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늦게 ‘택시 운전사’ 영화를 봤다. 1,000만 영화라고 하니 어떤 영화가 대중성을 갖췄는지 보고 싶은 마음과 다 보는 영화에 나까지 꼭 봐야 하나라는 생각에 볼지 말지 고민했었다. 결국은 ‘보기’로 했다. 오랜만에 영화관에도 가 볼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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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운전사는 이미 잘 알려져있듯이 5.18 민주화항쟁을 다룬 영화이다. 5.18 민주화항쟁과 관련된 영화는 ‘화려한 휴가’ 이후 처음이었던 것 같다. 화려한 휴가를 보면서 5.18 민주화항쟁에 대한 진실규명과 책임자에 대한 엄벌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었다. 이번에도 이 영화를 보면서 같은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군인이 민간인을 총으로 사살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런 명령은 과연 누가 내렸는지 아직까지 깨끗하게 알려진 것이 없다. 최근 건국기념일과 관련하여 언제를 기준으로 해야 하는지로 보수와 진보가 격돌하고 있는데 먼 과거의 일보다 더 잊혀지기 전에 근현대사에 대한 청산부터 진행하는게 먼저이지 않을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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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면서우리나라가 어떻게 수 십년만에 민주주의를 이렇게 성장시킬 수 있었는지가 문득 궁금해졌다. 언론을 탄압하고 이동을 통제하고 특정인에게 폭력을 가하는 등의 행위는 이제 더 이상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기 힘든 행위들이다. 분명 이런 민주주의의 성장에는 민주화를 위해 애쓰신 선열들의 노력이 있었을 것이다. 그들의 노력을 잊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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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생각도 많이 했다. 나라면 총알이 빗발치는 도로 속으로 부상자를 데리고 오기 위해 뛰어드는 용기를 발휘할 수 있었을지, 전 세계에 이 사실을 알리기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투쟁하는 시민들 속으로 들어갈 수 있을지 등등을 말이다. 쉽지 않은 용기이고, 존경해야만 하는 용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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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의 연기가 이 영화를 살렸다는 생각이 든다. 딸만 바라보는 딸바보 아빠를, 광주까지 가는 택시 손님을 가로채는 뻔뻔한 택시 기사를, 딸과 정의 사이에서 고민하는 중년 남성의 모습을, 죽음을 무릅쓰고 총탄 속으로 뛰어드는 시민의 모습을 그는 완벽하게 묘사했다. 각 역할마다 각 역할에 충실한 연기를 선보였고 역할과 감정의 전환이 너무 자연스러워서 놀랬다. 송강호라는 배우는 박근혜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올라 ‘변호인’ 이후 한 동안 볼 수 없던 배우였다. 그렇게 연기하는 배우가 대한민국에 몇 없기에 그런 연기가 그리웠었다. 그랬던 그가 박근혜 정부의 끝으로 다시 대중 앞에 섰다. 그의 신념과 정의가 영화에 그대로 반영되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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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관람객의 연령층이 이렇게 다양한 영화는 오랜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초등학생에서부터 나이 많은 어르신들까지. 영화 자체가 모든 연령대를 커버할 수 있는 영화였다. 초등학생에게는 한국 근현대사의 모습을, 나이 많은 어르신들에게는 공감할 수 있는 모습을 선사하는 영화이지 않을까 싶었다. 그렇게 모든 연령대를 커버리지 할 수 있는 영화이기에 1,000만 영화 반열에 올라서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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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상영 전 광고를 보는 것도 좋아하는 편인데, 예전에 비해 광고 물량이 많이 없나 싶었다. 롯데시네마에서 봤는데 롯데 계열사 광고들이 왜이렇게 많이 나오는 건지. 극장 광고 시장이 비수기인가 보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