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일본을 여행지로 선호하는 편이다. 가까운 거리에 있으면서도 여행 느낌을 충분히 낼 수 있고 우선은 먹거리가 잘 맞아서 삼시세끼로 인해 스트레스 받을 일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해외 여행 중 일본을 가장 많이 갔었는데 (오사카, 후쿠오카, 오키나와), 여행을 갈 때마다 들렀던 곳이 바로 ‘돈키호테’ 라는 상점이었다. 여긴 도대체 어떤 곳이길래 도시의 번화가에 필수로 위치해있으며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일본 여행을 가면 꼭 필수로 들려야 하는 곳으로 ‘돈키호테’가 언급되고 있었다. 그리고 가게를 들어보고 난 뒤에는 이런 만물상같은 가게는 무엇인가? 하는 궁금증이 들었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정보를 찾아보던 중 돈키호테는 내가 생각하고 있던 곳보다 훨씬 규모가 큰 일본의 소매업체이자 생활잡화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러던 참에 돈키호테 CEO인 ‘야스다 다카오’가 직접 저술한 책이 국내에 출판 되어있는 걸 발견했고 e-book으로 출간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얼마 전, e-book이 출간되었다는 문자를 받았다.

계속 구매만 해놓고 읽지를 못하고 있다가 긴 추석 연휴를 맞아 펼치게 되었다. <힐빌리의 노래> 이후 2번째로 읽는 추석 연휴 독서.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들을 기록해두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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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는 전통적인 소매업체의 ‘성공공식’을 따르지 않았다. 깔끔한 진열보다는 모든 물건을 쑤셔놓은 듯한 압축 진열을 시도했고, 밤 10시면 영업을 종료하는 다른 소매업체들과는 달리 새벽 3시까지 심야영업을 하면서 밤의 경제를 만들었다. 또한 전통의 프랜차이즈와는 달리 매장과 각 담당자들에게 모든 권한을 위임하며 ‘권한이양형’ 프랜차이즈 모델을 만들기도 했다. 사실 ‘거꾸로’ 가서 성공하는 일은 거의 없다. 기존에 나와있는 성공공식에 따라 사업을 할 경우 ‘대박’은 아니더라도 손실 정도는 면할 수 있다. 하지만 돈키호테는 이를 거부하고 ‘거꾸로’ 갔다. 어쩌면 운이 좋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들었던 생각은 ‘변화’를 시도하는 움직임은 언제나 옳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변화를 위함이 ‘고객’이 되었을 경우에도 언제나 옳다. 고객들이 소매 업체의 쇼핑을 ‘심심’해 하자 발견의 재미를 주기 위해 압축 진열을 시도했고 밤 활동이 잦은 젊은 층과 여행객들이 갈만 한 곳이 없자 심야 영업을 한 것이다. 모두 ‘고객’의 숨은 니즈를 향했고 기존 소매업체가 채울 수 없었던 부분을 시도하자 ‘거꾸로’ 보여진 것 뿐이다.

항상 어떤 일을 할 때 우리는 ‘레퍼런스’를 찾는다. 성공의 레퍼런스들을 찾아 그 케이스들의 장점을 섞어 완벽한 실패를 막기 위함이다. 하지만 여기에 의존할 경우 완전한 차별점은 만들 수 없다. 완전한 차별점은 기존에 없던 것이기에 내가 생각해야 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문제 또는 니즈의 본질을 찾아 대안을 스스로 만들어내는 능력이 이 시대에는 정말 필요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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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며 반성하는 부분이 있었다. 나는 간혹 AND가 아닌 OR을 생각하는 사람이 된다.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걸 해야 할 지, 저걸 해야 할 지에 대해서 고민을 할 때 ‘다’ 하는 생각보다는 ‘선택’을 하게 된다. 그래서 여러가지를 생각했었도 결과물은 1개만 나오게 된다. 내가 선택을 한 결과이다. 하지만 저자는 OR이 아니라 AND 사람이 되라고 이야기 한다. 선택을 할 필요 없이 ‘모두’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이는 비즈니스 관점이 아니라 나의 삶의 관점에서 굉장히 와닿았던 부분이다. 일도 잘 하고 싶고, 독서도 열심히 하고 싶고, 취미도 갖고 싶고, 연애도 하고 싶고 등등 하고 싶은 것은 많은데 이 중에 나는 항상 1가지만 선택해서 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모두’ 조화롭게 할 수 있는 부분이 분명 있었다. 내가 더 열심히 살고, 시간을 만들고, 집중을 하고, 몰입을 하면 모두 같이 할 수 있지 않았을까? 반성되는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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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다보면 돈키호테의 사업 규모가 커지면서 지역 사회와 정부로부터 저항을 받는 부분이 나오게 된다. 심야영업으로 인해 주변 주민들이 생활권, 수면권 침해를 당하게 되자 돈키호테가 심야영업을 하지 못하도록 청원을 한다. 또한 돈키호테가 심야에 비상약을 판매하는 것에 대해 일본 정부는 약사의 처방이 없는 판매라며 불허를 내리고 돈키호테는 심야시간에 아파 약을 찾는 ‘고객’들을 위해 그들을 대신해 정부와 싸우게 되는 에피소드도 담겨 있다.

이런 갈등은 모든 사업체의 필연적인 숙명이라는 생각이 든다. 회사가 작은 규모일 때는 저항 변수에 대해서 깊게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규모가 커지게 되면 자연스럽게 견제를 하는 시선이 많아지게 되고 이른바 ‘피해’를 본 사람들이 늘어나게 되면서 그들의 이해관계가 커지게 된다. 이를 꼭 나쁜 것만으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함께 잘 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기업은 확장 때부터 ‘사회’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우리 사업이 잘 되는 것만을 생각할 것이 아니라 확장이 되면서 피해를 보는 사람은 없지만, 소외되는 사람은 없는지, 환경적인 피해는 없는지 등을 고민해봐야 한다. 사회를 고려하지 않고 비즈니스 확장에만 집중하다가는 언젠가 갈등이 터지게 마련이다. 그리고 그 때의 갈등 수준은 기업이 감당할 수 있을만한 수준이 아닐 때가 많다. 오래가는 기업은 사회와 함께 가는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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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는 야스다 다카오가 처음 가게를 시작했던 ‘도둑시장’에 대한 이야기에서부터 돈키호테의 글로벌 진출까지 확장하면서 보여줬던 여러가지 시도와 전략들이 나온다. 비정기적으로 판매하지만 도매가격이 굉장히 저렴해 높은 수익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스팟 상품’ 별도의 재고 공간이 필요 없이 매장에 상품들을 촘촘히 진열하는 ‘압축 진열’ 점원과 매장에 모든 권한을 위임하는 ‘권한 이양’ 문 닫기 직전인 교외 대형 매장을 사들여 돈키호테 매장을 다시 오픈하는 ‘솔루션형 오픈 방식’ 등등. 이런 전략과 시도들을 보면서 야스다 다카오 CEO는 천상 장사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하면 최소의 비용으로 시작하고, 운영하며 매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지 잘 알고 있었다. 또한 업(소매업)의 본질과 행태에 대해 잘 알고 있어 왜 아시아 국가에서는 돈키호테 사업 모델이 맞지 않는지, 왜 미국(샌프라시스코)으로의 진출은 적합하다고 생각하는지 등을 명확하게 이야기 해주는 부분이 나온다. 그 부분에서는 ‘인사이트 있는 경영자’ 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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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에 책을 읽으면서 하이라이트 표시를 한 문구들을 기록해둔다.

유통이나 판매, 마케팅에서 기존의 성공 법칙이 반드시 정답은 아니라는 것이다. 적어도 그런 이론들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거나 더 큰 고객 만족을 이끌어내지는 못한다.”

“사업은 장기전이다. 회사를 세우고자 할 때 무턱대고 망설일 필요는 없지만, 지켜보기가 필요한 상황이 분명히 있음을 알아야 한다.”

“현재까지도 돈키호테는 솔루션형 오픈 방식을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제는 전국 교외 지역의 쇼핑센터들이 비어 있는 대형 매장에 점포를 오픈해달라고 직접 요청해오는 실정이다.”

“60퍼센트의 간판 상품으로 견고하게 기반을 다지고, 40퍼센트의 스팟상품으로 이익을 끌어올린다.”

“한 가지 알게 된 것은, 도심 점포를 통해 회사의 긍정적 이미지를 구축하고 홍보하면 교외 점포에서도 인기와 매출이 동반 상승한다는 사실이었다.”

“철판 기법이라고 이름 붙인 나의 전략은, 거품이 한껏 부풀어 오른 시기에는 일절 움직이지 않다가 거품이 꺼졌다 싶으면 토지나 물건을 집중적으로 사들여 과감하게 공략해나가는 방식이다.

“참고로 당사는 예나 지금이나 6개월에 한 번 씩 급여를 책정하는 ‘반 연봉제’를 실시하고 있다.”

“가장 큰 교훈은 ‘더 나은 사회를 위해 공헌하는 기업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참고로 돈키호테의 경영이념 제5조는 ‘과감히 도전하는 손을 늦추지 않고, 현실을 직시하며 신속히 철수해야 할 때를 두려워하지 않는다’이다.”

“반면 개인적인 능력은 그리 뛰어나지 않더라도 인망이 두텁고 부하직원들이 무슨 일이든 해내겠다고 마음먹도록 독려하는 상사는 그야말로 보물이라 할 수 있다.”

“적어도 당사의 많은 간부들을 몇 번의 실패와 강등을 겪고도 다시 일어나 끈질기게 살아남는 패자부활전을 경험했다. 그런 베짱 두둑한 사원일수록 회사에 꼭 필요한 인재로 자리매김 하는 경우가 많다.

“빛이 들지 않는 곳에서도 썩지 않고 열심히 자신을 연마하면 인생을 단번에 역전시키며 무서운 속도로 앞을 향해 나아가는 순간이 찾아온다. 그 무대가 세계라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기회가 왔을 때 기민하게 대응하지 않는 사람은, 위기에 명확히 대응하지 않는 사람보다 훨씬 불행해진다.”

결국 장사는 솔직할 때 가장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상인의 도리에 대해 설명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현대의 장사에서 솔직함과 진심이야말로 가장 현실적인 기법임을 강조하고 싶다.”

“각각에 주권과 독립된 기능을 부여하는 일은 꼭 필요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전체와의 조화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인생과 일에서 성공하는 노하우는 바로 위기와 기회, 두 상황에서 서로 다른 전략을 구분하고 강약을 조절하여 사용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