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의, 하정우에 의한, 하정우를 위한 영화, ‘터널’을 드디어 봤다. 터널은 누적 관객수 700만명을 넘고 역대 관람객 순위 35위에 랭크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던 영화이다. IPTV에 릴리즈 되자마자 꿀주말을 보내기 위해 팝톤 하나 집어들고 영화를 보게 되었다.

기대보다는 별로

하마터면 보다가 잘 뻔했다. 물론 영화 초반에는 몰입해서 봤다. 영화 시작 몇 분만에 터널은 무너졌고 정부와 민간은 재빨리 구조작업에 착수했다. 터널 안에서 생존하게 된 하정우는 구조대를 기다리며 그 안에서 ‘버티기’에 들어갔다. 다만 영화 중반부에 들어서면서 사회적 메시지를 담기 시작했다. 지나치게 길어지는 구조작업으로 인한 피로도가 몰려왔다. 관심도는 계속 떨어져 사건 초기 터널 앞에서 취재를 하던 그 많은 기자들은 한 명도 없다. 연계된 제2터널공사의 지연으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안게 되자 생존자의 목숨에 위협이 될 수도 있는 제2터널 공사의 시작(발파작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게 되었다. 게다가 구조작업중에 사고가 발생하여 공사반장이 사망하게 되자 여론은 정점을 찍게 된다. 처음에는 하정우 가족들을 응원하던 대중들은 붕괴 일수가 지나갈 수록 생존 가능성이 희박해지자 ‘그만하자’라는 말을 내뱉게 된다. 이런 사회적인 목소리를 담으면서 영화에 대한 몰입도가 떨어지게 되었다. 어쩌면 세월호를 보는 듯한 모습에 불편했을 수도 있다. 아내의 눈물, 붕괴일수가 길어질 수록 가족들을 원망하는 모습, 구조 작업 중 사망한 구조대원의 사망이 마치 구조자 가족들의 책임인양 보는 모습들… 재난 영화에서 갑작스럽게 사회적 영화로 바뀌면서 영화에 대한 흥미를 잃게 된 것 같다.

하정우의 똑같은 연기

하정우의 연기가 지겹다는 느낌이 들었다. 더 테러 라이브 / 암살 / 아가씨 등에서 보여줬던 하정우의 캐릭터가 이번 영화에서도 연장선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배우 황정민과 대비될 수 있다. 신세계에서는 ‘짱깨’ 깡패 모습을, 베테랑에서는 정의감 넘치는 형사를, 국제시장에서는 가족애 넘치는 가장의 역할을 보여주며 다양한 캐릭터를 보여줬던 황정민과는 달리 하정우는 늘 위트가 넘치는 세련된 신사 느낌이 강하다. 이번 영화에서도 이전 영화들에서 보여줬던 캐릭터들의 모습들이 보여졌다. 이 점에도 조금은 안타까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