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뭐 할까? 하다가 서울시청주변 투어를 하기로 했다. 그 중에서 가장 가고 싶었던 곳은 서울시립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은 누구나 무료로 전시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자주 오지는 못하지만 이 근처를 오게 되면 꼭 들르는 곳이다. 이번에는 특히나 운이 좋게도 1년 중 가장 큰 행사, 서울시립미술관 SeMA 비엔날레를 하고 있었다.

SeMA (Seoul Museum of Art)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은 짝수 해마다 열리는 서울시의 대표적 미술행사이다. 올해 9번째로 맞이하는 비엔날레는 ‘네리리 키르르 하라라’ 라는 전시제목으로 국내외 24개국 61명(팀)이 참여했다. 뉴미디어와 다양한 실험으로 확장된 30점의 신작과 젊은 작가, 여성 작가, 제3세계 작가의 작품을 포함한 76점의 조각, 회화, 설치, 영상, 퍼포먼스 등 작품이 출품했다. 지역별로 유럽이 9개국 13작가로 가장 높으며, 아시아 5개국 28작가, 남미 3개국 5작가, 북미 2개국 8작가, 아프리카 2개국 4작가, 오세아니아 1개국 1작가가 참여했다.

2016년 SeMA의 전시는 ‘네리리 키르르 하라라’

‘네리리 키르르 하라라’라는 제목이 굉장히 재미있어 의미를 찾아보니 일본의 시인 타나카와 슌타로의 ‘이십억 광년의 고독’에 나오는 화성인의 상징적 미래언어 ‘네리리 카르르 하라라’ 에서 인용했다고 한다. 급격한 성장과 민주화 시기를 거쳐 성장한 도시를 미래 시제로 고안해보는 미술언어를 지칭한다고 한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을 들어서면 가장 크게 보이는 전시 Wall

이제 전시 작품을 하나씩 살펴보고, 전시 작품을 보면서 나는 어떤 생각을 했는지 정리해보려고 한다.

가구 창고 같은 곳에서 재생되고 있는 전시 영상. 역시나 마케터 아니랄까봐.. 가구 광고 같은 곳에서 이렇게 활용하면 좋지 않을까 싶었다. 직업병이다 직업병 ㅠ

작품중에서는 이렇게 두 친구가 서로 이야기를 하는 전시영상이 있었는데, 보고 있을 수록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느낌이랄까? 예전에 호주에 있었을 때는 저렇게 잔디 위에서 누워서 하늘도 보고 그런 시간이 있었는데 직장생활을 하면서 그런 시간들이 사라진 것 같다.

요런 디스플레이 패널도 나중에 오프라인 캠페인에서 쓰면 좋겠다는 생각! 직업병 2…

어디선가 이렇게 미래스러운(?) 칼라가 보여서 자연스럽게 발길을 항했다. 밖에서 전시 소개를 보니 독성물질 미량이 벽에 칠해져있어서 절대 만지지 말라는 주의 사항이 있었다. 그리고 전시 작품 보존을 위해 신발에 덧개를 씌워서 전시장에 들어섰다.

안에 들어서니 온통 형광색으로 뒤덮인 방이 매력있었다. 그리고 왠지 독성 물질이 벽에 함유되어 있다고 하니 꺼림칙한 느낌이 들었지만 독성 물질을 활용해서 전시를 꾸밀 생각을 한 작가에게는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알고보니 이 전시는 우리가 항상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독’이 이렇게 아름다움을 보여줄 수도 있다는 이중적인 면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한다. 이번 SeMA 전시에서 가장 독창적인 전시가 아니었나 싶다.

처음에 이 작품을 보고 아래로 뭔가 설치되어 있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15cm 정도의 폭으로 파져 있으며 빛과 거울을 통해 이렇게 아래로 쭉 길어져 있는 느낌을 연출했다. 소개에 의하면 우리는 도시에서 ‘빌딩숲’들을 본다. 항상 위로만 뻗어져 있는 세상. 이 작가는 아래로도 뻗어 나갈 때는 어떨까? 라는 호기심으로 이 작품을 선보였다고 한다.

계속 아래로 빠져들어가는 듯한 느낌…

어디선가 반가운 소리가 들린가 했더니.. 영사기를 활용한 전시도 있었다. 이상하게 (변태스럽지만 ㅠ) 영사기 소리를 들으면 평온해진다.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마구 솟고 이 소리를 녹음해서 계속 듣고 싶다는 생각까지 든다.

1층 전시를 마치고 2층으로 올라갔다. 입구에 들어서서 보이는 사진

핵실험장, 전쟁의 폐허 모습을 담은 사진. 이 사진 2장으로 인간의 어두운 면을 볼 수 있었다. 우리가 항상 행복, 평화 등을 추구하지만 그 와중에 어떤 곳에서는 어두운 면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반성하고 또 반성했다. 그리고 사진 1장으로 메시지를 잘 전달한 작가에게 경의를 표했다.

계속 빤히 보게 된 영상. 실제로 제주도에서 한 독일인이 바다를 항해할 배를 만들었던 다큐멘터리. 다만 아쉽게도 태풍으로 인해 이 배는 항해도 해보지 못하고 완파를 당하게 되었다. 이 영상은 외부자의 시선, 그리고 내부자의 시선 이렇게 2가지의 시선에서 보여진다. 배 안에서 비춰지는 사람들의 모습이 있을 때도 있고 작업자들 입장에서 배를 만드는 과정을 담기도 했다. Kavenga라는 뜻은 폴리니시언어로 “별을 보며 항해하다” 라는 뜻이다. 내 인생의 키워드로 삼고 싶을만한 단어인것 같다.

이 작품도 굉장히 신기했다. 비디오와 Wall을 활용한 전시였는데 사람이 손을 뻗을 때는 2개 벽으로 손이 뻗치는 동작이 보여지고 했고 걸어가는 모습이 나올때는 2개 벽을 이어서 걸어가는 효과를 보여주기도 했다. 이런 미디어 아트가 난 참 좋다. 색다른 시도라는 점, 그리고 어떤 영상을 만들 때 영감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것 같다

이 작품도 좋았다. 작가는 항복과 행복이라는 엇비슷한 단어를 통해 ‘항복하면 행복하다’ 라는 메시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나라는 존재가 항복을 통해 존재하는지, 행복을 통해 존재하는지 생각하게큼 한다. 근데 진짜 “항복하면 행복해지는” 것 같다. 포기가 많을 수록, 욕심이 없을 수록 행복해지는 것 같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고 욕심꾸러기처럼 살지 않으면 행복할 수 있는 길은 더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이 요즘 든다.

이 작품은 태국의 한 도시 대형 전광판 앞의 사람들의 모습을 다뤘다. 전광판 색상에 의해 때로는 빨강, 때로는 파랑, 때로는 초록으로 보이게 된다. 여행을 가게 되면 이런 모습을 많이 본다. 그 곳이 일상이어서 살아가는 사람이 있고 나같이 여행을 하기 위한 이방인이 있다. 이 영상에는 일상을 살아가는 현지인 모습이 많이 보이는데 그런 자연스러움에서 나오는 편안함이 정말 좋았던 것 같다. 그리고 그들의 미소에서 ‘일상 속의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

[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 2016]

기간 : 2016년 9월 1일부터 11월 20일
전시제목 : 네리리 키르르 하라라
참여작가 : 총 50여 명/팀이 참여. 여성 작가의 비율을 늘리고 아프리카와 중남미의 작가들에 주목

[서울시립박물관 서소문본관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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