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를 잘 이야기 하지 않는다. 어쩌면 고쳐지지 않는 눈치 보는 성격 때문일 수도 있고 이상하리만큼 주변 사람을 신경쓰는 탓일 수도 있다. 나는 어떤 사람인지, 어떤 영화를 좋아하는지, 어떤 음악을 좋아하는지, 어떤 곳을 즐겨가는지, 이번 주말에 무엇을 했는지 혼자서 입 꾹 다물고, 말해서는 안 되는 1급 대외비마냥 혼자 간직한다.

언젠가 친구 한 명이 그랬다. “넌 왜 너 얘기를 안해?” 순간, 띵했다. 어떻게 알아챘는지를 유추해 볼 틈도 없이 당황한 나머지 그렇게 말했다. “그런 나를 아는 게 나를 제대로 아는 거야” 라는 횡설수설을. (지금 생각해봐도 대단한 횡성수설이다…)

믿기지 않겠지만, 이 블로그를 시작하게 된 가장 큰 계기는 ‘보통의 존재’라는 에세이를 읽고 나서 였다. 일상에서 느꼈던 단상과 에피소드를 기록하는 에세이, 그게 원래 이 블로그의 목적이었다. 지금은 브랜드&트렌드에 대한 나의 주관적 해석에 집중하고 있지만, 사실은 에세이를 쓰고 싶었다. 나는 진짜 어떤 사람인지, 그런 나를 알게 됐을 때 좋아해줄 만한 사람은 있을지, 한참 자존감이 떨어지던 시기에 나에 대해 처참하게 고백하고 싶었다. 고백의 대상은, 다수의 대중. 누구에게도 허락받지 않았지만, 이런 사람이 있는데, 이런 감정을 느끼고 있는데, 괜찮게 살고 있는 인생인지 확인받고 싶었다. 괜찮다, 그 한 마디면 됐을 말을 듣고 싶었다.   

먼 길을 돌고 돌아, 이제부터 나에 대한 솔직한 얘기를 해보고자 한다. 그 첫 시작으로, ‘나에 대한 쓸데 없는 정보’를 적어보고자 한다. 간단하다. 생각 날 때마다 하나씩 추가 할거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는 사용설명서 같은 느낌으로?

ps. 분석글은 좀 적을 지 몰라도, 에세이는 젬병입니다. 주의가 필요합니다.

[나에 대한 쓸데 없는 정보]


1.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은 치킨이다. 1주일 정도는 매 끼로 치킨을 먹으라고 해도 먹을 수있다. 다만, 무와 콜라가 있다는 전제 조건 하에.


2. 좋아하는 치킨 브랜드는 BBQ > BHC > 집 앞 닭강정 집 순이다. 식어도 맛있는 치킨이 진짜 맛있는 치킨이라 생각하는데 저 순위가 그 순위다.


3. 치킨에서 좋아하는 부위는 ‘닭다리’ 싫어하는 부위는 ‘가슴살’이다. 퍽퍽한 살보다, 우리 동생 표현으로는 ‘미끌 미끌’한 부위를 좋아한다.


4. 가족이 모여 치킨을 먹을 때 아버지는 항상 ‘그럼, 먹어볼까?’ 라고 말씀하시며 닭다리 1개를 제일 먼저 고르신다. 그리곤 눈치를 보신다. 마지막 남은 저 닭다리는 누가 먹을까?


5. 엄마, 동생, 나는 닭다리를 건드리지 않는다. 닭다리 1개를 아버지가 드셨어도 나머지 1개도 아버지가 드실 거라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6. 매일 출퇴근길에 종이 신문을 읽는다. 스마트폰을 보는 게 눈이 아픈 것도 있고, 조금 더 생산적으로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맘이 크기 때문이다.


7. 금요일 밤, 나 혼자 산다를 보면서 침대에서 이리 뒤척, 저리 뒤척하면서 한 손으로는 휴대폰을 쥐고 멀티태스킹하는 시간을 좋아한다. 이게 나에겐 불금이다.


8. 종이 신문을 읽을 때, 경영경제 부분을 제일 먼저 읽고 정치면을 제일 나중에 읽는다. 관심 있는 것에서 관심 없는 것 순으로. 집중력이 필요한 것에서 필요 없는 순으로.


9. 첫 (제대로 된) 연애는 고등학교 때.


10. 생각만해도 미식거리는 음식은 ‘휴게소 통감자’. 통감자를 먹고 제대로 체한 적이 있는 데 그 이후로는 상상만해도, 냄새만 맡아도 속이 미식거림. 근데 감자튀김은 또 사랑함.


11. 카레는 인도 카레는 안 먹고, 일본 카레만 먹음. 이걸 듣고 엄마가 ‘너랑 결혼할 여자는 무슨 고생이냐?’ 라고 하심. 누가 결혼 한다고는 했던가.


12. 비혼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 하지만 점차 나이를 들면서 주변이 쓸쓸할 걸 생각하니 결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가끔은 듬


13. 하루에 샤워는 2번한다. 아침에 일어나서 1번, 저녁에 잠자기 전 1번. 2번 중 1번이라도 안하면 찝찝한 느낌.


14. 지하철보다 버스를 더 좋아헌다. 시간이 조금 더 걸리더라도 구경하는 재미가 더 좋다. 지하로 내려가면 이상한 답답함을 느낀다.


15. 가장 좋아하는 컵라면은 사리곰탕. 만났던 여자친구는 이걸보고 ‘노인네 입맛’이라고 했다.


16. 편의점 김밥은 GS25 김밥이 제일 맛있다고 생각한다. 그 중에서도 제일 맛있는 건 햄샐러드김밥.


17. 사람 구경하는 게 취미이다. 그래서 여자친구랑 대화를 나누다가도 주변에 움직임이 느껴지면 그 쪽으로 눈이 간다. 그렇게 혼나고, 삐치고, 풀어주고의 계속된 반복이자 고쳐지지 않는 습관


18. 입맛 없을 때는 항상 간장계란밥을 먹는다. 다만, 입맛이 없을 때가 드문게 함정.


19. 노래 1곡에 꽂히면 주구장창 그 노래만 듣는 편이다. 100번 정도 들으면 지겹다고 생각하고 100번 들을 또 다른 노래를 찾는다.


20. 썬크림은 항상 바르고 다니는 편이다. 어렸을 때 해양소년단 활동을 했었는데 이 때 내 피부색이 인종이 달라지는 수준으로 바꼈다. 이후 엄마의 강압적인 주입식 교육으로 썬크림을 매일 바르고 다니게 됐다.


21. 종교는 천주교다. 세례는 고등학교 때 동생이랑 같이 받았다. 다만 많이 게을러져, 주말에 성당을 나가지는 않는다.


22. 술 한 잔만 먹어도 얼굴이 빨개진다. 대학교 때는 이게 너무 싫고 쪽팔렸는데, 회사 생활을 시작하고나서 처음으로 이 DNA에 고마운 적이 생겼다. 아빠, 고마워!


23. 목욕탕은 겨울에만 가는 편. 더운데 또 더운 게 싫다.


24. 다리는 양쪽을 꼬는 편이다. 한 쪽을 5분 이상 꼬게 되면 자연스럽게 균형이라도 맞추듯이 다른 한 쪽을 5분 정도 꼰다.


25. 발 사이즈는 270mm이다. 


26. 비행기를 타면 오른쪽 창가 자리에 주로 앉는 편이다.


27. 니베아맨 립케어가 호주머니에 없으면 불안해지고 계속 입술에 모든 신경이 집중서는 이상한 병이 있다.


28. 주로 잠은 옆으로 누워서 자는 편이다. 대자로 누워서 자는게 좋다지만, 그렇게 대자로 누워있으면 절대 잠이 안온다.


29. 방 청소는 갈 데까지 갔다가, 이게 내 방인지 물건 방인지 헷갈릴 때쯤 맘 잡고 3시간 동안 대청소를 한다.


30. 지금 듣고 있는 노래는 멜로망스- 선물


31. 중요한 발표나 스피치를 앞두고는 립케어를 바르면서 마음을 다 잡는 이상한 버릇이 있다.


32. 짜장면과 짬뽕 중 무조건 짜장면


33. 찍먹과 부먹 중 무조건 찍먹


34. 다이어트를 하면서 가장 많이 빼본 몸무게는 10kg. 다이어트를 할 때 먹을 건 다 챙겨먹지만 고기는 먹지 않고 운동을 해서 살을 빼는 편.


35. 첫 다이어트는 고 1때 여름 때. 시간 날 때마다 집 앞 인도를 왔다 갔다 하면서 뛰었다.


36. 여자친구한테 처음 해본 선물은 화장품.


37. 내가 즐겨 가는 소호몰은 ‘에버프리’. 나이는 차고 차지만, 스트리트 브랜드는 계속 탐난다.


38. 카페에서 ‘암기 과목’ 공부는 안 되는 까다롭고 예민한 성격.


39. 담배는 지금까지 입에 대 본 적이 없음.


40. 꼭 휴대폰은 100% 충전을 해놔야 맘이 편해지는 강박관념이 있다. 꽉 차 있는 배터리를 보고 있으면 안 먹어도 배부른 느낌이랄까?


41. 가장 좋아하는 향수는 클린 웜코튼.


 

TBD.