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빅 해킹(Civic Hacking)이라고 들어보셨나요? ‘공공’을 뜻하는 Civic에 ‘정보를 빠르게 취득해 창의적인 활동을 하다’ 라는 의미의 Hacking이 합해진 용어입니다. 해킹은 들어보셨어도, 시빅 해킹은 못들어보셨을 것 같은데요.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사회 문제를 자발적으로 해결하는 걸 ‘시빅 해킹’ 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시빅 해킹 케이스

시빅 해킹의 케이스는 많습니다. 작년, 메르스로 한참 대한민국이 발칵 뒤집혔을 때 메르스 환자의 동선을 구글맵에 입력하여 실시간으로 안내해줬던 ‘메르스맵’은 정부 주도로 만들어진게 아니라 ‘시빅 해킹’을 주도하고 있는이두희 라이크라이온 대표가 지도학생들과 함께 만들었습니다. 정부가 환자 출처 병원을 밝히지 않아 혼란을 초래했을 때 메르스맵은 정부의 역할을 대신하여 시민들을 안심시켰죠. 이 당시 무려 하루 500만 방문자를 기록했었습니다. 만드는데 걸린 시간은 고작 2시간이었습니다. 시민들이 메르스 환자들의 동선에 불안해한다는 문제를 인식하고, 이를 직접 앱으로 만들어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였죠.

▲메르스 당시 하루 500만명의 방문자를 기록했던 ‘메르스맵’

이뿐만 아니라 공직자 청렴 문제에도 나서고 있습니다. 국회의원들의 정치 자금 사용 내역은 필수적으로 공개하게 되어 있는 데이터인데요. 이 데이터를 토대로 국회의원들이 어느 식당에서, 얼만큼 ‘밥을 얻어 먹는지’ 맛집 지도를 제작하여 오픈 데이터로 제작, 가공 했습니다. 일반 사람들은 방대한 데이터에 자세히 볼 용기조차 나지 않는 데이터인데, 시빅 해커들은 코딩을 활용하여 쉽게 통계를 내주었습니다. 이 밖에도 급한 용무로 인해 공공 화장실을 찾아야 할 때, 찾기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글맵 위에 공공화장실 정보를 모두 입력하여 만든 ‘공공화장실’앱도 대표적인 시빅 해킹의 사례죠. 

어디서 시작?

 그럼, 이런 시빅 해킹은 어디에서 처음 시작되었을까요? 미국의 시민단체인 ‘코드포아메리카’에서부터 시작된 시빅해킹 운동은 멕시코를 비롯해 일본, 아일랜드 등 31개 국가에 파트너 기관을 두고 있을 만큼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죠. 각 국, 각 도시의 시빅 해킹 커뮤니티들은 ‘Code for 지역명 or 국가명’으로 이름을 정하고 있죠. 해외의 시빅 해킹 사례로는 미국 보스턴에서 폭설로부터 소화전을 보호하기 위해 개발된 ‘소화전 입양하기’ 앱이 있습니다. 폭설에 묻혀 진짜 필요할 때 소화전을 못쓰게 될 경우를 막기 위해, 소화전을 지도위에 표시해두고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소화전 주변의 눈들을 치운 사회운동이었는데요. 우리의 문제는 우리가 해결한다! 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죠.

▲미국의 대표적인 시빅해킹 시민단체 ‘코드포아메리카’가 보스턴시에 제안한 ‘소화전 입양하기’ 애플리케이션. 2011년 폭설로 교통이 마비된 거리의 소화전 위치를 표시해 시민들이 소화전을 사용·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소화전 입양하기’ 누리집

시빅 해킹의 의미

우리는 사회 문제를 인식한 경우, 그리고 해결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되는 경우 모여서 우리의 의견을 표출하죠. 집회를 하기도 하고, 단식을 하기도 하죠. 하지만 이는 “우리의 목소리에 귀기울여달라” 라는 목적이 가장 크지, 문제를 직접 해결하려고 하지는 않죠. 물론 우리가 문제를 해결하기 힘든 문제들도 있습니다. 문제에 대한 이해관계단체가 힘을 써줘야 하거나 정부가 직접 나서줘야 하는 문제들도 있죠. 하지만 시빅 해킹은 다릅니다. 우리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우리가 직접 해결하자. 라는 것입니다. 문제를 발견하고, 직접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죠. 어쩌면 지금의 1020세대들은 문제를 제기하는 것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문제를 해결하는 ‘해결사’ 기질도 있는 것 같습니다. 

또 이렇게 될 수 있었던 요인으로 공공데이터의 오픈 역할도 컸습니다. 다음, 네이버와 같은 포털사이트들이 최근 자사의 데이터를 오픈하기 시작했고 (네이버는 데이터 LAB이라는 별도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정부는 정부3.0 시대를 맞이하여 공공 데이터 개방에 박차를 가하고 있죠. 누구나 이제 쉽게 공공데이터를 쉽게 열람하고 활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네이버는 자사에 쌓인 10년간의 데이터를 토대로 카테고리 별 인기 검색어 및 지역통계, 상권분석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이미지 클릭 시 이동)

이런 사례들은 집단 커뮤니티 맵의 가능성과 미래를 보여줍니다. 이제는 더이상 사용자들은  ‘서비스 제공자’측에서 만드는 지도만 보지는 않을 겁니다. 특정한 테마를 토대로 ‘지도 데이터 콜렉션’을 누구나 만들 수 있고 다른 사람도 이 지도에 쉽게 데이터를 추가/변경/삭제가 가능할겁니다. 최근 KBS ‘걸어서 세계속으로’ 팀이 지금까지 방송했던 도시, 나라들을 세계 지도위에 모두 표시해두고, 지역을 클릭하면 영상을 볼 수 있게 해서 화제가 되었는데요. 이 뿐만 아니라 SNS에서 바이럴 되고 있는 [수요미식회+3대 천왕 출연 맛집 지도] , [제주도 맛집 지도] 등이 집단 커뮤니티 맵의 시작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런 정보성 집단 커뮤니티 맵에서 문제해결성 집단 커뮤니티맵으로의 움직임의 시작이 바로 시빅 해킹입니다.

근데 생각해보면, “정부에서도 주도적으로 만들면 할 수 있는거 아니야?” 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이 참 많습니다 ^^;; 어차피 정부가 제공하는 공공 데이터이므로, 충분히 미리 생각하고 만들 수 있었던 것들이죠. 물론 모든 부분을 정부가 챙기기에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그렇다면 ‘코드포서울’ ‘코드포인천’과 같이 사회 문제를 직접 경험하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어떻게 해결할지를 고민하는 커뮤니티와 적극적으로 손잡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국은 정부나 시빅 해킹 커뮤니티 모두 ‘살기 좋은 도시, 국가’를 위해 달려가고 있는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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