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초 가장 핫했던 뉴스는 바로 카카오미니의 예약 판매 소식입니다. 카카오미니는 카카오에서 출시하는 첫 인공지능(AI) 스피커로 카카오가 직접 개발한 AI 플랫폼 ‘카카오i’ 가 들어갈 예정입니다. 2017년 9월 18일(월) 오전 11시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를 통해  59,0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카카오미니의 예약판매가 진행될 예정이라는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사람들은 엄청난 관심을 가졌습니다.

▲ 카카오는 자사 생산주문 플랫폼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를 통해 카카오미니 예약판매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그 이유로는 첫 번째, 우리에게 너무나도 친숙한 ‘카카오’라는 브랜드 인지도 덕분입니다. 그야말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카카오’ 브랜드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겁니다. 국민 메신저(카카오톡)에서 출발해 모빌리티(카카오택시, 카카오드라이버, 카카오맵, 카카오지하철, 카카오버스 등) 서비스와 콘텐츠 서비스 (카카오뮤직, 카카오페이지, 카카오게임 등), 그리고 SNS (카카오스토리, 카카오플러스친구 등) 금융(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까지 대한민국 국민의 일상 생활 곳곳에 연결되어 있는 브랜드가 바로 카카오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친숙한 카카오에서 최근 핫해지고 있는 인공지능 스피커를 출시한다고 하니, 사람들의 호기심은 제대로 자극되었습니다.

▲카카오가 영위하고 있는 서비스 목록. 생활 곳곳에서 우리는 카카오를 만날 수 있다. (출처 : 모비인사이드)

두 번째로는 가성비 갑의 가격입니다. 카카오는 이번 예약판매를 통해 59,000원에 인공지능 스피커 + 멜론 1년 스트리밍 클럽 이용권 + 카카오미니 전용 프렌트 피규어를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여기서 혜자스러운 소식은, 멜론 1년 스트리밍 클럽 이용권만 해도 정가 가격으로 9만원이 훌쩍 넘는데 59,000원이라는 가격에 스피커를 사면 이용권을 선물로 주기 때문입니다. 즉, 어차피 계속 들을 멜론이라면 이번 예약판매 때 카카오미니 를 구매하면 더 저렴하게 이용권을 구매하는 셈입니다. 사람들은 이 포인트에서 또 한번 열광했습니다. 물론 이런 멜론 서비스와의 패키지 판매는 카카오가 멜론을 운영하고 있는 로엔을 인수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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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멜론 이용권. 1달 정기결제 7,900원으로 1년을 계산하면 94,800원이다. 이에 비해 1년 스트리밍 클럽 이용권을 주는 카카오미니의 가격은 59,000원이다. (출처 : 멜론)

마지막 이유로는 넘나 귀여운 피규어입니다.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열풍을 이끌었던 여러 원인 중 하나인 ‘캐릭터’를 이번에도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카카오미니 스피커에 걸칠 수 있게 제작된 카카오미니 전용 피규어는 예약 판매 구매자 전원에게 전달 될 예정입니다. 특히나 ‘라이언’ 피규어가 제일 인기가 많을 것으로 점쳐지는데요. 라이언은 탄생 초기부터 카카오 프렌즈 사업에 활력을 불어다주는 소중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참고 : 라이언은 어떻게 1년만에 대세캐릭터가 되었나?) 카카오 매출 상승에 없어서는 안 될 ‘효자’역할을 하고 있기에 최근에는 사내 직함이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 했다고 합니다. ^^;; (2년 만에 전무라니…)

▲ 카카오뱅크의 돌풍 원인 중 하나인 ‘카카오뱅크 체크카드’ 캐릭터들의 귀여운 모습을 카드에 잘 녹여 젊은 세대의 취향을 저격했다. (출처 : 카카오 뱅크)

이런 이유들로 카카오미니는 금주 월요일부터 화요일까지 네이버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1,2위에 오르내리며 대중의 높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카카오미니의 직원들이 이런 초반 홍보 돌풍을 좋아할까? 라고 생각했봤을 때 “꼭 좋아할 만한 일은 아니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선은 큰 기대가 큰 실망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카카오의 경쟁사인 네이버 역시 얼마전 인공지능 스피커 ‘WAVE’를 선보였습니다. 하지만 네이버가 이 당시 사용했던 전략은 ‘은밀하게 조심스럽게’ 였습니다. 이에 인공지능 스피커를 사면 네이버 뮤직 정기 이용권을 주는 형태가 아니라 네이버 뮤직 정기 이용권을 1년 구매하면 인공지능 스피커를 ‘덤’으로 주는, 네이버 뮤직 서비스의 이벤트처럼 WAVE를 배포했습니다. 정식적으로 판매되는 모양새가 아니라 네이버 뮤직의 프로모션 일환으로 진행된 셈이죠.

▲ 네이버는 뮤직 무제한 듣기 1년 정기 결제를 하면 WAVE를 선물로 주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WAVE 판매가 메인이 아니라 음악 이용권이 메인이며 WAVE는 그야말로 ‘선물’이다. (출처 : 네이버 뮤직)

이런 ‘조용한 판매’ 전략은 작은 기대를 불러왔고, 결국 ‘작은’ 실망을 가져왔습니다. WAVE의 기술, 콘텐츠가 맘에 들지 않더라도 WAVE를 구매한 느낌이 아니라 네이버 뮤직의 정기 이용권을 구매하고 WAVE를 덤으로 얻은 느낌이기에 인공지능 스피커 사용자들의 불만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아무리 기술이 고도화되어 출시됐다고 할 지라도 부족할 수 밖에 없는, 제한이 뚜렷한 초기 버전의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이기에 불만이 있을 수 밖에 없는데 네이버는 이를 ‘영리하게’ 피해갔습니다.

하지만 카카오미니는 ‘대대적으로’ 스피커 판매를 알리고 있습니다. 카카오미니 티져 영상을 만들어 사전 붐을 유도했고 이후 예약판매 날짜, 시간, 장소를 공개하며 사용자들의 이목을 집중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카카오미니 홈페이지만 가더라도 스피커가 주 판매 상품이고 멜론과 피규어는 부가 상품임을 알 수 있습니다. 네이버와는 전혀 다른 전략입니다. 카카오미니의 성능이 얼마나 뛰어날지는 출시 이후 살펴봐야겠지만 AI 스피커 초기 기술 특성상 어쩔 수 없는 불편함과 제한이 분명 있을 텐데 이 큰 기대감을 카카오는 어떻게 감당할지 살짝 걱정스럽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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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와 달리 카카오는 스피커 판매가 주이며 멜론 1년 이용권이 선물에 해당한다. (출처 : 카카오미니 홈페이지)

더 큰 걱정은 이로 인해 AI 스피커에 대한 호기심이 실망으로 종결되고, 결국은 추후 AI 스피커 구매를 꺼리는 사용자가 많아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현재 인공지능 스피커에 대한 일반 소비자들의 호기심은 ‘최강’으로 올라가 있습니다. 알파고 이후 AI기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여졌고 최근 아마존, 구글, 애플 등 글로벌 IT 기업들이 모두 인공지능 스피커 시장에 뛰어들면서 한국어에 적합한, 대한민국 국민에게 적합한 인공지능 스피커를 기다려왔습니다. 카카오톡의 메신저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 생활에도 밀접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죠. 메신저 기능은 네이버 WAVE나 통신사에서 판매하는 AI 스피커와 확연히 차별화를 다룰 수 있는 영역입니다. 카카오가 제일 잘 할 수 있고, 카카오만이 할 수 있는 서비스이기 떄문이죠. 메신저 플랫폼을 가지고 있으며 인공지능 스피커에 뛰어든 국내 사업자로는 카카오가 유일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런 기대감이 음성 인식이나 음성 DB 부족 등으로 충족되지 못할 경우 인공지능 스피커에 돌아설 소비자들이 걱정됩니다. 일반적인 사용자들은 인공지능 스피커 하면 내 말을 다 인식하고, 적합한 정보를 음성으로 알려주고, 복합 대화가 가능할 정도로 똑똑한 스피커로 알고 있는데 말이죠.

▲ AI 스피커에 대한 낮은 만족도로 돌아서고 있는 소비자들

어쩌면 이런 대대적인 사전 홍보붐은 카카오의 자신감일 수도 있습니다. 저의 기우일 수도 있죠. 카카오 역시 인공 지능 기술 고도화에 노력해왔고 음성 인식, 음성 합성 등 음성 기반 기술에 대한 투자도 계속 있어왔습니다. 최근에는 AI 개발자들을 채용하기 위해 임원진들이 직접 방방곳곳 뛰면서 스카웃하고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마존 AI 스피커 에코도 출시 초기 많은 욕을 먹었었고 애플, 구글과 같이 천문학적인 금액으로 R&D를 쏟아부어도 시리와 구글 어시스턴트가 만족할만하다고 느끼는 사용자가 적은 상황에서 과연 카카오미니는 어떤 성능을 가지고 있을지, 국민들의 높은 관심과 기대를 만족시켜줄 수 있을지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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