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 느낌이 ‘어바웃 타임’과 매우 흡사했다. 남녀가 행복하게 웃는 모습. 그 모습 뒤에는 수 많은 고난과 역경이 도사리고 있었고 그걸 잘 해결한 듯한 행복한 모습. 그래서 영화를 보기 시작할 때 왠지 뻔한 결말을 예상한 채 영화를 보게 되었다. 분명 남녀는 사랑에 빠지고, 어려움이 있을 것이고, 잘 해결해나가서 남녀 모두 해피엔딩을 맞이하겠지! 영화 중반부까지는 내 예상이 어느정도 맞았다. 하지만 중반부 이후부터 영화 스토리는 내 예상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난 고개를 계속 갸우뚱하게 되었고, 결말을 보면서 이게 무슨 결말이지?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예상 밖의 영화였지만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결말에 실망 아닌 실망을 하게 된 것 같다.

뛰어난 영상미

영화는 처음 시작할 때부터 아름답고 평화로운 마을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시작한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동화속에서나 나올 것 같은 여자 주인공의 패션이 영화의 색감을 풍부하게 한다. 자연 고유의 모습을 마을을 통해 보여준다면 인위적이고 생기 넘치는 모습은 여자주인공의 촌스러운 패션(남자주인공이 그렇게 말했다)으로 소화한다. 언뜻 언발란스해보이지만 그게 포인트가 되어서 영상미를 풍부하게 해준다.

윌의 심리

요즘 정유정 작가의 책들을 보면서 인간의 심리에 대해서 크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어떤 상황이 인간을 그렇게 생각하게 만들까.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가는 식이다. 미 비포 유에서는 윌의 심리가 주무대다. 떳떳한 집안에 M&A 회사를 다니면서 떳떳하게 직장생활을 하던 윌은 한 순간 오토바이 사고로 인해 사지 마비를 겪게 된다. 그는 정상인으로서 생활했을 때는 자신의 삶을 사랑했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 사고로 인해 모든 것이 변하게 되었고 눈을 뜰때마다 죽지 못하고 다시 하루를 또 보내야 하는 심정에 차라리 죽고 싶다고 말한다. 근데 나는 사실 ‘윌’을 이해하지 못했다. 물론 내가 만약 ‘윌’의 상황이라면 분명 좌절감과 무력감에 뼈무치게 괴롭겠지. 하지만 그렇다고 자신에게 모든 것을 바치는 가족, 자신을 사랑해주는 여자를 떠나 ‘죽음’을 결정한다는 사실에는 쉽게 동의하지 못했다. 내가 그래서 영화 중반 이후부터 그의 생각에 동감하지 못하면서 영화를 보는 내내 불편했었다. 그리고 그대로 영화는 끝난다. 남자의 결정에 내가 어떤 판단을 내려야 할지 헷갈린 채로.

루의 발랄함

여주 ‘루’는 그야말로 똥꼬발랄함의 끝판왕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재치있게 대화를 이끌어가고 힘들어하는 사람에게 힘이 되어 줄 수 있는 사람이다. 영화를 보면서 이런 여자를 만나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바웃타임을 보고 나서 느꼈던 감정과 같다. 난 재치있게 대화를 이끌어 가는 사람이 좋다. 무례하지 않으면서도 상대방에게 웃음을 주는 그 ‘선’을 지킬 수 있는 사람이 좋다. 그 사람의 레퍼런스가 바로 이 영화의 여자주인공 ‘루’였다. 예쁘지는 않지만 가식 없이 사람에게 자신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사람.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