 마케팅비용을 낭비하고 있는 것이다.

▲위비톡 안에 새로 생긴 '위비클럽' 밴드가 이미 있는데 사람들이 과연 이 곳으로 올까??
▲위비톡 안에 새로 생긴 ‘위비클럽’ 밴드가 이미 있는데 사람들이 과연 이 곳으로 올까??

KEB하나은행과 비교되는 모습

우리은행이 위비뱅크와 위비톡을 강하게 마케팅 할 당시 KEB하나은행은 멤버십 제도 ‘하나멤버스’를 강하게 푸시했다. 하나멤버스는 출시 1년만에 700만명의 가입자를 모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금융원 멤버십 열풍의 시초 역할을 하면서 이후 신한은행의 ‘FAN클럽’을 탄생하게도 했다. 하나 멤버스는 하나금융그룹 계열사의 거래 실적에 따라 포인트인 ‘하나 머니’를 제공하는 통합 멤버십 서비스다. 서비스 이용에 비례해 하나머니를 적립하고 전국 KEB하나은행 ATM에서 현금으로 출금할 수 있다. 수수료 없이 전화번호만으로 지인들과 하나머니를 주고 받거나 OK캐시백, SSG페이, CJ ONE, 아모레퍼시픽, 페이코 등 대형 멤버십 포인트들과 교환ㆍ합산해 이용할 수도 있다. 현재 제휴를 추진 중인 S-OIL, CU, 옥션, 지마켓, 모두투어 등 다양한 분야의 100여개 업체에서도 포인트 교환 이용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 100여 곳이 넘는 곳에서 포인트 적립이 가능한 ‘하나멤버스’
▲ 쌓은 포인트를 현금으로 찾을 수 있는 '하나멤버스'
▲ 쌓은 포인트를 현금으로 찾을 수 있는 ‘하나멤버스’

하나멤버스의 이 같은 편의성과 확장성이 ‘포인트=현금’이라는 인식 정착에 기여하고 있다. 결국 KEB 하나은행은 ‘고객들이 어떤 것을 불편해하고, 어떤 것을 필요로 할까?’를 깊게 고민한 결과 쉽고 다양하게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고 현금화 할 수 있고 여러 곳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로 인해 기존 고객들은 충성고객으로 계속 남을 수 있었고, 하나멤버스를 사용하기 위해 하나금융그룹의 상품을 찾는 신규 고객도 생겼다.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없었으며 근본적인 핵심역량에서 벗어나 헛발질을 한 우리은행과 자신들이 무엇을 잘하는지 잘 알고 이를 빠른 실행력으로 실천한 하나은행. 누가 맞았는지는 지금의 성적표가 잘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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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KEB하나은행으로부터 어떠한 포스팅 요청 없이 순수하게 필자가 분석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